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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648
    작성자 : 아사붕
    추천 : 240
    조회수 : 8813
    IP : 203.244.***.46
    댓글 : 46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4/12/24 14:41:15
    원글작성시간 : 2004/12/23 15:45:48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648 모바일
    "연예인 누드보다 미아찾기에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유괴, 그 지독한 운명에 관하여...
         
      maska0411(maska0411) 2004/12/16 13:49 조회 : 6138 추천 : 16  
     
     
    눈을 뜨고 있어도 가위에 눌려.... 

    막 몸이 저려서... 딸꾹 

    막 몸이 저려서...아!! 이제 죽는구나... 

    이제 미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다가... 

    정신을 차리면 또 어느 병실에 누워 있어......딸꾹 

    참 질기다....빌어먹을 목숨 참도 질기다...참도... 



    그 날 선배는 술에 비틀거리다가 

    수차례 오열을 하며, 헐어버린 내장으로 부터 검은 피를 토해냈지만 

    난 아무런 위로도,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옆에서 고개를 숙인 채 지독한 그의 인생에 흐느끼고 있었다... 



    4살 난 아들. 


    정말 귀하게 낳았던 아들. 


    병원에서 아이를 낳으면 형수도 아이도 둘다 죽는다고 했던, 

    그렇게 술을 좋아했던 선배가 매일 성당에 앉아 눈물을 흘리며 간절하게 빌었던 


    그런 귀한 아들. 


    우리가 잘 알면서도 정말 느끼기 힘든 세상 외딴 곳에는 

    아이를 잃어버리고 매일 실성한 채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선배는 

    그 순간부터 지옥의 모든 불을 끼얹으며 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배는 

    아이를 잃어버린 후 


    하루에도 몇 번씩 실신하면서 
    쌀 한 톨도 목구멍 속으로 넘기지 못하는 형수를 보면서 

    잠시도 흔들리지 않았다. 



    찾아야 한다...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 

    돈을 원하다면 다 줄 수 있어... 

    어떻게든...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 




    그렇게 일도 포기한 채 수소문 하기를 3달 무렵.... 


    너무 말라버린 형수를 부축이며 병원으로 향하던 그 날.... 



    형수 : 여보 저기 우리 아이 아니야?? 여보 저 쪽 좀 봐봐!! 우리 아이가 저기 있잖아 우리 아이가.... 




    몸이 쇄약해진 형수가 도로 건너편으로 지나가는 아이의 환영을 보았던 것이다... 




    선배 : 여보 괜찮아?? 저 쪽엔 아무 것도 없어!! 정신 좀 차려봐!! 

    형수 : 아냐!! 거짓말!! 당신도 다 한패지? 놔!! 놔!!! 아가 이리온......... 아가!!!! 

    선배 : 안 돼!! 여보.. 안돼!!!! 







    쿵...................... 





    즉사였다. 


    형수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선배는 매우 초췌한 상태로 한마디 말도 않은 채 
    묵묵히 장례를 치뤘다. 


    형수의 사고 이후 아이를 찾아야 한다는 무서운 집착을보이며, 

    칼을 들고 목격자를 협박하면서 '아이를 숨긴 곳을 대라'는 등의 증세를 보인 것도 

    아마 그 때 부터였던 것 같다. 



    이렇게 선배의 모든 것이 무너질 무렵... 

    과정도 모른 채 아이는 돌아왔다. 



    후에 아이의 증언을 통해 얼핏 알 수 있던 것은 

    아이에 관한 정신병을 가진 한 여자가 아이를 데려다 키우기 위해 

    유괴했다는 추측만 가능했다. 



    선배는................. 


    아이가 돌아온 뒤에도 몇 달간은 흔들렸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택시 회사에 취업을 했다. 


    그 당시 술을 사들고 선배 집에 찾아가 
    조심스레 "선배 괜찮아?" 라고 물었을 때 

    선배 : 이 녀석 바라보고 살아야지..뭐~~~조군아!! 이 녀석 이제 유치원 들어간다!! 참 빠르지 않냐?? 

    라고 말하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살아야지... 

    이제 산 사람은 살아야해... 




    그렇게 가슴 시린 술잔을 기울였었다.. 




    그러나 


    그 잔혹한 운명은 그에게서 작은 기운마저 시기했었나 보다. 


    아이가 유치원에서 상을 받았다며 전화로 그렇게 자랑했던 때도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골목에 주차된 트럭 뒤에서 흙장난을 치고 있던 아이를 미쳐 보지 못한 운전사가 


    후진을 하면서 


    아이의 몸을 그대로 짓이겨 버렸던 것이었다... 


    당시 목격자에 따르면 

    아이는 바퀴에 깔려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살아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럭 운전사가 그대로 트럭을 더 뒤로 빼는 바람에... 

    분명히 아이가 깔렸음을 알고도 트럭을 뒤로 빼는 바람에... 



    아이도 그렇게 엄마 곁으로 가버렸다고 한다. 



    경찰에 연행됐던 운전사는 진술서에서 

    아이가 깔려 있던 것을 알았지만 그대로 두면 장애자로 평생을 살까봐 
    그냥 죽임을 당하는 것이 더 나을 거란 생각에 그리 했다고 말했다.... 

    미치광이 같은 괘변으로 확. 인. 사. 살 이었다고 말했다. 



    아이가 장애자가 될 것 같아 그랬다고...?? 

    그 아이가 어떤 아이인데.... 

    확인 사살이라니.... 

    살아만 있길 바랬는데.... 

    살아만 있다면....... 


    경찰서에 도착한 선배는 그 자리에서 화도 내지 못하고 실신해 버렸다. 




    그 사건 후 벌써 몇년이 지났지만 선배는 그저 전국을 떠돌아 다니고 있다. 

    그러다 가끔 나를 찾아 술자리를 할 때면 

    조언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슬픔을 토해낸다... 


    조군 : 아직도 떠돌아 다녀? 

    선배 : 죽고 싶은데 죽어지지가 않네... 

    조군 : .......... 

    선배 : 눈을 뜨고 있어도 가위에 눌려.... 

    막 몸이 저려서... 딸꾹 

    막 몸이 저려서...아!! 이제 죽는구나... 

    이제 미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다가... 

    정신을 차리면 또 어느 병실에 누워 있어......딸꾹 

    참 질기다....빌어먹을 목숨 참도 질기다...참도... 




    자신의 자식을 잃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이다. 

    그 고통을 옆에서 지켜봤던 조군 역시 

    선배가 토해내는 울분의 백만분의 일도 다 헤아리지 못했다. 


    난 생각한다. 

    조금만 더 나은 세상이었다면... 

    그 때 그렇게 유괴를 당하지 않았다면... 

    형수가 그렇게 환영을 보고 차에 치여 즉사하지 않았다면... 

    그 트럭 운전사가 미친 생각으로 확인 사살만 하지 않았다면.... 

    아니, 

    그 비참한 사건들보다 우리들이 적어도 

    어느 여자 연예인의 누드집 기사보다 미아찾기에 더 관심이 많았더라면... 


    선배는 조금의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었을까... 

    글쓴이 : 조군 

    ------------------------------------------------------------------------------------- 
     
    마지막 구절이 참 가슴에 남아있네요...

    "연예인 누드보다 미아찾기에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좀더 많은 분들이 알아야 하겠기에 네이트닷컴의 오늘의 톡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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