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만하면 진짜 뭔가 엄청난게 일어나고
내가 시간을 정말 황금같이, 뭔가를 남길줄알았는데

벌써 방학한지 2주가 넘게 지났어요
근데 첫주까지만해도 공부 독서 운동 
공부 독서 운동
공부 독서 운동
공부.......독서.......운동........
독서.......운동......
운동.........

컴퓨터......
컴퓨터............
컴퓨터................


이게 제가 의지가 약하다고 매도해버리긴 너무 불쌍할정도로
시간이 없을땐 있기만하면 진짜 행복할줄 알았는데
저같이 인맥도없고 가난한 소시민층 아들놈팽이는
시간을 더럽게 많이줘도 쓰지도못하고 진짜 서럽네요

근데 이 불안감의 원인이 뭔지 아세요?

저만 이러는거 같다는 말이에요

야~ 너보다 더 못살고 힘든애들이 얼마나많은데?? 힘내!
이런말하지마세요 그건 마치 걔네를 우롱하는거잖아요
걔네가 힘들어할떄 걔네한테도 가서 똑같은말 하실거에요?
굉장히 이말은 사실 진정성이 의심되는 말이거든요  

그러니
저보다 못하거나 못난애들은 생략하고 (어차피 거의 없으니까)
애들은 지금 윈터스쿨이다 해외연수다 가족여행이다 헬스장 등록이다
등등 진짜 제가 뛰어넘어야할 성적,재력 상위층애들은 저렇게 
지적,육적 쾌감을 하루하루 맛보면서 살아갈텐데

저는 컴퓨터를하면서 컴퓨터가 재밌어서하느냐? 아니요 솔직히
재미도 드럽게없구요
변명같으신가요? 그것도 어느정도 맞겠지만 시간이 이렇게
많다는게 정말 이렇게 고통스러운걸 처음알았어요
제가 아무 감정없이 무감각하게 24시간을 공부 운동 독서 + 곁가지 로
채워보고싶은데 갑자기 아 내가 지금 병신같이 뭐하는거지?
다른애들은 이렇지않게 더 효율적으로 엄청나게 잘해낼텐데 뭐하는거지?
이런 생각만들고...스스로 비참해지고....

그렇다고 학기중엔 좋았느냐? 아뇨 학기중에는 방학만 존나 애타게
기다리면서 방학만하면 뭐 엄청난걸 해낼것처럼 망상을 품더니
방학하니까 벌써 병신같이 2주를 보내버렸어요

오유 여러분들...사실 제가 생각해보니까 저의 이런 마인드의
깊숙한 근본은 공부열심히해서 좋은대학가서 돈많이벌겠다, 은근히 무시당하고
살던 소시민층에서 신분상승을해보겠다, 홀애비 소리 들으면서 꿋꿋이 엄마없이
나 키워준 우리아빠 호강시켜주겠다,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거거든요 

저 지금 예비고1입니다,
10대에서 정말 그렇게 중요하다는 중3 겨울방학을 벌써 호구같이 2주나 흘려버렸어요
요새 하루하루는 짫은데 일주일은 너무 빨라요 시간가는게 너무 무섭고 힘들어요


정말 지금 상위층 애들의 하루하루는 정말 멋지고 알토란같겠죠?
그에비해 저는 너무 보잘것없고 스스로의 모습이 저를 너무 화나게해요
진심으로....방학이란게 뭔지, 어떻게해야하는지, 제가 열등감을 뼈저리게 느끼는
그 아이들은 지금 무엇을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지...
진심으로 알고싶고, 또 정의내려주세요

이 답답하고 불안한 마음의 싹을 잘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