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에어로스페이스웹(www.aerospaceweb.org)에 올라온 답변이 해외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에어로스페이스웹은 우주 산업에서 종사하는 공학자와 과학자들이 우주 및 우주여행에 대한 일반인들의 질문에 답하는 사이트이며 이번 질문에 답한 사람은 전직 천문학자 저스틴 휘트먼.
질문자는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의 상황을 두고 질문을 했다. 우주선 디스커버리 원을 통제하는 컴퓨터 할 9000의 오작동으로, 우주선으로 귀환하던 한 우주인이 에어록(airlock)을 통해 들어오는 동안 짧게 우주 공간에 노출된다. 그런데 장갑도 헬멧도 쓰지 않은 그는 사망하지 않았다. 이것이 정말 가능한 일이냐고 질문자는 물었다.
우주의 온도는 극히 낮고 압력도 너무 낮기 때문에 우주복의 보호를 받지 않는 사람은 즉시 동사하거나 폭발해 사망할 것이라는 게 통설이다. 그런데 저스틴 휘트먼의 답변은 다르다.
1968년 제작된 영화의 문제 장면은 사실에 충실하다는 것. 짧은 순간 우주에 노출되었다 해도 영화 속에서처럼 생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미항공우주국은 영화의 상황에 근거해 1950년대와 60년대 침팬지와 개 등 동물을 이용해 진공 상태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 실험을 했는데, 10초에서 15초 동안은 의식이 있으며 최대 90초(정확한 생존 시간은 아직 알 수 없다)까지 심각한 상처를 입지 않고 생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휘트먼은 설명한다.
때문에 짧은 시간 우주에 노출되었다면, 그 우주인을 구조해서 살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산소 부족 때문에 의식을 잃고 30초~ 60초 사이에 심장 박동을 느려지고 혈압이 낮아지면 혈액 순환이 멈출 것이다. 입과 코를 통해 수분이 급속히 빠져나가 코와 입이 얼어붙는다. 그러나 나머지 몸은 천천히 식게 된다. 우주 공간은 대단히 온도가 낮지만 열이 몸으로부터 급속히 빠져나가지는 않는 것이다.
또 몸이 즉시 폭발하거나 혈액이 당장 끓는 것도 아니다. 피부와 순환계가 체액을 에워싸 보관하는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을 잃는 것도 혈액 속의 산소가 모두 고갈된 이후에야 일어난다. 피부가 햇빛에 직접 노출되면 화상을 입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즉시 사망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복이 없으면 급속한 감압이 일어나지만 이 또한 즉사를 유발하지 않는다. 1965년 유인 우주선 센터에서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진공에 가까운 상황(1 spi 이하)에서 훈련받던 우주인의 우주복이 찢어졌던 것인데 우주인은 14초간 의식을 유지했고 사고 발생 후 15초에 압력을 높인 결과 우주인은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주복을 입지 않고 우주 공간에 떨어진다면, 대단히 아프고 두렵고 정신이 아득할 것이다. 그럼에도 즉시 치명적인 상처를 입거나 폭발하거나 얼어붙거나 의식을 잃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설명은 NASA의 Q&A 페이지에도 소개되어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혹시 기회가 생겼다고 우주 공간에 뛰어들지는 말라고 저스틴 휘트먼은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