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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영상을 보고 시작하자.
잘 한다.
먼저 피아노 연주에 대한 얘기부터 해보자.
그녀는 국내 실용음악과 최고의 상아탑 중 하나인 서울예대에서 재즈피아노를 전공했다.
그렇다. 그냥 딱 볼땐 헐 대박! 이었는데, 이 사실을 알고나면 아 그렇구나~ 가 된다.
아주 못 되게 말하자면,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불세출의 아티스트가 아니라 그 정도는 당연히 쳐야 되는 사람이다.
물론 서울예대 출신이라는거 자체로도 대단한거다. 그 학교 실음과 경쟁률, 정말 말도 못 하게 빡치는 수준이다.
그 토나오는 입시 전쟁에 비하면 저기서 합격하는건 정말 별거 아닐 정도로 말이다. 진짜다.
그녀는 좋은 교육을 받은 좋은 연주자다. 연주에 대해서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다음으로 보컬에 대해 얘기해보자.
짧게 평하자면 '호불호가 있는 보컬'이다. 헐 대박 아니면 헐 뭐임 둘 중 하나.
장점은, 특이한 '편'이다. 무지하게 특이한건 아니고. 인디씬에 잘 찾아보면 비슷한 보컬들이 좀 있다.
단점은, 일단 나에게 가장 거슬린건 딕션. 노와 손을 잡고 걸어 갈때묜. 딱 여기서부터, 어이쿠..
전반적으로 어 발음이 무지하게 안 된다. 브릿지 부분에서 '노와 항상 있다간 할모니 되겠네'를 잘 들어보자.
이 부분은 이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불세출의 아티스트면 이해할 수도 있다.
어디서 배운 적도 없고 혼자만 열심히 노래하다 나왔으면 그럴수도 있잖아. 피드백이 없었을테니.
하지만 이진아는 상술했듯이 서울예대 실음과 출신. 그리고 이미 2011년부터 이 노래로 무대에 섰다.
영상을 보자 ↓
잘 들어보면 이때부터 노래를 그렇게 했다. 교정중이라거나 최근에 구강구조에 문제가 생긴게 아니라는 얘기다.
설마 3년간 아무도 그 부분에 대해 피드백을 주지 않았나? 주위에 대단한 뮤지션들이 우글우글한 환경에서?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으로, 그녀는 의미만 전달된다면 꼭 발음이 정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인 것 같다.
어눌한 발음으로 웅얼거리듯 말하지만 왠지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양동근의 랩처럼 말이다. 이건 정말 신기해
결국 이것도 호불호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 나처럼 꼭꼭 씹는 윤종신식 발음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거 많이 별로다.
마지막으로 곡에 대해 얘기하자면
딱 재즈피아노 전공자가 쓸법한 곡이다.
뭔가 얘기가 자꾸 기승전서울예대가 되는 것 같지만, 이 사람에 대해서는 그걸 빼고서는 평이 힘들다.
왜냐하면 이진아는 예대출신의 파격적인 뮤지션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재즈피아노 전공자의 전형을 보이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서울예대 재즈피아노과 출신이라면 오히려 딕펑스의 김현우쪽이지. 곡도 연주도 성격도 비주얼도
일단 이 곡은, 노래보다는 피아노 연주가 부각되는 면이 크다. 도입부 임팩트가 제일 강하다고 느낀건 나 뿐만이 아닐거다.
그리고 원래 이런 포맷의 음악은 재즈 전공자들이 참 좋아하고, 정말 많이들 한다. 우리가 잘 안 찾아 들어서 그렇지.
또한 꽤나 평범한 코드 진행에 멜로디는 마치 improvisation(즉흥연주)처럼 자연스럽게 코드 위에 올려져 있다.
듣기 편하다. 이런건 내가 좋아하는거 맞다. 하지만 대단히 특별하게 아름답거나 신박하지는 않은 것도 맞다.
가사. 내가 절대 안 쓰는 가사는 두 종류다. 첫째로 남녀간의 만남의 기쁨, 둘째로 남녀간의 이별의 아픔.
왜? 그런 주제의 콘텐츠는 정말 토나올 정도로 많으니까. 표현만 다를 뿐, 다 너랑 있으면 좋다거나 너랑 헤어져서 슬프다는 얘기잖아.
이 노래의 가사 또한 그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래도 한 부분은 괜찮았다. 유희열도 칭찬한 '할머니 되겠네' 부분.
전체적으로 노래가 웰메이드이긴 하다. 그래서 첫줄에 적었잖아. 딱 전공자가 쓸법한 곡이라고.
종합해서 평하자면, 웰메이드 인정, 그러나, 블록버스터는 아님.
근데 적어도 영상에서 보이는 심사위원들의 난리법석은 블록버스터급이다.
난 개인적으로 유희열때매 빵 터졌다. 노래도 듣지 않고 합격이라니. 진짜, 센스있게 농담 잘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그의 평가를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이거였다. '박새별이 들으면 무지 서운하겠다..'
유희열은 이미 안테나 뮤직에서 박새별씩이나 되는 여자 뮤지션과 꽤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는데
저 친구가 피아노 연주 실력을 제외하고 박새별보다 대단한게 뭔지 적어도 나는 잘 모르겠거든.
그것도 그냥 취향의 문제인가? 막연히 꿈꿔왔던 여자 뮤지션의 실체를 지금에야 봤다니.
또 박진영은 왜 저렇게 좋아할까? 나는 알 것 같다. 이거는 딱 '난 여자가 있는데'거든.
아래는 내가 이 노래를 기타로 커버한 영상인데, 55초 부분에 일부러 난 여자가 있는데의 반주를 넣어봤다. ↓
그리고 전주 부분은 Just the two of us를 그대로 가져왔다. 말하자면 이거 꽤나 흔히 쓰이는 진행이다.
싸비(후렴) 부분의 화성(코드진행)은 거의 동일하고 그루브도 비슷하다. 그냥 JYP는 본인 취향저격 당한거지 뭐.
자기 음악에 대한 고집 무지하게 강한 사람이 자기랑 비슷한 음악을 좀 다른 듯한 모양새로 해주니까 환장할 수 밖에.
그나마 양현석은, 먼저 평가한 두 사람이 민망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극찬'을 해줬다.
와 잘 하네요. 연주 실력도 좋고 노래도 괜찮아요. 발음 조금만 고치고 다음 단계에서 봐요.
정도의 평가였다면 나도 끄덕끄덕하고 보면서 오 잘 하네. 이번 케이팝스타 재밌겠네. 라고 생각했을텐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평범한 노래에 뻔히 보이는 단점을 지적도 안 하고 극찬만 해대니까
뭔가 불편한 기분에, 이번 리뷰에서 너무 까댄 것 같다. 사실 까임의 대상은 이진아가 아니라 방송이 되어야 한다.
어릴적부터 잘 하는 축구선수를 놓고 미디어에서 천재라고 띄워주면 나중에 망하는 케이스, 많이들 봤을거다.
장래가 촉망되는 좋은 선수 정도로 표현하면 될걸 이 나라의 축구계를 책임질 천재신동으로 만들어 버리니까
어린 나이에 그만한 평가와 쏟아지는 관심을 감당하기가 어디 쉽겠나.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다.
이런 평가와 반응, 케이팝스타라는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좋겠지만, 이진아라는 뮤지션에게는 결코 좋은게 아니다.
이진아는 확실히 웰메이드다. 잘 한다. 합격받을 자격 충분하다. 그러니 오버하지 말고 그저 자기 위치만 찾아줘라.
슈퍼스타K와 비교했을때 K팝스타는 공중파 답게 악마의 편집이 없어서 참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건 뭐..
천사의 편집도 과하면 결과적으로 악마의 편집이 된다. 방송 띄우기용으로 뮤지션을 소모시키는건 마찬가지니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연주는 정말 잘 한다. (서울예대니까)
보컬은 호불호가 있겠다. (재즈피아노 전공이니까)
곡은 평범하지만 웰메이드이긴 하다. (서울예대니까)
결국 기승전서울예대.
쓰다보니 말이 너무 길어져서 미안하다. 그래도 하고픈 말 무지 많은데 줄인다고 줄인거다. 진짜다. 믿어달라.
그리고 다음번 리뷰 주제는 아마 곽진언이 될 것 같다. 특별한 이슈가 끼어들지 않는다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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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직접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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