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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2_2648
    작성자 : 파마늘판타지
    추천 : 18
    조회수 : 2898
    IP : 218.157.***.49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7/11/13 15:24:29
    http://todayhumor.com/?military2_2648 모바일
    윈스턴 처칠경의 삽질.

      지금은 2차대전 당시의 훌륭한 정치 지도자이자 명 정치가로서 많은 존경을 받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 했을 정도로 저자로서도 훌륭한 평가를 받는 윈스턴 처칠경입니다만...

      이사람 1차대전때는 진짜로 적국의 스파이가 아닌가 할 정도로 삽질을 많이 했습니다.(...) 영국 신성모

      이번엔 어지간한 깡패도 안할 짓을 해 버린 처칠경의 장렬한 삽질을 한번 까 봅시다.-_-


      영국 왕립 해군의 전함 HMS 애진코트 입니다.

      애진코트라는 이름은 백년전쟁 당시 영국군의 대승리로 끝난 아쟁쿠르 전투에서 따 온 것으로, 아쟁쿠르는 프랑스식 지명이고 이것을 영어로 읽은것이 애진코트가 되겠습니다.


      역시 왕립 해군의 전함인 HMS 에린 입니다.

      그런데...사실 이건 왕립 해군이 쓰려고 만든 배가 아닙니다.

      영국 왕립 해군의 전함 HMS 드래드노트가 등장하자 "Fear God and dread nought."(오직 신만을 두려워 하리라.)라는 캐치프라이즈(?)에 걸맞게 세계적으로 어깨에 힘 좀 준다는 국가들은 드래드노트를 밴치마킹한 배들을 찍어내기 시작 합니다.

      이것은 유럽의 열강들 뿐 아니라 남미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지금도 변치 않았지만 남미의 3대 강국인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역시 드래드노트급 전함의 등장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들 3개국은 유럽 수준은 아니라도 남미의 3강답게 치열한 건함 경쟁을 벌였는데 이것이 바로 ABC(Argentia, Brazil, Chile) 건함 경쟁이라 불리는 남미의 군비 경쟁으로, 최종적으로 드래드노트급의 전함을 확보하는것을 목표로 잡고 있었습니다.

      1910년 브라질은 12인치 주포 12문을 탑재한 미나스 제라이스급 전함인 미나스 제라이스, 상파울루를 영국으로부터 도입 했고, 아르헨티나는 1914~1915년에 걸쳐 리바다비아급 전함 리바다비아, 모레노를 도입, 칠레 역시 1911년 14인치 주포 10문을 도입한 슈퍼드래드노트급 전함 2척을 영국에 발주 했지만 1차대전 발발로 영국이 구매하여 1920년이 되어서야 알미란테 라토르레 한척만을 인수받아 운용 했습니다.

      그중 1910년대 초 커피와 고무의 수출로 호황을 누리던 브라질이 가장 적극적으로 군비를 확장하고 있었는데, 아르헨티나의 리바다비아급 도입에 자극을 받은 브라질은 영국 암스트롱사에 전함의 추가 주문을 의뢰 합니다.

      암스트롱사는 의뢰를 받아들여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의 설계를 2연장 15인치 주포 4기에서 2연장 12인치 주포 7기로 변경 하는등 기존 설계에서 다운그레이드 하는 방식으로 기본 설계를 완성합니다.

      다운그레이드 한 무기를 팔았단 말이냐!? 하실수도 있는데 15인치 주포는 열강국가들의 강력한 해군들과 붙을때나 의미가 있었고, 남미 3강인 아르헨티나, 칠레가 아직 드래드노트급 전함을 확보하지 못한 당시로서는 충분히 강력한 전력이었습니다.

      브라질 역시 이 전함에 만족하여 리우데자이네루라는 함명을 내정 해 뒀었는데...

      고무값이 폭락 했습니다.

      고무와 커피 수출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던 브라질 입장에서 이것은 치명타였고, 당연히 군비등의 지출을 줄여야 했는데...배값을 줘야 되네?(...)

      결국 브라질은 아직 인수를 한건 아니었기에 인수 못하겠다고 배를 째기 시작 합니다.-_-;;;

      이야...암스트롱사 돌아버립니다. 지들이 만들어달래서 그 비싼 전함을 만들어 놨더니 못쓰겠답니다.

      영국 정부까지 나서서 브라질과 협상을 했지만 돈없는데 뭘 어쩝니까. 그냥 안면몰수하고 배 째야지.(...)

      이걸 또 왕립해군에게 주자니 주포가 자기들이 쓰는것 보다 약한데다 도입 예정도 없는 배를 갑자기 사겠다고 하면 의회가 미치지 않고서야 돈을 줄 리가...-_-;;;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가운데 나타난 구세주가...오스만 제국 이었습니다.

      1912~1913년에 걸쳐 일어났던 발칸 전쟁 당시 그리스 해군에게 에게해의 제해권을 장악당해 혼쭐이 났던 오스만 제국은 강력한 전투함의 도입을 원하고 있었고 그 중에서도 전함의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었지만, 당시는 영국과 독일간의 건함경쟁이 치열하던 시점이라 중고매물조차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주인없는 전함 한척이 보인겁니다.

      당연히 처음부터 설계발주해서 도크에 용골깔고 시작 하면 시간이 무지 걸리겠지만 왠 완성품 하나가 주인도 없이 놀고 있으니 그냥 돈 주고 사오면 되는 상황. 오스만 제국의 입장에서는 알라가 내려주신 축복이나 다름 없었지요.(...)

      즉시 협상에 들어갔고 프랑스에서 차관을 얻고 국내에서 성금까지 모아 배값을 지불한 (이게 중요합니다.) 오스만 제국은 함명을 리우데자이네루에서 오스만 1세로 변경했고 신조함인 레샤디에를 함께 주문합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14년 오스만 제국 해군에서 고르고 골라 뽑은 정예 해군 요원들을 영국으로 보내 오스만 1세의 인수작업에 들어가는데...

      오스만 1세에 승함해 있던 오스만 제국 해군들을 왕립해군 병력이 몰아내고 배를 점거 했습니다.

      뭔 일인고 하니 사라예보 사건으로 1914 7월 28일,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하고 8월 1일에는 독일이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더니만 8월 3일이 되자 독일이 프랑스에 선전포고하고 중립국 벨기에를 침공하면서 제 1차 세계대전의 본격적이 막이 올랐던겁니다.

      당시 영국은 프랑스, 러시아와 삼국협상을 맺은 동맹이었으며 동시에 벨기에의 중립을 보장한 상태였고, 독일-프랑스간 전쟁에선 중립을 지킬 수 있어도 벨기에의 중립이 침해당할 경우 즉시 참전하겠다는 기존 영국 정부의 방침대로 영국 정부는 즉각 전쟁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해군성 장관이던 윈스턴 처칠은 급성장한 독일 카이저 마리네와의 결전을 앞두고 한척이라도 많은 주력함이 필요 하다고 생각 중이었는데, 그 와중에 눈에 띈것이 오스만 1세와 레샤디에였습니다.(...)

      거기 생각이 뻗자마자 처칠은 즉시 해군 병력을 파견하여 오스만 1세에 승조하고 있던 오스만 제국 해군들을 강제 퇴함시키고 왕립 해군기를 계양하여 왕립 해군에 편입 시켰습니다.

      위에서도 말 했지만 이미 오스만 제국은 배값을 전부 지불 한 상태입니다.

      오스만 제국은 당연히 항의 했습니다만 처칠은 "거 임대료 주면 될거 아뇨?" 하고 하루당 1000파운드의 임대료를 제안 했습니다.

      그런데 배값이 2,750,000파운드인데다 오스만 1세의 인도지연으로 인한 전력 공백은 도저히 미룰수 있는게 아니었기에 오스만 제국이 받아들일만한 조건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가난한 형편에 일을 하기위해 자동차를 구입하셨는데 여기저기서 돈도 빌리고 가족들 비상급도 다 끌어모아 차값을 내고 차 받으러 가서는 '빚더미에 올라 앉았지만 이 차로 돈을 벌면 어떻게 될거야...' 하고 희망에 차 있는데 자동차 공장 직원이 여러분들을 쫓아 냈습니다.

      항의 했더니 자동차회사 사장이라는 놈이 한다는 소리가 "우리 좀 써야 될 일이 있어 그런데 하루 임대료 만원씩 쳐 줄테니 좀 있어 보쇼." 라고 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그놈자식 갈기갈기 찢어 놔도 시원찮을겁니다.

      거기다 처칠은 오스만 제국이 언제 적국에게 협력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요 전략병기인 전함을 빼았아야 한다는 생각 역시 가지고 있었는데...

      적국이 될지도 모른다는 나라에 전함같은 최상위 전략병기를 파는 병신이 어디있습니까?(...)

      미국이 북한에 항모를 팔았다는 소리나 다름 없는 소린데, 그걸 인정 했다는게 그냥 자기가 병신이라는걸 인정 한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인거죠.-_-;;;

      당연히 영국 안에서도 말이 나왔습니다. 이대로 오스만 제국과 척을 지면 후일 큰 화를 불러 올거라 생각한 상식적인 의견들이 많았는데, 처칠은 모조리 묵살하고 오스만 1세를 HMS 애진코트, 레샤디에를 HMS 에린으로 재취역시켜 전쟁에 투입시킵니다.

      결국 오스만 제국은 영국과 완전히 척을 져 버렸고 그 미친짓을 보고 있던 독일의 빌헬름 2세가 영국 해군에게 추격당하다 이스탄불에 은신하고 있던 몰트케급 순양전함 괴벤, 경순양함 브레슬라우를 승조원 채로(...) 오스만 제국에 선물 하겠다고 선언 했고 결국 오스만 제국은 독일과 동맹은 맺고 영국에 선전포고를 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갈리폴리전투에서 영국을 발라 버리며 처칠의 병신 이미지를 더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지요.(...)

      결국 HMS 애진코트는 왕립 해군 소속으로 전쟁에 참전 하여 딱 한번, 유틀란트 해전에 참전하여 독일의 순양함들과 교전하며 전과를 올린 뒤로는 딱히 활약이라 할만한게 없다가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으로 인해 해체됩니다.

      15인치급 전함인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들을 건사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부실했던 애진코트가 우선적으로 처분된것.

      즉 말도 안되는 판단으로 만들지 않을수 있었던 적을 만든 처칠경 최악의 삽질 중 하나입니다.

      처칠경 입장에서는 구매가 아닌 임대니 돈이 들어도 적게 들거고, 오스만 제국이 거절을 한다면 그냥 시원하게 때 먹어버릴 생각이었고 결국 때 먹었으니(...) 의회를 구워 삶기도 쉬워 보였던것 같은데...현실은 뭐...-_-;;;


      덤1.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 당시 HMS 애진코트를 희생양으로 해서 살아남은 전함중 한척이 왕립 해군 최고 수훈함이자 나치 독일 크릭스 마리네의 사신이었던 HMS 워스파이트입니다.

      노르웨이 전역에서 크릭스 마리네 수상함 세력 절반가까이를 잡아 먹으며 크릭스 마리네에게 트라우마에 가까운 공포를 심어준 전함이기도 합니다.

      그 빛나는 무훈을 생각하면 영구보존이 당연해 보이지만, 2차대전 종전 후 영국 경제가 개판이라 결국 해체되었습니다.(...)


      덤2. 카이저 마리네가 선물한 괴벤은 야부즈 술탄 셀림으로, 브레슬라우는 미딜리 라는 이름으로 재취역하여 오스만 제국 해군이 마르고 닳도록 써 먹었습니다.

      심지어 야부즈 술탄 셀림은 터키 공화국  해군이 1971년까지 써 먹다가 퇴역 시켰는데(...) 이것은 순양전함중 가장 긴 함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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