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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tarcraft2_26603
    작성자 : 네뷸라2.0
    추천 : 11
    조회수 : 777
    IP : 124.56.***.122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1/10/14 20:16:41
    http://todayhumor.com/?starcraft2_26603 모바일
    유즈맵에 대해 맵퍼로서의 소견을 말씀 드리자면..
    1년 넘게 유즈맵 제작질 하면서 쭉 봐 온 결과에 따르면 유즈맵계가 이렇게 된 이유가 있어요.
    물론 저의 입장은 대형 팀 단위 맵퍼가 아닌 개인 맵퍼의 입장이 반영된 거라 다를 수도 있지만 현존하는 모든 대형 팀들이 생기기 전부터 활동했기 때문에 충분히 말할 자격은 된다고 생각돼서 써 봅니다.

    많은 분들이 스2 유즈맵을 보면서 실망이다 실망이다 하시는데 사실 슬픈 역사가 있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첫 째, 스1, 워3 해 보신 분이니 아마 아시겠지만 에디터가 처음 나오면 바로 고퀄 유즈맵이 튀어나오는게 아닙니다. 나름 맵퍼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연구하면서 기능을 익혀가죠. 그리고 이 과정에선 기존에 누군가가 만든 유즈맵을 스2로 구현하는과정이 필연적으로 생깁니다.(개발사가 아무런 정보도 안 주니까 직접 다 실험하면서 익혀갑니다.)

    근데 문제는 스2의 에디터의 난이도가 극악이에요. 그래서 스1, 워3에서는 쉽게 만들것도 어떻게 구현할지 연구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죠. 하지만 블리자드의 엄청난 에디터 홍보는 모든 유저들이 "스2가 나오면 바로 초고퀄 맵이 뜰거야!!" 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갤디터의 기능은 뛰어난 게 사실이지만, 맵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건데 블쟈의 너무나도 대대적인 홍보는 '에디터의 난이도' 란 요소를 쏙 빼버려서 초창기 맵퍼들이 힘들게 힘들게 스1,워3 수준의 맵을 내놓고 나면 모두가 "뭐야, 스2는 엄청난 에디터라더니 이거 스1,워3랑 뭔 차이야? 내가 기대한 것에 못 미치는군" 이라고 하면서 외면하게 만들었어요. 실제로 이런 이유로 초창기에 들뜬 마음으로 맵질하다가 접은 분들이 상당했습니다.

    특히 기술적인 측면 자체만으로 두면 진짜 신기에 가까울 맵도 일반 유저들이 느끼는 시각적 측면에 어필하지 못하면 "워3랑 다를바 없는 맵" 이란 평을 받았죠. 그리고 실제로 당시 유저분들은 이런 맵을 많이 외면했습니다.

    둘 째, 첫 째와 오히려 반대로 첨부터 고퀄맵을 만들어보겠답시고 덤비던 사람들이 있었어요. 저도 여기 속한 사람이었는데.. 블쟈의 에디터 광고를 보고 들떠서 시작하는 거였죠. 만약 워3 에디터처럼 쉽고 노동력을 많이 착취하는 않는 에디터였다면 100점 만점에 80점 짜리 작품이 나왔겠지만 초창기 스2 에디터로 고퀄맵을 시도하다보니 50점도 안되는 작품이 나왔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 또한 실망스럽다면서 떠났어요. 게다가, 스2 사양이 높다보니깐 네뷸라 1.0만 해도 10명이 시작하면 20분내로 5명이 팅기는 엄청난 팅김이 심했고 FPS 슈팅 유즈맵들은 죄다 반응속도 때문에 골머리 썩히고 블쟈가 버그는 버그대로 만들어놔서 그거 고친다고 패치할 때마다 맵이 망가져서 다 수정해줘야 하는 등 난리가 났었죠. 즉, 광고는 블쟈가 열심히 했는데 뚜껑 열어보니까 그게 아니었던겁니다.

    고퀄맵을 만들 수 있는건 사실이지만, 사람들이 기대했던 수준으로 만들 순 없었기 때문에 그런 맵들도 모두 묻히고 맵퍼들도 상당수 떠났죠. 여기에는 외국맵도 한 몫 했는데요, 외국맵도 수많은 맵이 나오고 또 팀단위 제작이 발달된 데다가 외국 제작자들은 국내 제작자들처럼 걍 취미로 하는 것 이상으로 열의를 쏟곤 하거든요? 아무튼 외국맵 중 진짜 진짜 누가봐도 잘 만들고 멋진 맵들의 영상이 국내에 떠돌면서 또 국내 유저들의 눈을 한층 더 높혀버렸어요.. 진짜 그런 맵들은 외국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인데 국내에는 마치 외국맵 전체가 그런것처럼 퍼져버린거죠..

    그래서 뭐만 나올떄마다 "외국은 어떻던데" "울나라 맵퍼들은 수준이 안돼 ㅉㅉ" "외국맵보다 못하네" 등등 반응이 계쏙 부정적으로 나오니까 여기 질려서 떠난 사람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솔직히 기분나빳죠.

    그리고 이게 악순환을 만든게, 하두 고퀄고퀄을 사람들이 외쳐대니깐 한동안 고퀄맵 만들기 붐이 일었습니다. 네뷸라 1.0도 거기에 꼇었고, Lain 님의 컨트롤 리그나 TossViper 님의 현대전, 발표는 안 됐지만 어떤분이 만들던 문명 스2버전도 있었고 기타등등 엄청나게 고생하면서 퀄리티를 높혀갔어요.

    문제는 이 퀄리티란게 시각적 측면에 집중돼버린거고, 그런 퀄리티를 올린다는 게 또 노동력을 잡아먹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게임 자체의 질보다는 겉을 꾸미는데 노력을 쏟게 되고 내놓고 보니 맵들이 허울만 좋은게 되거나 아니면 치명적 버그를 안고 게시되었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첨에는 "오오! 우리나라도 드뎌 외국수준의 퀄리티가 나오는구나!!" 하다가 겜을 하고나니 영 맘에 안 드니깐 이번엔 또 "겉멋만 든 맵"이라면서 막 욕했죠..

    결국 맵퍼는 사람들이 하두 고퀄맵을 원하니까 고퀄을 만들려고 했고, 그렇게 만들려다보니 게임성이 떨어졌는데 그렇게 고퀄맵 원하던 사람들이 결국엔 게임성 없다고 또 욕하니까 질리는거죠.

    그래서 지금은 어떤 맵들만 살아남았냐면.. 스1, 워3 맵을 개선한 다음에 그 위에 시각적으로 고퀄리티라 느낄 요소를 넣는것으로 변경됐어요. 업적이라거나 화려한 대화상자라거나 이런것들 말이죠. 그러면 자연스레 게임성은 기존 스1,워3맵이 인기있는 이유가 있을테니 확보되고 퀄리티도 높아지니깐 인기를 끌게 되었죠. 지금 그래서 인기도 1페이지를 보면 80% 가량이 그런류의 맵인 이유입니다.

    셋 째, 인기도 시스템이 변하기 어려운 순위를 만들었어요.
    스2 자체가 사람수가 적으니까 2페이지만 가도 사람수 차이가 확연하게 납니다. 지금은 사실 허수로 채워진건데 대만이랑 합쳐져서 사람수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죠? 어차피 언어가 달라서 소티스처럼 애초에 영어맵이 아닌 한 한국인이 하는 맵과 대만인이 하는 맵은 극명하게 갈려서 오히려 상/하위권 차이만 벌리고 있죠.

    결과적으로 인기도 자체가 하나의 모순을 만들어낸거에요.
    1. 인기도가 오르려면 많은 사람이 해야한다.
    2. 인기도 상위권에 있어야 많은 사람이 한다.

    바로 이런 모순이죠. 이걸 뒤집어 엎는 방법은 홍보를 열심히 하거나 혹은 엄청나게 재미있어서 방이 새롭게 생성돼야합니다.
    그런데 개인제작 맵퍼들이 홍보를 잘 해낸다는건 사실상 어렵고, 네뷸라 1.0처럼 PlayXP 에서 공지에까지 띄우는 인터뷰를 해주지 않는 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는게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게임이 엄청나게 재미있는 방법이 있죠. 문제는 이렇게 뜬 맵들은 다 스1,워3에 있는 맵을 개선한 맵들 뿐이란게 현실이에요. 스2 초창기에는 사람들이 이런 맵들을 외면하다가 이제는 틀을 가져오고 그 위에 포장하는 능력들이 다 생기니까 만족하게 됐는지 잘 플레이하시더군요. 예외적으로는 후크송처럼 중독성있게 계속 하게 만드는 맵이 있겠죠.. 게임이 좀만 복잡하거나 위에 경쟁상대가 있으면 아랫쪽 맵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아무튼 또 이런 맵 목록을 보고 사람들은 다시 "스2에는 별다른 특별한 맵이 없네요. 기대보다 실망이네요." 라고 하시지만, 진실은 초창기에 그 무수한 꿈나무 맵퍼들이 다 떠나버리고 이젠 스1, 워3맵 잘 포장해서 가져오는 것만 살아남는 현실이 그렇게 만들어버린거랍니다.

    모든 탓은 다 블쟈에 있죠. 초창기에 사람들의 기대감을 너무너무 높혀놔서 걸음마도 못 뗀 아기한테 달리기를 기대하게 만들고 결국 그 아기는 달리려고 달리려고 노력하다 결국 굴러서 목숨을 잃고 마는 슬픈 현실을 만든거에요.

    그리고 인기도 시스템은 첨부터 달리려고 노력하지 않고 기다가 걷다가 달리는 정상적인 과정을 밟아가고자 한 아기에게는 그럴만한 시간만큼을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기는 아기에게 아무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맵은 인기도 아래로 처박혔고 다신 올라오지 못했죠. 발전의 가능성 따위가 있지 않은거에요.

    스1,워3를 채우고 있는 아이디어 톡톡 넘치는 수많은 맵들처럼 왜 새로운 아이디어의 맵이 스2에는 없는지 질문해보면 너무나 간단한겁니다.

    그 스1, 워3의 독창적 맵들은 기다가 걷다가 뛴건데 스2는 기는 아기는 가차없이 내쳐버리거든요.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최소한 걷기 위해 기존의 맵들을 가져와서 다듬을 수밖에 없었고 다시 사람들은 이를 보고 "스2의 맵들이 다양하지 않네요.." 라고 말하면서 악순환을 만드는거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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