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벤저스란?
DC(슈퍼맨/배트맨 등)와 함께 미국 만화계를 양분하는 마블사가, 자사가 보유한 각종 히어로물 만화들이 서로 합종연횡하며 엮이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스토리라인 중 하나가 바로 어벤저스입니다. 영화로도 친숙한 엑스맨,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등의 영웅들이 개별 작품으로 활약하기도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다른 영웅들과 한 작품에 같이 등장해 서로 돕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는 내용이 된거죠. 마블 히어로물의 올스타전이라고 보시면 쉽습니다. 어벤저스는 이들 영웅이 한데 모여 이룬 팀명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작품에 따라 시대에 따라 그 구성원들이 자주 바뀌기도 합니다. 영화판 어벤저스는 일단 리더인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헐크, 블랙 위도우와 호크아이가 창설멤버가 되어 원작과는 초기 구성이 다른 편입니다.
2.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란?
마블이 보유한 수많은 영웅들과 그들이 주인공인 수많은 작품들은 오랜 세월을 거쳐오며 설정이 많이 꼬이기도 하고, 때로는 스토리라인에 리부트에 가까운 대변혁을 겪기도 했죠. 수십년 된 오래된 영웅들의 경우엔 초창기 이야기가 2차대전에서 나치와 싸우는 내용이 중심이었던 이(캡틴아메리카)도 있고, 냉전시대 공산주의자들과 싸우는 영웅들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영웅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금은 훨씬 세련되고 복잡한 내용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거쳐왔죠. 게다가 위에서 말했듯 영웅들 간의 크로스오버 스토리가 많아지면서 이런 설정 충돌은 더 심해지게 됐죠.(이렇게 되는 이유가, 미국 만화의 특징은 각 히어로들의 판권을 작가 개인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소유를 한 채 여러 작가들이 그때그때 원하는 히어로에 대한 작품을 그려내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스파이더맨에 대한 만화 판권을 작가 개인이 아니라 회사에서 소유한 채 여러명의 작가들이 각자 원하는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는 구조란 거죠. 스파이더맨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한 자유분방한 재해석과 기발한 스토리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토대가 되었지만.. 세계관과 설정이 엉망으로 꼬일수 밖에 없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블은, 마블 유니버스라는 평행우주 개념을 도입하게 됩니다. 수많은 평행우주 세계에 수많은 같은 영웅들이 활약하고 있다는 식이죠. 어느 세계에서는 영웅들의 성별이 바뀌기도 하고, 또 어느 세계에선 마블의 유명한 영웅들이 몽땅 좀비가 되어 있기도 합니다. 심지어 어떤 세계에선 악당들이 승리해 영웅들을 학살했거나, 유명한 영웅들을 자기 노예로 부리는 곳도 있습니다. 이런 설정으로 마블은 여러 작가들이 매력적인 영웅 캐릭터들을 이용해 마음껏 자기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한 평행우주의 인물이 다른 평행우주로 건너가 모험을 하는 내용들까지 나오게 됐죠. (참고로 마블이 공식세계관으로 채택한 것은 Earth-616입니다.)
2008년 아이언맨을 필두로 마블이 자사 영웅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풀어내기 위해 방대한 계획을 펼쳐놓았을때, 이러한 영화판 마블 히어로 무비들을 위한 새로운 평행세계를 설정합니다. Earth-199999라는 세계이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고도 불리우죠.(이걸 줄여서 MCU라 칭합니다) 마블 공식 세계관과는 또 다른 평행세계입니다. 지금은 디즈니와 손을 잡은 디즈니-마블이 직접 만들어 내는 히어로물은 모두 이 MCU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죠. 원작 만화의 공식 세계와는 많은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마블의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쉴드' 역시 MCU 안의 이야기에 포함됩니다.
3. 스파이더맨과 엑스맨도 마블 소속 영웅들이라고? 근데 왜 어벤저스에 안 나오는지?
마블 최고 인기 영웅들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과, 마찬가지로 큰 인기를 누리는 영웅군인 엑스맨의 뮤턴트들은 마블이 아이언맨-토르-헐크-캡틴 아메리카 등으로 이어지는 영화판 어벤저스 라인, 즉 MCU를 기획하기 이전에 영화 판권을 다른 영화사에 팔아버린 이들입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이들 역시 어벤저스와 매우 긴밀한 연관을 지닌 영웅들이지만.. 이러한 헐리웃 영화계의 '어른의 사정'으로 인해 MCU에 포함되지 않고 단독 영화들로만 나옵니다. 스파이디(스파이더맨의 애칭)의 막강한 인기로 인한 팬덤은 어벤저스 영화에서도 스파이디가 다른 영웅들과 함께 하길 바라지만 소니 입장에서 잘나가는 스파이더맨 영화 판권을 포기할 리가 없죠.. 마블과 소니가 합작으로 시도해볼 수도 있겠지만.. 수익에 대한 지분 문제라던가 세계관 충돌 등의 문제로 결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기대하지 않는게 낫죠ㅠㅠ 엑스맨의 경우엔 더 심합니다. 이미 스스로도 설정붕괴가 심각한 수준인 영화판 엑스맨 프랜차이즈를 MCU에 포함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20세기 폭스가 판권을 포기할리도 만무한데다 이미 관객들의 뇌리에 울버린 하면 휴 잭맨, 매그니토 하면 이안 맥켈런 경으로 딱 박혀있는데 마블이 리붓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니까요. 이 외에도 원작에서 마블 히어로들 파워랭킹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고스트라이더 역시 MCU와는 별개로 두번의 영화(심지어 2편은 리부트..)가 나왔지만 명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무색하게 완전 망작 수준이었고, 판타스틱4 역시 마블 영웅이지만.. 영화판 판권도 따로, 나온 영화 퀄리티도 따로..(ㅠㅠ)라 MCU와 상관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판타스틱4에서 제시카 알바의 깝죽거리는 남동생으로 나온 '휴먼토치'역할을 한 배우가 바로 크리스 에반스였습니다.. 이 양반이 MCU에서 캡틴 아메리카를 맡은 이상 판4가 MCU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리부트 필수...)
4. 빌런이란 무엇인가?
빌런이란 히어로물에 나오는 네임드 악당들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히어로vs빌런이 우리말로 영웅vs악당(우리말 쪽이 더 포괄적 개념이긴 하지만..) 정도로 옮길수 있겠네요. 쉽게 말하자면, 우리에게 친숙한 DC쪽 영웅 배트맨 작품들 중 제일 유명한 대표 빌런이 바로 조커입니다. 슈퍼맨에겐 렉스 루터가 같은 위치일테구요. 마블 쪽에서도 매력적인 히어로들만큼이나 다양하고 매력적인 빌런들이 넘쳐납니다. 원작의 팬들에게는 MCU에서 여러 영웅들이 각자의 작품으로, 또 어벤저스 같은 연합 작품으로 나올때마다 이번 작품의 메인 빌런은 누가 차지할까가 주요 관심사죠. 히어로물에서 빌런의 존재는, 슈퍼 히어로에게 동전의 양면 같은 존재입니다. 자신이 가진 슈퍼 파워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그 책임에 대해 항상 고뇌하는 영웅들에게 그런 강력한 힘 앞에 굴복해 힘을 남용하는 빌런들은 그 존재 자체가 영웅들에게 강력한 대척점으로 작용합니다. 어떤 히어로가 가진 슈퍼파워의 종류와 성격, 그가 처한 상황이나 어떠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약점은 무엇인지에 따라 그에 대항하는 빌런들의 면모도 다양하게 세분화 됩니다. 영웅A에 대한 빌런a1은 영웅A의 어떤 특정 약점에 대한 거울로 작용하고, 빌런a2는 영웅의 또다른 약점에 대한 거울로 작용하는 식으로 말이죠. 따라서 히어로물 영화에서 원작의 어떤 빌런이 해당 작품 상 메인 빌런으로 등장하느냐가 그 작품의 전체 성격을 규정하기도 합니다.
MCU에서는 작품마다 원작에서의 유명 빌런들을 여러모로 활용하는데, 원작을 잘 모르는 관객들의 눈에는 그냥 지나가는 악당 엑스트라1 수준으로 지나친 인물이 원작팬들에게는 '저런 유명한 빌런 캐릭터를 저렇게 소모하다니!'하고 경악하게 만드는 일도 수두룩하게 나오죠... 반대로, 그렇게 소모된 빌런이 훗날 후속작에서 여러 인생의 굴곡(...)을 거쳐 강력한 적으로 재탄생되어 나올 떡밥복선이 아닐까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MCU에 속한 각각의 개별 영화 작품들을 따라가며 숨겨진 내용들과 각 작품간의 연관점을 찾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