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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63834
    작성자 : 전정말..
    추천 : 63
    조회수 : 3482
    IP : 118.176.***.90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2/26 12:28:44
    원글작성시간 : 2010/02/26 07:24:58
    http://todayhumor.com/?humorbest_263834 모바일
    사는 이유 좀 알려주세요.
    전 26살의 남자입니다.

    나름대로 버릇없이 자란적없고.. 주변 사람들에게 효자소리 들었으며..

    지극히 평범하게 학생때도 담임이 존재감을 잘 못느끼는 그냥 그런 평범한 학생들 중의 한명이었고..

    공부도 반에서 중간만 유지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진로도 정했고 소신대로 배웠으며.. 어린나이에도 다수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회사는 아니지만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평생 밥벌어먹을 기술을 터득한 그냥 그런 사람입니다..

    지금은 다니전 직장을 그만두고 잠시 쉬고있습니다..

    그런데.. 전 삶의 의욕이 없어져가는 제 자신을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수년동안 오유를 들락날락했기에 오유분들에게 힘을 좀 얻어보고자 글을 쓰는데.. 길더라도...

    읽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부유한 가정이 아니었습니다.

    지방에서 전재산을 가지고 서울의 식당을 계약했던 어머니..

    그 식당은 터무니 없이 비싼가격이었고 터도 안좋았지만... 아버지가 끝까지 거길 얻어야 한다고

    했답니다.. 물론 어머니를 심하게 때리시고 폭행하시면서까지 그 가게를 계약한 아버지입니다..

    위로 형이한명 있습니다.

    어릴적 형과저는 가게뒤에 딸린 작은 방에서 살았고..

    어머니와 아버지는 식당바닥에 전기장판을 깔고 주무셨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삶속에서 아버지는 세번의 외도를 하셨고...

    차마 저와 형을 보고 이혼을 할 수 없었던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맞아가면서 까지...

    버티시며 가게를 이어가셨고..

    결국 가게를 처분하고 어머니는 파출부를 다니시고 그때까지 아무런 경제적능력이 없었던

    아버지는 갑자기 공부를 하시더니 자격증을 취득하셨고 회사에 들어가셨습니다..


    형은 대학생이 되자 지방대학으로 멀리 떠났고..

    저만 남게 되었죠.

    형과 함께 살았던건 그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20살때 지방으로 떠난 형은 지금도 지방에서 살고있죠.

    어머니는 아프신 관절에도 열심히 일을 다니셨고...

    형과 저의 등록금에 힘들으셨을 겁니다..


    그렇게 힘들어하는 어머니곁을 지켜드리지 못하고 제가 군대를 갔을 때..

    아버지의 음주는 더욱 심해지셨고.. 심하게 맞으신적도 다반사였고..

    술에 잔뜩취해 화가나서 들어오는 소리를 듣고 겁에 질려 위층으로 도망가신적도 있다고 합니다..

    제가 있을때는 어렸지만 어떻게든 힘으로 막았거든요..

    물론 지금은 나이가 드셨는지 폭력은 더이상 쓰지 않으시더군요.. 

    그도 그럴것이 건장한 26아들이 있는데 어찌 폭력을 쓰시겠어요.. 제가 가만있을까요.


    그렇게 전역을하고 전문대를 졸업한 뒤 드디어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열심히 벌었습니다. 비록 쥐꼬리 만큼이었지만...

    120을 받아서 어머니에게 60만원을 꼬박 생활비로 드리고...

    30만원으로 항상 어머니 고급여성의류라든지 신발 화장품등을 사드렸습니다..

    여자친구는 한번도 생겨본적이 없었기에 다른곳에 돈쓸 이유도 없었습니다.

    월급날마다 선물해드리면 근심걱정 아픈관절 다 잊어버리시고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시는 어머니보면

    정말 제가 다 행복해서 계속 사드리게 되더군요...

    거기에 정말 마음에 들지않던 아버지였지만 저또한 자식이고 그분은 아버지이기에 

    매달 10만원은 아버지 용돈으로 드렸습니다.. 

    아버지역시 무뚝뚝하시고 평소에 저와 대화한마디 없지만 용돈을 드릴때 좋아하시는 모습이 눈에

    보이더군요.. 그래서 이게 효도하는 즐거움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벌었습니다..

    어머니는 매달 드린 60만원을 따로 통장에 넣어놓으셨고요..

    그래야했습니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어느날 못드시는 술을 드시고 말씀하셨죠.

    니 형을 죽어라고 고생하며 키워놨는데.. 결국 효도한번도 안하고 지방으로 떠나서 살고있구나..

    엄마는 평생 자식이 사준 밍크코트한번 못 입어보고 죽어야할 팔자인가보다.. 라고..

    그게 제가 어머니곁에서 적어도 당분간은 저보다 어머니에게 돈을 써야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형이 아직 학생신분인데도 결혼을 하겠다고 하더군요..

    알고보니 형수가 임신을 했던 거였습니다..

    저흰 반대했지만 이미 어린애의 생명을 무시할 수 없었죠..

    그렇게 형이 졸업하고 지방에 취직을 했고.. 어머니는 생활비와 전세집을 얻어주었습니다..

    형편이 좋지 못한데도요..



    그때부터 전 친형에대한 믿음이 조금씩 사라졌고.. 매번 생활비가 부족하다며 어머니에게

    전화로 도움을 구하고 또 어머니는 못이기고 붙여주고...

    처음 저희힘으로 살테니까 걱정마시라고했던 형이 원망스럽고 가증스럽더군요..

    심지어 제가 그동안 꾸준히 2년동안 매달 60만원씩 모았던 돈.. 천만원 가량이..

    형의 전세집 얻어주는데 전부 쓰였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정말 모든걸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항상 우리에게 미안해하는 형이기에 참았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불과 얼마뒤 아버지가 유부녀와 외도를 하는 것이 들통났습니다..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고.. 이혼까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어머니는 마지막기회를 주기로하고 참았습니다.. 우리들 때문이었겠죠..

    아버지에 대한 믿음은 바닥에 떨어졌지만.. 자식의 도리를 하기위해 용돈은 계속 드렸고..

    그 용돈으로 술을 드시고 매일 새벽 2~3시에 들어오시면서 회사일이 바쁘다고 핑계를 대셨고요..

    아무리 자식으로서 술을 드시지마세요.. 깊은 대화를 하고 싶어도.. 언제나 버럭버럭 화를내시며..

    " 아버지가 버는 돈이 얼마나 힘들게 보는건줄아냐.. 바깥일은 몰라도 된다.. " 그말뿐입니다..

    어머니는 또 바람을 피우는게 아니냐고 의심하셨지만..

    이젠 다 포기하셨는지..

    그냥 이혼하고 너랑 둘이 살고싶다고 항상 말씀하시더군요...



    형은 매달 몇 번씩 생활비가 부족하다... 카드값을 막지못하겠다.. 등으로 어머니에게 도움을 구하고..

    그럼 제가 매달 드린 60만원을 모아둔 통장에서는 잔액이 빠져나갔습니다..

    압니다.. 형의 월급으로 그 어린 조카놈 기저귀값도 못하는거... 그렇다고 어쩌겠습니다..

    그 60만원 당장 없다고 우리가족이 굶어죽는건 아니지만.. 형에게는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도 형은 빨리 승진하기 위해서는 대학원을 나와야 한다며 올해부턴 대학원에 다닌다더군요..

    물론 그 엄청난 등록금.. 또 어머니가 내주셨습니다....


    한번은 도저히 참지못하고 화를내봤지만.. 

    미안하다고 하시며 그래도 자식이 그러는데 어쩌겠니.. 라고 우시는데..

    미안하다고 둘째 너한테 정말 면목이 없다.. 하시는데.. 그런소리를 듣자고 한게 아니었는데 말이죠..

    마치 저에게 죄를 지어서 사과하는 모양으로 앞에 앉아 우시는데.. 가슴이 찢어질 것 같더군요..

    결국 평생 고생만 하시며 사시는 어머니한테 다시는 화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아버지는 오늘도 새벽 4시에 들어오셨고..

    전화는 항상 받지 않으시며.. 이유는 그냥 회사가 바쁘다.. " 회사일인데 말해서뭐하냐.. "

    이게 끝입니다..



    피곤해서 주무시는 어머니를 대신에 항상 새벽에 들어와 밥을 달라는 아버지 밥상은 

    제가 차려드립니다.. 그래서 전항상 아버지가 오시기전까지 잠을 자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동료아주머니들과 노래방에 가시고... 짐찔방에서 주무시기도 하십니다..

    그래서 밤늦게 12시가 넘어 들어오실때도 있죠..

    전 아머니의 유일한 낙이 그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무말 안하고..


    밀린빨래를 돌리고 설거지를하며.. 청소기를 돌립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저에게 빨리 일을 나가라고 하십니다..

    니가 벌어야 여유가생긴다고 하십니다..

    아버지는 빨리 일나가서 용돈왜 안주냐고 하시더군요..

    형은 또 생활비가 부족하다며 조금만 빌려달라고하겠죠.. 


    제 나이 26... 형 나이 28... 전 모아논게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 지갑안에 있는 이만원이 전부군요...

    핸드폰은 요금을 못내서 정지된지 몇주가 지났고...

    인터넷비도 통장에 잔액이 없어서 언제 끊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내달라는 말은 죽어도 못하겠더군요..

    몇일 알바를 해서 받은 푼돈으로 꼭 필요한 경우 쓰곤 합니다...


    다니던 회사가 없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나오긴 했지만..

    하지만 다시 일을 나가긴해야하겠죠..

    하지만... 전 돈에 대한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제가 벌어서 계속 이렇게 형과 어머니를 위해 쓰다보면 저에게 남는건 뭘까요..

    그렇다고 모든걸 무시하고.. 내 스스로 저축하고 독립한다면..

    지금 어머니는 어떻게 해야하죠..



    어머니가 그러셨습니다..

    지금의 아버지가 저런데.. 형도 집떠난지 10년이 넘었고...

    너라도 곁에 없었으면 엄마는 우울증으로 자살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어머니를 두고 제가 무슨 독립이며 내돈은 내가 쓰겠다고 거론하겠습니까...

    제 삶의 목적이 뭘까요..

    열심히 벌어서 어머니를 도와주고 형을 도와주고 어버지 용돈드리고....

    그리고 나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형과 재산을 나눠가진다음..

    그때가서 알아서 벌어먹을 궁리를 찾는걸까요? 


    전 모르겠습니다.. 제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건지..

    이대로 멈춰있기는 싫은데.. 다시 일터에 나가 미친듯이 돈을 번다고해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하루중에 웃는시간은 이따금 오유에 들어와 피식피식거리는 것이 전부이며...

    그나마 있는 친구놈 둘이 소주한잔 하면서 농담이나 주고받을때가 전부입니다..

    저에게 행복한 순간은 언제올까요.

    여자친구가 생기면 행복해집니까?

    당장 여자친구에게 영화한편 보여줄 돈도 없는 제가 무슨 연애를 합니까..

    자신감이 줄어들고 조금씩 26년동안 참았던 울분이 커지는거 같습니다..


    어머니를 보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고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고...

    아버지를 보면 원망스럽고 답답함이 밀려오고..

    형을 보면 한숨이 나오고 의지가 되지도 않습니다..


    조만간 다시 다른곳에 취직하여 돈을 벌겠죠...

    그때가 되면 또 저는 어머니에게 용돈을 드리고... 코트를 사드리며 어머니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의 호통과 술주정에 분을 느끼며 계속해서 살아가겠죠...


    가끔씩 그런생각을 해봅니다..

    이대로 살아가다보면 나중에 난 뭐가 되어있을까..

    30~40이 되어서도 난 결혼이란걸 하긴 할 수 있을까..

    평범한 아파트에서 평범한 자식과 함께 착한 부인과 웃으며 저녁먹는 그날이..

    나에게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때마다 더이상 세상을 살아서 무엇할까.. 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힘들게 퇴근하며 들어오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

    다시금...

    아니야.. 그래도 아직은 어머니 곁에 있어줘야 할 때...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답을 요구하는게 아닙니다..

    어머니에게 상처 될까봐 말못하고...

    아버지에겐 대화가 불가능하고..

    형에게는 쓸대없는 말이 될 것 같고...

    친구에게는 더욱더 말 못하겠고...

    전 도저히 누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야할지 몰랐습니다..


    오유분들은 이해해주실 것 같아요..

    지금까지 오유를 봐오면서 오유분들은 참 따뜻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어떻게든... 힘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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