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수능시험이라 그런지, 요새 오유에 수능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오더군요.
그래서 수능을 보는 고3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될까 싶어 글을 남깁니다.
먼저, 저 역시 수능세대로서 정확히 3번 봤습니다. 고3때 한번, 그리고 대학
다니며 그 다음에 한 번, 마지막으로는 4년 뒤, 군대에서 말년시절, 훈련때
문에 휴가가 짬 될 듯해서 '수능' 을 본다는 이유로 휴가를 나와서 수능을 또
한 번 쳤습니다.-_-a
어찌 됐든, 저의 경험과 3번의 수험장에서 느꼈던 것을 적어 보겠습니다.
1.수능 2-3일 전
이미 공부는 다 끝(?)을 봤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여기서 무엇을 어떻게 한다
고 해서 점수가 급향상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가장 난감한 기간이기
도 하지요. 되도록이면 많은 문제풀이보다는, 그동안 틀렸던 문제나 조금 부족
하다고 싶은 부분을 공부하시면 될 듯 합니다. 혹, 그쪽에에서 한 번 봤던 것
이 수능에 나오면 몇문제 건졌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2.수능 하루 전
예비소집일이 있을 것인데, 일단 자신의 수험장과 교실, 그리고 자리까지 확인
을 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확인을 안 하고 시험 당일날 수험장소에 가면 확
실히 낯설거든요. 심리적인 문제때문이라도 꼭 확인하세요. 그리고 긴장이 되어
서 잠을 제대로 못 이룬 분도 계시는데, 어떻게든 일찍 자야합니다. 확실히 수면
이 부족하면 시험 당일 악영향을 주거든요. 최소한 밤 10-11시 사이에는 꼭 주무
세요.
3.시험 당일 아침식사
따뜻한 국과 함께 가볍게 밥을 드세요. 아침 입맛이 너무 좋더라도 꼭 약간은 부
족한 듯 드세요. 너무 많이 먹어도 시험보기에 부담스럽고, 결정적으로 시험 보다
가 화장실 가고 싶으면 큰 일 납니다. 그리고 굶는 것도 역시 안 좋습니다. 확실
히 속이 비면 추운날씨에 더 긴장하게 되고, 상당히 시험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4.복장
저는 항상 11월 첫째주 수요일에 봤는데, 지금은 2주 정도 늦춰졌더군요. 당시에
는 수능한파라고 해서 꽤 추웠는데, 확실히 지구 기온이 상승하나봐요. 지금 날씨
도 그렇게 추운 것 같지는 않지만. 어찌 됐든, 가벼운 티 하나 입으시고, 위에 두
꺼운 옷을 하나 입으세요. 절대, 얇은 옷 껴 입지 마세요. 수능 시험장은 난방이
잘 되어서 덥습니다. 가서 두꺼운 옷 벗고 가벼운 옷 차림으로 시험을 볼 수 있도
록 합니다. 또한 신발이 불편하시면 슬리퍼를 가지고 가셔도 되어요.
5.조금은 일찍
텔레비전에서 보면, 아니 수험장에서도 봤지만 꼭 늦게와서 경찰차 타고 온 학생
들 있더군요. 정말 헐레벌떡 달려옵니다. 그때 무슨 생각이 드냐면, '저 정신으
로 시험이 가능할까?' 라는 것이죠. 조금은 여유있게, 수험장에 도착해서 정서적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6.준비물(시계)
시계는 필수입니다. 수험장에 시계 절대 없거든요. 문제 풀려면 시간관리가 참 중
요한데, 시계 안 가져가면 정말 힘듭니다. 저같은 경우도 한 번 깜박 잊고 시계 놓
고 가서 욕 봤습니다. 문제 풀면서 '얼마나 남았지?' 자꾸 이런 생각밖에 안 들더
군요. 순간 시간 잊고 있으면 문제는 많이 남았는데 방송에서 10분 남았다고 알려
줍니다. 그때는 미치죠. 자와 컴퍼스 각도기등은 제가 고3때 수능을 볼때는 이상이
없었는데, 지금은 정확히 나와 있지도 않은 것 같고. 일단 가져가 보시고 감독관
에게 물어보세요. 아니면, 수험표 뒤에 자나 각도를 그려도 될것 같고-_-; 어찌됐
든 수학의 그림은 참 정확하게 나오기 때문에 혹 관련 된 문제가 나오면 한 문제는
건지겠죠?
7.가장 중요한 건 언어영역
가장 첫 시험을 언어영역부터 보게 되죠. 제가 아무리 생각해도 언어영역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실제로 언어영역 잘 보면 그날 수능 대박 조짐이 보이고, 언어
영역을 제대로 못 풀면 그날 시험 망치게 되더군요. 시험도 흐름이랄까? 가장 첫번
째 시험의 영향이 아주 크다고 봅니다. 물론, 제가 여기서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언
어영역을 잘 보시면 그 자신감으로 나머지 과목도 최선을 다해서 보시구요. 설령
배렸다는 느낌이 들면 최대한 잊어버리세요. 물론 절대 안 잊혀집니다. 하지만 마음
속에 담아 놓으면 그 뒤 수학, 사탐, 과탐, 외국어, 제2외국어를 모두 배릴 가능성
이 많습니다. 즉, 마음가짐이 참 중요해요
8.쉬는시간
쉬는시간에는 말 그대로 쉬세요. 일단 무조건 화장실 한 번 다녀오세요. 급하지
않더라도 꼭 다녀오세요. 왜냐면 절대적으로 시험 보면서 화장실 가고 싶으면 자신
만 손해거든요. 그리고 한 과목의 시험이 끝나면 자기 자리에서 마음이나 추스리든
지, 아니면 다음 과목을 대비하세요. 괜히 이 친구, 저 친구 만나다니며 '어려웠다,
쉬웠다' 이런 이야기 해봤자 득이 될 건 하나도 없어요. 어차피 끝난 시험이니 최대
한 잊어버리고 다음 시험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9.수험장 분위기
이것도 쉬는 시간에 많이 이루어지지만, 일단 언어영역이 끝나면 그쪽 시험장 분위
기가 벌써 나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았으면 해요. 솔
직히 시험이 어려웠으면 누구나 다 어려운 것이고, 쉬웠다면 누구나 다 쉬웠던 겁니
다. 지레 겁먹을 필요도 없고, 좋아할 필요도 없는 것이죠. 절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마시고 자신의 소신껏 최선을 다하세요. 저때도 언어과목 하나 보고 배렸다면서 재
수선택한다고 가방 싸고 간 놈도 있었거든요. 재수든 삼수든 일단 마지막 시험까지
최선을 다하고 생각하는 게 현명하겠죠?
10. 부정행위,핸드폰
시간이 갈 수록 수험장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노력들이 보입니다. 제가 4년만에
3번째 시험을 볼때는, 영화에서 본 것처럼 탐지기로 몸 수색까지 하던데요. 이렇게
까지 하는 거 보니 너무 시험장이 삭막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그
만큼 부정행위가 심하니 그러겠죠? 절대 부정행위 하지마세요. 요즘 얄짤없이 그냥
답안지 뺏겨요. 또한 핸드폰을 처음에 걷는데, 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하지만 무조
건 끄세요. 실제로 진동 울려서 부정행위 처리 된 학생도 봤어요.
11.마킹
최소한 마킹은 시험 끝나기 10분 전에는 해야 합니다. 제가 처음에 시험 봤을 때는
답안지 걷을 때 마킹을 하는 학생들을 감독관이 눈감아 주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렇
지도 않는다고 하더군요. 물론 이것이 옳은 것이구요. 괜히 답안지 걷을 때 마킹을
하다가 불이익 받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12.점심식사와 물
점심식사는 싸가세요. 아마 밖으로 못 나갈걸요. 간혹 빵이나 김밥으로 떼우는 학생
들도 있던데, 그것보다는 평소에 집에서 먹는 밥이 좋겠죠? 괜히 김밥이나 빵으로
떼우다가 탈 나면...물론 점심도 매우 가볍게 드세요. 이것도 제가 봤지만 식곤증때
문에 그 중요한 시험시간에 자는 학생도 봤습니다-_-; 그리고, 보온통에 따스한 물을
담아가서 쉬는 시간마다 조금씩 마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하네요.
13.듣기평가
언어나 외국어는 듣기평가가 있죠. 많이 알려진 방법이지만, 듣기 평가시간에는 매우
조용하다가 주기적으로 한번씩 학생들이 몸을 숙인다던지, 조금은 펜소리와 시험지소
리가 들리다던지, 실제로 그때 나오는 것이 답일 확률이 꽤 높습니다. 수험장에서도
충분히 그것들을 느꼈구요.
14.문제풀이
제한 시간애 모든 문제를 정확히 푼다는 것이 매우 힘들죠. 하지만 최소한 아는 문
제는 틀리지 않아야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학창시절에 언어영역을 정말 잘했거든요
자랑은 아닙니다만, 모의고사에서는 120점 만점에서 110점대 이상을 꾸준히 유지했고
몇번은 만점도 맞았죠. 당시에 시험시간이 90분이었는데 보통은 70분 정도면 60문제를
다 풀었습니다. 그만큼 자신 있었던 과목인데도, 그날 문제도 어려웠지만 심리적인 이유
때문인지 상당히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난감한 몇 문제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더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모르면 무조건 넘어가세요. 2개의
답지가 헷갈려도 체크하고 넘어가세요. 괜히 한두문제때문에 뒤에 알고 있는 10문제를
놓치지 말라는 겁니다. 모르면 체크하고 넘어가고 계속 문제는 풀어나가세요. 마지막
문제까지 다 풀고 체크한 모르는 문제를 다시 보는 것이죠. 일단 공부해서 아는 것은
다 맞아야겠죠?
15.마지막으로
그동안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받아가며, 잠도 제대로 못자며 공부하신 수험생 여러분
들 12년의 결과를 단 한번으로 치룬다는 불합리하다고 생각되지만 어쩔 수 없잖아요.
일단 최선을 다해서 정말 목표보다 더 나은 점수를 받길 바랄게요.
그리고 수험장에서 나오면 나름 분하고 억울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탈출을 한 듯한 해방감도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억하세요
수능이 대학서열화, 학벌주의인 우리나라에서 어쩌면 첫번째의 시험대이므로 참 중
요하기도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다지 별 것 아니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보다 더
힘들고 괴로운 시험은 널리고도 널렸으니깐요.
그동안 고생하고 노력했던 것, 다 알겠습니다만 노파심(?)에 하나의 충고를 하자면
제발 해방감에 술먹고 난동 좀 안 부렸으면 합니다. 매년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수능 끝난 고3들 해방감에 술 마시고 사고 치고, 뉴스에 계속 나오잖아요?
정확히 말하자면 여러분들은 술 마실 나이도 아니거니와, 그때부터 잘못된 음주습관은
대학까지 이어져서 그다지 좋은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수능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인생의 끝은 아니잖아요? 수능의 끝은 또 다른 시작
입니다. 더구나 자식들 수능준비한다고 우리 부모님들 얼마나 힘들었을 지 한 번 생각
해 봤으면 합니다. 이런 말도 있잖아요. 자식이 고3이면 부모도 고3이 된다고.
수능을 마치면 해방감도 느끼는 건 좋지만 그날 집에가서 가족들과 저녁식사 하며 부모
님게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뭐, 어찌됐든 시험 잘보세요^^:
하도 청소년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청년대표로 바꿔버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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