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김예슬 학생의 자퇴 대자보 읽어보고
싱숭생숭 하던 중 오유 분들은 어케 생각할 지 궁금해서 글 올려 봅니다. 좀 길지만.. 흥미있는 분들은 읽어 보세요.
* 참고로, 자랑할것 없는 제 스펙은 이렇습니다.
토익: 940 점/ Speaking 7급/ 한자자격 2급/ 서울 소재권 중상위대 3.95/4.5 / 인도 인턴 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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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기계공학부)교수님들?저는 경영학부 4학년 재학중인 xxx 입니다.
이렇게 글을 드리는 것은 기계 부품산업에 대해 몇가지 궁금한 게 있어서 입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는 40 여년 간 기계부품 제작 /수리하는(주로 각종 나사 가공) 작은 공장을 운영하시는 선반공이십니다.
여쭙고 싶은 것은 ,앨빈 토플러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의 아버님과 형은 '제2의 물결' 가장 기초적인 부문에 있습니다.
선진 경제가 제 2 물결에서 제 3의 물결 (고 부가가치 제조업 , 지식 서비스업..)로 전환됨에 따라 한국 경제도 그에 따라
재편 된다고 하면 , 정말 (저의 아버님 공장같은)기초 제조업분야는 전부 중국이나 인도로 아웃소싱이 될까요?
경제가 선진화 됨에 따라 ' 고용없는 성장' 은 피할 수 없어 보이며 그에따라 많은 고학력 청년들이 실업난에 봉착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도 대학 진학율이 83%에 육박하여 쏟아지는 대학생들을 모두에게 '깨끗하고 안정된'
일터를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다른한편으로는 기초 제조업분야에서 기술 배울 청년이 없다며 걱정합니다.
아시다시피,요즘 저희 세대는 손에 기름 묻히는 직업, 소위 3D 업종을 회피하기 때문이지요.
이런 세태에서 , 비록 3D 업종이지만 그 분야에서 전문기술을 가지고 계신 저의 아버님과 형님이 대학 교수, 회계사, 변호사들
못지 않게 자랑스럽습니다. 저 역시 졸업 후 아버지의 기술을 익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은 맘도 있습니다.
허나 제가 염려하는 것은 ,저까지 기술을 익히고 있는데 만약 많은 지식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저부가가치 제조업은 사양화 될 것
이라고 한다면, 제 가족은 순식간에 재정적으로 궁핍해 지는 것 입니다. 그래서 선뜻 학업을 마치지 못하고
취업준비도 같이 병행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저의 아버지와 같은 기능공들께서 사회에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에
' 기초 제조업은 사양화 될 것'이라는 의견에 의심도 갑니다....
바쁘실 텐데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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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교수
xxx 학생에게:
우선 나에게 이러한 메일을 주신것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언급하신 봐와같이 난이도가 낮은 기계제조업과 환경문제와 연계된 주물산업등은
상당부분 중국이나 동남아로 이전되었고 계속해서 이전되는 있는 중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선정한 미래성장동력산업(그린에너지, LED등등)과 관련한 기계제조업 특히 기계가공기술은
계속해서 국내성장이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의 특징은 특수부품설계요구, 고정밀도 가공요구,
다품목 소량제조등의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의 평범하고 단순한 선번이나 밀링가공기술이 아닌 기계설계및해석이
가능한 고급 기능공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산업이 어떻게 발전되고 변화하든지 거기에 필요한 기계가공은 언제나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다면 가공조건이
변화할 뿐입니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기계가공 제조업을 한다면 어떠한 환경에서도
성공적으로 생존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짧은 나의 소견을 적어 보았습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에서 기계제조업을 하시는 분들이야 말로
진정한 우리나라의 애국자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희망을 갖고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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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교수
xx군,
보낸 글을 읽으면서 xx군과 같은 청년이 우리 나라에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발전은 70-80년대 중화학공업을 육성하면서 많은 기술인(공고, 공대)을 양성한 결과입니다. 그 바탕이 있었
기에 오늘의 번영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 baby boom세대가 지금은 50-60대가 되어 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회사에서 퇴직
했거나 곧 퇴직하게 될 것이고, 그 뒤를 이을 기술인을 우리 사회는 찾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산업구조가 변해도 1,2차산업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부분이 자동화 되면서 필요인력 수가 줄어드는 것일 뿐이지
그 산업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첨단 산업도 이러한 기초 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으면 무너집니다. 다시 이야
기하면, 앞으론 첨단기술을 뒷바침 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기계제작 2차산업이 필요하게 될 것입니다.
70-80년대의 기계제작의 기술이 계속 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계제작 기술로 변모해 가야 하는 것이지요. xx군이 아버님
의 기술을 배우는 것은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 것이 계속 그대로 유지되리라고 보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나사를
가공하는 범용선반이나 전용기계가 앞으로도 쓰이겠지만 정밀화, 성력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앞으로는 경쟁력을 잃게 될겁니
다. 기계제작 기술은 필요하지만 종래의 기술에서 한 단계 미래의 필요를 향해 변화해 가야 합니다.
값싼 기술들은 아마 중국이나 다른 지역의 가격경쟁력이 있는 곳으로 흘러갈 겁니다. 값싼 가공기술을 계속 미련을 갖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것이지요. 그러나, 중국에서 가공할 수 없는 핵심기술이나 고부가가치 기술은 우리 나라에서 가지고 있을 필요
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의 기술을 잡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만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자긍심이 있는 기술자는 세속적인 의사 변호사보다 훨씬 훌륭합니다.
xx군의 질문에 충분한 대답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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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교수
결론만 얘기하면,
전세계가 100% 무역 장벽없이 완벽하게Globalization 된다면 각국에서는 소위 기초적인 제조업 분야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아직 무역 장벽이 존재하고 또한 오늘날 전세계적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시점에서는 이러한 Globalization은
후퇴하게 되고 자국의 생존을 위해서 무역장벽을 유지하게 되고 따라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독일의 경우 그나마 다른 나라들 보다 경제 위기를 덜 겪고 있는 이유는 자국의 제조업을 중시하여 중국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던 것이
요인이기도 합니다.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학생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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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화 은행장
너무나 가슴에 있는 진실어린 질문에 저도 숙연해지는군요. 무엇보다도 xxx씨의 고민은 제 자신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분야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문제에 대한 답이 될지는 모르나 20년전 영국을 보고 싶습니다. 세계 최강국이 되려고 시도하던 영국은 부가가치의 창출을 높이고자 제조업 분야를 벗어났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깊은 경기침체의 골에 빠졌고 영국의 환율은 독일 마르크에 대해 침몰을 하기까지 이릅니다.
그런 후 나타난 현상은 환율의 덕으로 영국의 제조업 생산성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한국 같은 국가들도 영국에 제조공장을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대처여사라고 하는 영국의 영웅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제 책에서 설명했듯이 한국도 이제 거품에 근거한 유동성 장세에 의한 삶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결국 생산성 증가에 의한 신성한 노동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렇게 되지 못하면 삼류국가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xxx씨의 아버님과 같은 분들에게 분명 진정한 생산의 기여자라는 영예가 돌아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버님에 비해 xxx씨가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은 기술의 예술화가 있을 것입니다. 생산에서 더 나아가 예술적 경지에 이르는 마케팅적 사고가 더해져 단순히 기술만 느는 것이 아니고 일본과 이태리 같은 고난도 기술의 장인정신이 전세계적 인정을 받도록 한층 격을 높이는 것입니다. 그러면 단순한 기술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급기술로 분명 발전할 것입니다.이 점에 관해서는 Michael Porter교수의 Competitive Advantage라는 책을 참조하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전 세계의 금융부가가치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날 우리는 다시 진정한 발전을 할 것으로 믿는 사람이고 xxx씨의 아버님 같은 분들이 아들인 xxx씨의 마케팅의 고객만족과 창의력으로 합쳐질 때 무서운 힘으로 자랄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