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역시 뒷북 확률 욘네 큼
역시 하드 정리중 발견
무척이나 더웠던 여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어김없이 난 고등학생의 의무를 다하고자 부지런히 학교에 갔다.
졸려 죽을 것만 같던 1교시가 끝나고,
천금같은 쉬는 시간이 지나고 2교시가 시작 되려고
하고 있었는데, 왠지 그때부터 학교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 그가 돌아왔다 "
옆반 놈이 종이치기 바로 직전 했던말이다.
종치고 나서 선생님이 들어오기 전에 애들은
기쁨에 가득찬 얼굴로 이런 말들을 했다.
" 드디어 돌아온거야 "
" 변한거 없이 그모습 그대로야.. "
" 말세로군.. "
" 엽기적이야! "
" 짱이야! "
.... 쉬는시간에 내내 퍼잤던 나는
그 영문을 전혀 몰랐다. 나만 모르는것 같았다.
옆에있던 친구에게 물어봤다.
" 뭐가 돌아왔는데? 응? 가르쳐줘~ "
친구는 " 안가르쳐줘 " 로 일관했다.(개쉑히!)
그 옆 친구에게 물어봤으나
역시 대답은 한결같았다. " 직접 확인해 푸훗 "
그나마 " 매점으로 가면 볼수 있을꺼야 " 라고 말해준
친구 한명이 있어서 2교시 쉬는시간에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뭐가.. 도대체 뭐가 돌아왔단 말인가!
혹시 사건을 저지르고 무기정학을 먹고 돌아온
전설의 복학생이 아닐까? 우리학교에 전에 학생폭행으로
감방에 갔다온 조폭출신 수위아저씨가 있다던데 혹시
그가 돌아왔나? 아니 그런데 왜 애들이 기쁨에 넘쳐 흘르지?
정말 궁금해 죽을껏만 같았다. 1교시가 그렇게 긴적은 정말
처음인것같았다. 시간아 빨리 지나가라 나쁜자식아!!!!!!
............
2교시 쉬는시간이 되기가 무섭게 뛰쳐 나왔다.
옆반, 뒷반 할꺼없이 그날따라 유난히 뛰쳐나오는 놈들이
많았다. ' 저놈들도 그를 보러 가는걸꺼야.. ' 라고 예상했다.
매점은 아이들로 넘쳐났다.
옆에 있는 철수에게 물었다. " 여기 도대체 뭐가 돌아온거야?????? "
그는 손가락으로 그것을 조심스럽게 가르켰다.
그것은..........
바로 맥-_-콜 이었다
(여기서 "맥콜이 뭐야?" 라는사람은 당장 ctrl+w를 누르시기 바란다. -_-)
때는 80년대 후반,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라는 음료수계의 두 대부와
당당하게 맞짱을 떴던 전설의 보리음료... 맥..콜..(영어로 MacCol)
난 두눈에서 기쁨의 눈물이 넘쳐 흘렀다.
10년전 어린시절, 온동네를 시끄럽게 뛰어놀고 지친숨을 헐떡이며
나의 가슴을 차갑게 적셔주던 맥콜..
그는 무슨 개깡-_-; 인지 10년전 그 촌시런 디자인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단지 틀려진게 한가지 있었는데.. 투박하게 써있는 맥-_-콜 이라는 글씨
앞에 조그맣게 이렇게 써있었다.
[millenium]
.....그렇다... 이것은 보통 맥콜이 아니다.
21세기를 맞이하여, 새천년을 기념하여! 콜라와 사이다와 2%류로 지루한 삼파전이 계속 되고있는 우리 음료계에 (주)일화에서 자신있게 다시 내놓은 음료계의 대부. 맥콜의 새천년(millenium) 버젼이었던 것이다!!!!(T^T)
.......... 아무튼 그날 매점에는... 빈 맥콜 깡통으로 넘쳐났다.
몇몇 아이들은 이날을 기념한다고 맥콜 깡통을 집으로 가져가겠다고
말하고 있었고, 울학교 일진 양아치들도 ' 맥주랑 맛이 비슷해서 ' 라는 이유로 맥콜을 대량 구매하고 있었고 -_- 물론 선생님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점심시간대는 정말 가관이었다. 점심 먹자마자 아이들은 그 좁은 매점틈을
비집고 들어오면서 " 아줌마 맥콜이요! " " 맥콜 3개요! "를 외쳐댔고,
어제까지만 해도 인기 정상을 달리던 맛있어서 쿠우-_-와 2% 부족할때,
펩시콜라등등은 정말 명함도 못내밀정도로 그날은 맥콜의 날이었다.
쓰레기통을 보자니 퍼런색 맥콜 깡통이 흘러 넘쳤고..
누가 거품을 높이 올리나.. 하면서 겁없이 맥콜을 졸라 흔들고 땅바닥에
내리쳐서 튀어오르는 거품의 양을 재는 몰상식한 인간들도 몇 눈에 띄었다(감히 맥콜님에게! 너희는 지옥갈꺼다)
한마디로 맥콜 축제였던 그날이 다 끝나갈 종례무렵,
전교는 또한번의 술렁임이 있었다.
" 그도 돌아올까? "
" 글쎄, 돌아올수도.. "
" 돌아와봤자지.. "
........요번에도 난 영문을 몰랐다.
다행히 학교가 끝난 나는 수소문해서 그 진상지를 찾게됐다.
옆에 철수가 또 지나가고 있었다 -_-(철수는 음료수 광이다)
" 또 돌아오다니? 누가? 맥콜은 이미 돌아왔잖아! "
철수는 긴 한숨을 내쉬더니, 나에게 다가와 귀에대고 조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
" 보리텐 말이야 "
...........
보리텐.....!!!!!!
맥콜과 함께 보리음료계의 쌍두마차,양대산맥을 형성해오며
보리음료계를 제패할려고 맥콜과 치열한 접전을 버리다
아쉽게 맥콜에게 밀려 맥콜보다 먼저 사라졌던..
전설의 음료 보리텐이었던 것이었다.
과연.. 보리텐마저 돌아올까?
(에필로그)
이 일이 있고나서 몇일후, 난 동네슈퍼에서
전설의 맥콜의 1.5리터형을 볼수 있었다.
(파는곳은 지금까지 거기밖에 못봤다.)
......잘 아시다시피 맥콜을 파는곳은 그다지
많지 않은것 같다. 우리 학교에선 여전히
팔고있지만 인기가 예전같지 못하다.
맥콜을 먹자!!!!! 맥콜 캔을 자세히보니
재료 : 보리(국산) 이라고 써있었다.
맥콜을 먹으면 우리 농촌계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는..
보리텐을 부활시켜야 한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