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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computer_267799
    작성자 : 바부팅팅이
    추천 : 15
    조회수 : 1604
    IP : 183.97.***.170
    댓글 : 22개
    등록시간 : 2015/10/16 22:54:52
    http://todayhumor.com/?computer_267799 모바일
    IBM-PC 호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옵션
    • 창작글
    컴게에 "양덕의 위엄: CGA를 이용하여 1024 컬러 표현하기" 라는 글을 썼던 바부팅팅입니다.

    이번에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컴퓨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입니다.





    혹시 "IBM-PC 호환기종" 혹은 "IBM-AT/XT 호환기종"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분 있나요?

    "호환"을 사전에서 찾아봤습니다.
    스크린샷 2015-10-16 오후 9.10.53.png

    되게 애매하죠?

    컴퓨터의 입장에서 "호환가능"을 쉽게 풀어쓰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른회사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우리회사 컴퓨터에서도 정상 작동시킬 수 있다."
    또는
    "다른회사 컴퓨터에서 장착할 수 있는 부품을 우리회사 컴퓨터에도 장착할 수 있다."

    더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아요.
    "삼보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동급생게임이 조립 컴퓨터에서도 돌아간다."
    "삼성 컴퓨터에 꽂는 8GB 램을 엘지 컴퓨터에도 꽂아 쓸 수 있다."

    지금이야 너무나도 당연한거니 '이게 뭔 소리여?' 싶을겁니다.
    하지만 1980년대, 1990년대에는 당연한 소리가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당시에는 애플2, MSX, COMMODORE 64, ZX-SPECTRUM, AMIGA, PC-88/98... 등등 회사별로 자신만의 컴퓨터를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이건 현재의 게임시장에서 유효한 이야기인데요,
    당장 XBOX ONE용 게임 타이틀을 PS4에 넣고 돌려보세요. 돌아가나.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잡설이 너무 길었네요.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PC(개인용 컴퓨터)의 초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겠습니다.



    당시 IBM, HP, Bell 등과 같은 미국 기업에서는 컴퓨터를 많이들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C언어 + UNIX가 1970년에 나왔으니...)
    하지만 PC는 이야기가 달랐죠.
    왜냐하면 컴퓨터는 전용 부품을 이용해서 만들어야 했기에 그 값이 무지 비쌌거든요.
    따라서 기업들이 함부로 PC시장에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974년에 최초의 PC가 등장합니다. Altair 8800이라는 녀석인데요.
    front2.jpg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따윈 없습니다. 하드디스크나 플로피디스크 또한 없어요. 딱 이게 전부입니다. 정말 싸 보이죠?

    저도 이걸 직접 써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위키피디아의 힘을 빌어서 말씀드리자면,
    앞 판에 스위치 있죠? 저걸 올렸다가 내렸다가 하면서 프로그램을 입력하고, 결과는 빨간 LED의 깜빡임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 불빛을 해독할 줄 알아야겠죠?
    저라면 이거 줘도 못 쓸거 같아요

    그런데 말이죠. 이 컴퓨터용 첫 프로그래밍 언어를 Microsoft의 빌 게이츠가 만들었어요. 그 이름은 Altair BASIC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빌 게이츠는 다들 알다시피 OS로 성공합니다. 이건 조금 있다가 다시 이야기 할게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할게요.
    1970년대 중반에는 TV를 녹화할 수 있는 개인용 비디오 녹화 기기가 없었습니다.
    스티브 워즈니악은 TV 신호를 직접 분석해서 자신만의 비디오 녹화기기를 만들어낼 정도로 뼛속까지 공돌입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워즈니악의 손재주를 일찍이 자신의 사업에 잘 써먹고 있었습니다.

    그런 워즈니악과 잡스가 PC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둘은 Altair 8800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죠.
    '저렇게 불편한 녀석을 누가 쓰겠냐?'

    HP에서 근무중이던 워즈니악은 이미 TV 신호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 알고 있었고, 충분한 전자지식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전자부품만을 조합하여 출력물을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TV에 문자로 쏘아주는 최초의 PC를 만들어 냅니다.
    그것이 바로 애플 1 컴퓨터죠. 1976년의 일입니다. (애플 1을 내면서 애플 컴퓨터라는 회사도 함께 세웁니다.)
    Apple_I_Computer.jpg
    원랜 이렇게 완성품으로 나온게 아닙니다.
    기판과 부품이 들어있어서 구입자가 직접 조립해야 하는 형태였죠.

    아마 이게 실제 판매된 것과 제일 흡사한 모습일겁니다.
    lot_014_Apple_1_copyright_2013_by_Auction_Team_Breker_Koeln_Germany.jpg



    애플 1은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줍니다.
    PC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린창조된 겁니다.
    하지만 100% 수작업으로 만드는 애플 1은 물량이 딸려서 그리 많이 팔리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남아있는 애플 1의 경매가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애플 1의 성공을 발판으로 워즈니악과 잡스의 애플 컴퓨터는 1977년에 애플 1과는 달리 조립할 필요가 없는 완제품 PC인 애플 2를 발표합니다.
    1280px-Apple_II_IMG_4212.jpg



    그런데 말이죠, 뼛속까지 공돌이인 워즈니악이 설계한 애플 2의 단순한 구조는 누구든지 베끼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 여러 곳에서 수많은 애플 2 카피 기기들이 양산됐어요.
    1980년대 초반, 우리나라 청계천 세운상가에서도 애플 2 카피 컴퓨터를 참 많이도 만들어 냈답니다.

    이 카피기기들은 애플 2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그대로 돌릴 수 있었습니다. 아니, 돌려 내야했습니다.
    널리 쓰이고 있는 애플 2용 프로그램이 안 돌아가면 안 팔릴테니까요.
    이러한 기기들을 "애플 2 호환기기" 혹은 "호환기종"이라고 불렀습니다.
    138.jpg
    물론 애플의 라이센스를 받지 않고 만든 무단 복제품이었지만, 당시에는 불법복제에 대한 의식이 희박했습니다.
    애플 컴퓨터마저 애플 2에 대해 불법복제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았으니 말 다했죠.
    그리고 역설적으로, 수많은 복제품이 시장에 풀리는게 애플 2 라는 PC 플랫폼이 1980년대 중반까지 널리 이용되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기업용 컴퓨터 시장만 생각하고 있다가 PC시장을 창조만들어 내어 성공한 애플을 본 공룡기업 IBM은 생각합니다.
    '우리도 저런거 만들어 낼 수 있잖아?'

    그런데 이미 애플 2가 널리 퍼지고 있는데 그거보다는 더 좋게 만들어야 승산이 있겠죠?
    그래서 IBM은 성능에 중점을 둔 상태에서 부품을 수소문하고 하드웨어 설계를 합니다.

    애플 2는 8비트 컴퓨터인데, IBM은 더 성능이 좋게 하기 위해서는 16비트 컴퓨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서는 비트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성능이 좋아진다고만 이해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그래서 16비트인데도 가격은 싼 CPU를 찾아냅니다. 그게 바로 Intel 8088입니다.

    그리고 IBM은 개발속도를 올리기 위해 모든 소프트웨어를 외부에 위탁하기로 합니다.
    Altair 8800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든 경험이 있는 Microsoft의 빌 게이츠가 새 IBM 컴퓨터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들고 있었는데, OS(운영체제)도 함께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IBM은 당시에 널리 쓰이던 OS인 CP/M을 포팅해주길 원했지만 Microsoft는 CP/M의 사용권이 없었기에 CP/M을 소유하고 있는 디지털 리서치라는 회사와 교섭하지만 불발됩니다.
    시간이 촉박한 상태에서 빌 게이츠는 OS의 독자개발을 포기하고, 다른 PC용 OS를 개발중이던 시애틀 컴퓨터 시스템 社를 사들여, 이걸 IBM용으로 수정하여 그 유명한 MS-DOS를 만들어냅니다. (엄밀히는 PC-DOS이지만 관련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모든게 준비된 1981년, IBM은 IBM-PC를 발표합니다.
    그러면서 이 PC의 설계도를 무료로 배포합니다. 애플 2처럼 널리 복제되어 결국 애플 2를 이기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이 때 IBM은 BIOS는 공개하지 않고 이걸 팔아 돈 빼먹을 생각을 했는데, COMPAQ이 이 BIOS를 역엔지니어링 해서 직접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수년간의 소송전 끝에 COMPAQ이 승리합니다.

    애플 2 복제품을 만들던 수많은 컴퓨터 업체들이 이제 IBM-PC의 복제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COMPAQ의 도전 덕분에 그 어떤 라이센스료를 IBM에 지불하지 않고도 정정당당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들 복제 컴퓨터를 "IBM-PC 호환기기"라고 부릅니다.



    IBM도 자체적으로 PC를 계속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컴퓨터들 이름을 XT, AT, PS/2 등으로 붙였습니다. (여기서 PS/2는 키보드/마우스 포트의 바로 그 PS/2 입니다. 그 포트의 기준이 세워진게 IBM-PS/2 PC부터였거든요.)
    이러한 IBM의 특정 PC모델을 겨냥해서 "IBM-XT 호환" 같은 문구를 붙인 복제품이 시장에 많이 나왔습니다.
    139.jpg



    8비트의 한계를 안고있는 애플 2는 1980년 중반 이후 패망했습니다.
    애플 컴퓨터는 완전히 새로운 PC인 매킨토시를 내지만, 애플 2에서 엄청난 무단 복제기종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생각해서 법적인 수단을 동원해서 매킨토시를 복제 못하게 막아버립니다. 매킨토시는 당연히 널리 퍼지지 못했습니다.

    널리 퍼지지 못한 매킨토시 대신에 IBM-PC 호환기종이 세상을 지배했습니다.
    그 수혜는 OS를 납품한 Microsoft와 CPU가 쓰인 Intel이 받게 되고, 2000년도 초반에 IBM은 돈이 안되는 IBM-PC에서 손을 떼게 되면서 더 이상 오리지널 IBM-PC는 나오지 않습니다. (근데 IBM의 PC 부분을 중국 Lenovo가 샀습니다. 그러니 Lenovo PC가 결국 오리지널 IBM-PC려나요? 후후후)

    당신이 쓰고 있는 바로 그 컴퓨터가 이 IBM-PC 호환기종이 시장에서 계속 발전해서 된 거랍니다. (맥 사용자 제외)



    이 IBM-PC 호환기종이 얼마나 대단하냐 하면, 당신의 컴퓨터에 당장 5.25인치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설치하고 1981년에 막 나온 첫번째 MS-DOS 디스켓을 넣어 컴퓨터를 켜면 그걸로 부팅이 됩니다.
    즉, 1981년 이후에 나온 거의 모든 프로그램을 2015년인 지금도 돌릴 수 있다는 겁니다.
    이건 1981년에 확립된 IBM-PC 호환의 틀이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기에 가능한 거랍니다.




    ** 사족 **
    2015년 현재, 시장에 살아남은 PC 플랫폼은 단 2개입니다.
    하나는 IBM-PC 호환이며, 또 하나는 애플 매킨토시입니다.

    IBM은 개방을 통해 시장을 장악했지만 결국 시장에서 철수했고,
    애플은 애플 2의 교훈을 아직도 가지고 있으면서 폐쇄적인 정책을 유지하며 매킨토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애플의 폐쇄정책이 얼마나 대단하냐하면 하드웨어에서부터 소프트웨어(OS)까지 다 만들어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융합된 PC 플랫폼을 만드는 전 세계의 유일한 회사가 바로 애플입니다.
    이 정책때문에 애플은 2000년도 초반에 패망할 뻔했지만, 이 정책때문에 애플은 매킨토시를 빼다 박은듯한 모습을 한 아이폰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아이폰의 iOS는 MacOS의 경량화 버전입니다.)

    그리고 과거 IBM과 애플의 PC전쟁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애플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선수만 IBM에서 구글로 바뀐 상태로 말이죠.
    과연 스마트폰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스마트폰 이후의 시장은 과연 무엇일까요?
    출처 참고 : 위키피디아의 각 해당 페이지
    한국어 광고 이미지 : http://comandgame.tistory.com/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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