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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부터 말하자면 저는 지금 일본에 있고 4월 말에는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인데, 며칠 전 잠시 스친 일본 여인이 자꾸 떠올라 어떻게든 다시 만나고 싶어 이렇게 도움을 요청드려요. 스쳐 지나간 인연을 온라인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스토리들처럼 인연이 닿는다면 정식으로 인사라도 해보고 싶어서 일본 커뮤니티에 사연을 올려볼까 했는데 그거보단 한국 네티즌분들의 도움을 받는 게 빠르겠다 싶었어요. ㅠㅠ (사실 일본어도 모르고 어느 커뮤니티에 올려야 하는지도 모르겠어요;;ㅠㅠ)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15일에 있었던 일이에요. 저는 현재 어머니를 뵈러 일본에 와있는 상태이고 여행이 주목적이 아니다 보니 가급적이면 카페 등에 나가서 작업을 하고 있어요.(프리랜서) 지난 15일 토요일에는 ’ 도쿄 마치다 역(Machida Station)’부근에 ‘스타벅스 포포 마치다점(スターバックス ぽっぽ町田店)’에서 저녁 8시부터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많아서 저는 전원이 없는 자리에 앉아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그녀는 전원이 있는 커뮤니티 테이블(8인용)에 앉아있었습니다. 간간히 그녀가 화장실에 다녀올 때마다 살짝 눈이 마주쳤고 그런 식의 아이컨택이 몇 번 반복되자 점차 그녀에게 눈길이 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제 노트북 전원이 다되어가던 찰나에 커뮤니티 테이블에 자리가 생겼고 저는 냉큼 자리를 옮겼어요.(마침 그녀의 맞은편 ㅎㅎ;;) 그 후로도 저는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그녀는 책과 노트 등으로 공부를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11시가 다되어 갈 무렵 사람들이 갑자기 나갈 준비들을 하길래 어리둥절한 마음에 그녀에게 짧은 영어로 “Here is closing?”라고 묻자 그녀가 미소 지으며 “May be?”라고 대답해주었어요. 그전에도 간간히 눈길이 마주칠 때도 이쁘네 정도로 생각은 했지만 목소리와 함께 미소를 보는 순간..
심쿵 했습니다;;
한국처럼 일본 스벅도 지점별로 클로징이 다른데, 제가 주로 다니던 스벅은 12시 마감이라 생각을 못하고 있었어요. 하던 일도 그녀를 향한 사심도(?)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정리하다 보니 패닉 상태가 되어 허둥지둥 짐을 싸고 스벅을 나왔죠. 근데 먼저 나갔던 그녀가 저기 앞에 있는 거죠!
“어쩌지 말이라도 걸어볼까?”라고 생각하던 찰나에 또다시 패닉! 저는 마치다 역이 어느 방향인지 모르겠다는 거죠;; 구글맵을 열었지만 포켓와이파이 연결이 지연되길래 그냥 그녀가 가는 방향으로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살짝 사심+) “어라 왜 저리 천천히 걷지?” 여기서 살짝 용기 혹은 주책이 생겨서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더 말 걸어 보자!라고 결심하죠!
저: “excuse me~ may i ask one more?”
그녀: “yes”
저: “where is machida station?”
그녀: “아.. 에또.. 오다큐 라인? ”
그녀가 일본말과 영어와 바디랭귀지를 섞어가며 설명하다가 같이 가자고 하네요!(와우!) 그렇게 같이 걷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저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봐서 한국에서 왔다고 말한 뒤 포켓와이파이 이야기를 잠시 하던 찰나에 금방 큰길에 도착한 거예요.. 그녀는 왼쪽 방향에 마치다 역을 가리키며 알려주었고 자기는 신호등을 건너간다고 알려주길래 저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표현했습니다만.. 내심 거리가 너무 짧아서 너무 아쉬웠죠. 그러던 찰나에 신호가 바로 바뀌었고 그녀가 “안녕~”이라고 한국말을 하길래 놀라고 있는데 “またね~(마따네~)”라고 하고 길을 건너가버렸어요. ㅠㅠ
순간 멍하게 있다가 친해지고 싶다던지 가능하다면 연락할 수 있겠냐라는 질의를 하지 못한 것에 자책했어요. 솔직히 흑심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가볍게 접근하고 싶지 않아서 적당한 뉘앙스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다시 만날 수 있는지 정중히 물어볼려던 참이었는데 역이 왜 그리 가까운 건지.. 계속해서 그녀가 걸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쫒아갈까 싶다가도 괜히 타국에 와서 주책이다 싶어서 꾹 참으면서 건너편 거리 사이로 사라지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집으로 향했어요.
집으로 가는 길에 문득 영화 세렌디피티가 생각나면서 ‘그래 만날 인연이라면 다시 만나겠지’라고 체념하려다..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은 해보자 싶어서 온라인에서 일본어로 해당지점과 스타벅스 해시태그를 검색해보았지만.. 그녀의 흔적은 도통 찾을 수가 없었고 혹시나 그녀도 조금은 아쉬움이 있어 찾아본다면 알아볼 수 있도록 ‘나예요~’라는 흔적을 남겨놓고 내심 기다리면서 일본인 여자분들이 좋아요나 코멘트를 남길 때마다 혹시 그녀가 아닐까 싶었지만 아니었어요..
그렇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다음날 아침이 되자 어제 그녀가 마지막에 했던 ‘마따네~(또 보자~)’가 문득 생각나서 굳이 의미 부여하면서 저는 다시 ‘스타벅스 포포 마치다점’에서 가서 마감시간까지 작업을 하면서 혹시 그녀가 아닐까 싶은 마음에 사람들이 오갈 때마다 애타게 찾았지만 만날 수가 없었죠. 사실 그녀의 의사도 모르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날 수도 있고 그렇지만 썸이나 연애를 바라는 마음보다 제대로 된 대화 한번 나누지 못한 게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네요.
저에게 시간적 여유가 더 있다면 지속적으로 그곳에 가서 기다려볼 수도 있겠지만, 예정대로라면 4월 말이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리고 이번 주말엔 어머니랑 여행 계획이 잡혀있어서 혹시 그녀가 주말에 온다고 해도 마주칠 수가 없단 생각에 무언가 초조해져 버렸네요. 여기까지가 저에게 있었던 일들에 대한 지극히 저의 주관적인 입장이에요. 저만의 착각인지 그녀도 조금은 저에게 호감이 있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가능하다면 그녀와 다시금 만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정리하자면, 4월 15일 토요일 오후 8시~11시에 ‘스타벅스 포포 마치다점’에서 커뮤니티 테이블 창가 쪽에서 책과 노트들을 펼쳐놓고 공부하면서 머그컵에 음료를 마셨던 이름 모를 그녀를 다른 테이블에서 그녀의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겨서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다가 ‘여기 끝나는 건가요?’와 ‘마치다 역은 어디에 있나요?를 물어봤던 한국 남자가 로맨스나 수작보단 제대로 된 대화라도 나눠보고 싶어서 찾고 있다는 내용이 일본 커뮤니티에 알려져서 그녀에게 전달되길 진심으로 희망하면서 연결 안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라도 노력은 해봐야겠다 싶어서 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저를 도와주실 수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 내용을 일본 커뮤니티중 어디에 올려야 하는지 알려주셔도 좋고요, 일본어로 번역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고 아니면 직접 올려주셔도 너무 고마울 것 같아요. 누구라도 제발 제 염원이 그녀를 향해 출발이라도 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모쪼록 월요병 활기차게 잘 이겨내시고 행복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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