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요
다른 직장에서 선배들이 참 되도 않게 갈궈대서 이러다 내가 죽지 싶어서 직장 옮기고 한 2년 지났네요
며칠만 있음 2년 채워요 딱
지금 있는 곳 처음 와서 여기 사람들 너무 좋다고...사람들이 다 등짝에 날개 달고 있는 거 같다고 막
비공개라서 솔직하게 써도 되는 싸이 일기장에도 써놓고 그랬는데
진짜...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들이 내 뒷다마를 까고 있었어
난 그것도 모르고 울 동료들 힘들까봐 출근하면서 바나나우유랑 사가고 ㅋㅋㅋ집에서 간식거리 챙겨가고
야근하면 간식도 따로 준비해가고
일하는 것도 나 나름 열심히 한다고 일했는데
물론 내가 부족했던 건 알죠, 실수도 많고
그래서 항상 나 실수하는 거, 빼먹은 거 있으면 말해달라고
그럼 항상 없다며
뭐 도와줄 거 없냐 그럼 없다며
진짜 없어서가 아니었나봐, 아예 손도 대지 말라는 거였었나 봐요
그래도 난 내가 실수 많은 거 알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들 실수한 거 보이면 그냥 조용히 수정하고 나조차도 잊고 넘어갔죠
투약 한 번 잘못하면 사고 엄청 날 수 있는 건데
동료 하나가 투약 잘못했는데 환자 토했을 때,
그거 내 잘못 때문이라고 누명쓰고 엄청 혼나고 나서
한풀 꺾이고 하도 억울해서 바로 뒤져봐서 그 자리에서 바로 내가 한 거 아닌거 밝혀졌는데도 나한테 미안하다 한 마디 안 하는 사람들 볼 때
난 왜 몰랐을까요
쓰레기통에서 다른 동료가 잘못 버린 멀쩡한 약품들 건져내는 나한테, 오히려 화내면서 그만 좀 하라는 선배를 봤을때 난 왜 그냥 어리둥절하기만 했을까요
아무 일도 없었던 날 없는 애교 쥐어짜면서 선배한테, 저 평소에 실수하는 거 많죠 항상 죄송해요~하는데 표정 싹 굳어질 때 알았어야 했는데
내 앞에서 다른 일 못하는 후배 욕하면서, 그러면서 그 후배가 여우짓 하는 건 엄청 욕해대면서
같이 맞장구 치던 날 보고 얼마나 웃었을까요
난 그 후배한테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자기들이 나도 한 편인 줄 알고 끌어들여 놓고
정말 그 사람들 시선에서 보니까 그렇게 보이던 걸 맞장구쳐 줬는데
속으로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너나 잘해 이런 생각?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나한테 말하면 되잖아요
그 여우짓한다는 후배는 잘못한 거 있으면 바로 지적 들어가잖아요
나한테는 말 안 하고 상급자한테 바로 이야기가 들어가네요
정말 몰랐어요, 내가 그렇게 당신들한테 문제가 되는 존재였는지
항상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정말 친구인 듯 느끼도록 잘 대해줘서
난 당신들이 직장 동료라기보다는 친구처럼 느껴졌었어요
같은 일 하고 있는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는 친구
착각이었네요
내가 그렇게 웃겼나요
난 진짜, 나한테 직접 원한 산 사람들 아닌 당신들에겐 섭섭한 거 있어도 뒤에서 호박씨 깔 생각은 안했어요
아니 못했어요, 어떻게 그렇게 좋은 사람들한테 내가 섭섭해할 수 있냐고
그런 내가 잘못하는 거라고 몇 번을 고쳐 생각했었어요
사실 요즘 점점 이상해져 가는 거 알 수 있었어요
어느 순간 엄청 살갑게 굴다가 또 어느 순간은 내 말은 그냥 그림자처럼 묻혔어요
내가 인사하면 그냥 예 안녕하세요 그러면서 바로 뒤에 오는 사람은 환영회하듯 떠들썩했죠
마치 자기들 마음에 안 드는 그 후배한테 그러듯이...
이제 내 차례네요
나이트 근무할 때, 당신들 다 모포 덮어쓰고 곯아떨어질 때
난 당신들 잠깐이라도 눈 붙이라고 커피 타먹으며 버텼어요
당신들이 잠에 빠져 다 못 끝냈던 일
내 일 범위도 아니건만 혼자 맘 안쓰러워 도와주곤 했죠
그런데 당신들은 뭐라고 했나요?
당신들 자고 있을 때 난 잠 안 오고 아픈 환자들 상대하면서 일했어요
평소엔 기본 횟수만큼 돌아봤지만 상태 안 좋은 사람 있으면 정말 자주자주 갔었어요
그거 다 기록으로 남아있는데
당신들은 뭐라고 했나요?
잠들어서 내 모습 보지도 못했을 당신들이 나에 대해서 뭐라고 할 수 있나요?
환자들이...당신들에겐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내게 뭐라고 하는지는 알아요?
이제 정말 웃을 수가 없네요
환자들 볼 때만 잠깐잠깐 억지로 미소 짓고
돌아오면 얼굴이 싸늘해져요
정말 돈 아니면 이런 거 다 집어던지고 싶네요
당신들 그러면서 필요할 땐 또 날 이용하잖아요
그러면서 친한 척 하겠죠, 친구인 척 웃는 얼굴 보여주겠죠
나 사실 친구가 별로 없어요
휴일에 편하게 연락해서 영화 보러 가거나 속상할 때 같이 술 마시러 가거나
그럴 수 있는 친구가 없어요
그럴 수 있는 사람은 있지만 그럴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에요
그래서 나한테 당신들은 정말 소중한 친구였어요
근데 다 내 착각이었네요...
너무 섭섭해서, 나보고 너무 섭섭해하지 말라는 상관한테
대체 그 사람들 누구냐고, 직접 내가 뭘 얼마나 잘못했는지 묻고 싶다 했죠
나중에 우리 층 전체 미팅 한번 하쟤요, 날 잡자네요
처음엔 좋아, 날 잡아서 한번 물어나 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근데 지금은 다 필요없어요
내가 무슨 말을 하든 구차한 변명이 될 테니까......
그냥 묻어둘래요
그렇지만 절대 잊지는 않을 거에요
이제 절대로 당신들 앞에서 웃지 않을 거에요
필요한 말 말고는 할 필요도 없겠죠
오늘 해보니까 별로 어렵지도 않았으니까...
상관은 내게, 그 사람들이 날 미워하는 게 아니라 일에 대해서 부족한 점이 있다고 했다고만 했죠
근데 어쩌죠...눈에 다 보여요...
미워하진 않겠지만 우습게 보고 있겠죠
당신들 눈에는 내가 얼마나 웃기게 보였을지...
돈만 아니면, 다른 곳보다 좀 더 나오는 월급만 아니면
당장이라도, 내일 아침이라도 그만두고 싶어요
차라리 처음부터 못되게 굴지 그랬어요, 다른 곳에 있는 다른 사람들처럼
처음부터 태웠으면, 아예 기대를 안 가지게 했으면 이렇게 서럽진 않았을 텐데...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럴 수도 없는데,
어디에 풀 수도 없는 섭섭한 감정만 또 벽을 만들고 있네요
그냥...여긴 아무도 나 모르니까, 혼자 한 번 주절거려 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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