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의 질주가 끝이 없다. 시즌 7번째 도움 기록이다. 데뷔시즌에만 12개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강등권에 있던 볼턴이 이청용의 도움으로 시작된 전반 10분의 첫 골과 5분 뒤 터진 잭 윌셔의 두 번째 골로 웨스트 햄 원정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7일(이하 한국시간) 웨스트 햄의 홈인 업튼 파크에서 열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 경기에서 볼턴이 2-1 승리을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오늘 승리로 승점 29점을 기록한 볼턴은 리그 순위도 13위까지 올라가 강등권에서 크게 멀어진 것은 물론 12경기 만에 원정에서 승리를 맛보는 기분좋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청용은 지난 2월 말 치러진 28라운드 울버햄튼과의 경기에서 시즌 6호 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3월 4일 한국 국가대표팀 평가전인 코트디부아르와의 A매치 경기를 치르고 복귀한 29라운드 웨스트햄 전에서 바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신의 데뷔시즌인 2009/10 시즌 3월 초 현재에만 무려 12개(리그 4골, 5도움/FA컵 1골, 1도움/칼링컵 1도움)의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있는 이청용은 누구보다 성공적인 프리미어리그 입성기를 쓰고 있는 상황이다.
▲ 볼턴, 전반 10분만에 선제골…이청용 시즌 7호 도움
원정에 나선 볼턴은 전반 초반부터 빠른 공격전개로 경기 주도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 선제골을 의외로 빠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10분 중앙을 돌파하던 스타인슨이 측면이 이청용에게 빠른 패스를 연결했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해 들어가던 이청용은 지체없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이 케빈 데이비스의 머리를 정확하게 향하면서 볼턴은 첫 골 득점에 성공했다. 케빈 데이비스는 정확한 헤딩슛으로 빠른 시간에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성공시킴에 따라 경기 주도권을 볼턴으로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선제골 득점이후 볼턴은 더욱 빠른 템포로 공격을 전개하며 홈 팀 웨스트햄을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두 번째 골이 터진 것은 선제골 이후 채 5분이 지나지 않아서였다. 볼턴은 웨스트햄 문전 앞까지 돌파해 들어간 케빈 데이비스가 타미르 코헨에게 볼을 연결했고, 다시 코헨이 헤딩으로 공을 연결한 공을 잭 윌셔가 골망 안으로 그대로 집어 넣었다.
어려워 질 수 있었던 원정경기에서 빠른 시간안에 두 골을 먼저 득점한 볼턴은 이청용, 잭 윌셔, 타미르 코헨, 케빈 데이비스 등이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완전히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홈 팀 웨스트 햄 또한 강등권 탈출을 통해 반드시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전반 초반 이후 칼튼 콜을 앞세운 공격이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이렇다 할 공격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 이청용, 볼턴 공격의 중심에 서다
이후에도 이청용을 중심으로 한 볼턴의 공격진은 추가득점을 노리며 빠른 공격을 진행했다. 전반 22분에는 이청용의 크로스에 의한 공격, 전반 23분에는 다시 코너킥 찬스에서 맞은 세트피스 공격을 펼치며 이미 두 골을 뒤지 웨스트 햄을 상대로 완전히 경기를 주도해 갔다. 케빈 데이비스 역시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계속해서 웨스트 햄 수비진에 위협을 가했다.
지난 3일 한국 국가대표팀 평가전인 코트디부아르와의 경기에서도 90분을 풀타임 활약한 바 있는 이청용은 그러나 시종일관 가벼운 몸놀림과 날카로운 패스 능력을 선보이며 볼턴 공격을 앞장서 이끄는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한편 볼턴은 전반 25분 폴 로빈슨이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받는 등 경기가 다소 거친 양상으로 흘렀다. 이후 반격을 노린 웨스트 햄은 다시 전반 39분 캍튼 콜이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이 역시 볼턴 수비수 리케츠의 태클로 인해 슈팅찬스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볼턴 역시 전반 추가시간 케빈 데이비스가 웨스트 햄 문전에서 공격수 엘만더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했으나 엘마더가 때린 슈팅은 골대를 크게 벗어나면서 추가골 장면은 만들어 지지 않았다. 그러나 볼턴은 끝까지 파상공세를 퍼붓는 동시에 웨스트 햄을 상대로 2-0 리드를 지키며 전반전을 마무리 했다.
▲ 거친 경기 펼친 두 팀, 볼턴 한 명 퇴장
후반들어 웨스트 햄의 만회골을 노린 공격템포가 빨라지면서 두 팀의 경기는 점점 거칠어 지는 모습을 보였다. 웨스트 햄은 후반 5분 다시 한번 칼튼 콜, 다이어에 이은 슈팅찬스를 얻었으나 이 역시 골문을 벗어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미 두 골을 앞서나간 볼턴은 후반들어서도 공격의 고삐를 쥐고 경기흐름을 늦추지 않았다. 그러나 웨스트 햄의 반격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졌다. 경기가 거칠어 지면서 두 팀 사이에서는 경고가 속출했고, 후반 중반 이후 무려 4장이 넘는 경고가 나오는 등 거친 경기가 계속됐다.
웨스트 햄의 졸라 감독은 득점시도가 계속 불발되자 후반 20분 공격수 프랑코를 빼고 미도를 투입하며 전술에 변화를 꾀했다. 한편 볼턴은 후반 25분 타미르 코헨이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며 퇴장당해 큰 위기를 맞는다. 10명이 뛰게 되면서 수적으로 열세에 처한 볼턴은 조금씩 경기 주도권을 내주며 웨스트 햄의 반격을 막아내게 됐다.
▲ 웨스트 햄 한 골 만회…이청용은 풀타임 활약
그러나 후반 28분 이후 엘만더를 빼고 가드너를 투입하는 등 수비적 전형을 취한 볼턴은 웨스트 햄의 만회에 맞서 수비진과 골키퍼 야스켈라이넨이 육탄방어와 선방을 펼치며 실점을 막아냈다. 특히 중원의 무암바는 웨스트 햄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며 수비형 미드필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 팀 승리에 기여했다. 볼턴의 코일 감독은 후반 32분에는 잭 윌셔 대신 맷 테일러가 투입되며 전열을 정비했다.
그러나 코일 감독은 경기가 막판으로 흐르자 공격수 엘만더와 잭 윌셔 등을 빼고 공격진을 정비했으나 이청용은 교체하지 않았다. 이청용은 중요했던 리그 29라운드 웨스트 햄 전에서도 풀타임 활약하며 감독으로부터 무한신뢰를 받았다.
이후 웨스트햄은 경기 종료를 앞두고 후반 43분 디아만티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이 5분이나 주어져 경기종료 직전 한 골을 실점한 볼턴으로서는 위험한 상황에 처했으나 이청용의 돌파와 함께 경기흐름을 늦추지 않은 볼턴은 실점을 막아내며 승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이청용의 시즌 7호 도움으로 시작된 이 날 승리로 볼턴은 강등권에 있는 팀들끼리의 싸움에서 지난 28라운드 울버햄튼전에 이어 또 한 번 승점을 추가하며 앞서나가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위해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 2009/2010시즌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3월 7일, 업튼 파크)
웨스트 햄 1 (88' 디아만티) 볼턴 원더러스 2 (10' 케빈 데이비스, 도움: 이청용 / 15' 잭 윌셔, 도움: 타미르 코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