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찰 "조센징은 강도나 피해자나 그게 그거

게시물ID : humorbest_26105

작성자 :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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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등록시간 : 2004/02/08 13:57:43

원글작성시간 : 2004/02/07 21: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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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찰 "조센징은 강도나 피해자나 그게 그거

일본경찰 "조센징은 강도나 피해자나 그게 그거"

“중국에 사는 한국인?, 조선족?. 조센징은 다 똑같지. 그게 그거지 뭐.”

사진 : 재일교포 A씨가 모욕을 당한 도쿄 경시청 산하 도쓰카(戶塚) 경찰서 전경.

“흐흐흐.”

강도 사건을 담당한 일본 경찰관이 피해를 본 재일 교포에게 사건 경위를 조사하다 ‘조센징’이란 비칭을 사용하며 노골적으로 조롱했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 한국계라는 점을 들어 맘껏 비웃었던 것이다. 곁에 있던 동료 일본 경찰관들도 ‘모처럼 맞는 소리 들어봤다’는 고소한 표정으로 모두 웃었다.

피해자는 진술 조서 작성을 거부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고 말았다.

5일 일본 도쿄 신주쿠(新宿)의 한 경찰서에서 재일 교포 주부 A씨가 당한 일이다.

A씨는 4일 오전 11시 10분경 남편이 출근한 뒤 잠깐 잠이 들었다. 목에 선뜻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떴다. 칼날을 목에 들이댄 3인의 남자가 방안에 들어와 있었다. 모조품인지는 모르나 총도 갖고 있었다.

이들은 북한 사투리가 섞인 한국말로 돈을 요구했다. 중국에 많이 건너와 살고 있는 한국계 중국인들이 틀림없다고 A씨는 말했다.

강도들은 A씨 부부가 가게를 차리기 위해 그간 모아둔 현금과 패물은 물론 손에 끼고 있던 반지까지, 500만엔(50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챙긴 뒤 30분만에 달아났다.

강도를 당한 억울함보다 더 큰 분통은 경찰한테 당한 일이었다.

초등학교때 일본에 건너온 A씨는 한국 국적 소지자로 일본 영주권을 갖고 있는 재일 교포. 한국인 남편은 불법체류자였다. 때문에 처음에는 강도 신고를 망설였다. 그러나 경비원이 있는 데도 강도를 당한 탓에 아파트 관리회사 등에 따지는 과정에서 경찰에 알려지게 됐다.

4일 오후 일본 경찰관들이 집을 찾아왔다. 남편은 자신이 불법체류자임을 밝히고 출입국관리소에 자진출두하겠다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그래?. 그럼 내일 신고해”고 말한 뒤 “비싼 집 같은데 집세는 한달에 얼마나 되느냐”는 등 흰 소리를 늘어 놓다가 돌아갔다.

다음날인 5일 오전 30여명의 감식반 등이 찾아와 지문채취 등을 했다. 남편은 “아무래도 범인들이 전에 집에서 하룻밤 재워준 한국계 중국인 부부의 친구들 같다”며 직접 잡고 말겠다고 집을 나설 채비를 하였다.

출입국 관리소에 자진출두하면 바로 구속돼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몇 달간 유치장에서 지내다 한국으로 추방되기에 범인들을 찾을 길이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이때 경찰에서 남편을 찾는 전화가 걸려왔다. 잠시 물어볼 것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경찰에 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불법체류자로 바로 구속해버린 것이다. 자진출두하면 ‘검거 실적’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

5일 오전 경찰서를 찾아간 A씨는 담당자에게 따졌다.
“자진출두하겠다니까 그렇게 하라고 약속해놓고 이럴 수 있느냐?.”
“우리가 언제 그런 약속을 했느냐.”
일본 경찰관들은 들은 체 만 체 했다.

이어 사고 경위 조사가 시작됐다.
간밤에 2시간 밖에 잠을 못 잔 상태였다. 칼을 들이대는 장면에 가위 눌려 소스라치며 일어난 게 몇 차례였다. 고교생 때부터 고학하며 모아온 돈으로 가게를 차릴 꿈에 부풀어있었으나 하루 아침에 꿈은 깨지고, 불법체류자라고 하지만 그래도 믿고 의지해온 남편 마저 구속되고 나니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티슈를 좀 달라고 하자 경찰관들은 히죽 웃었다.
“흥, 티슈? 없어.”
범인들의 인상착의를 묻자 중국에 사는 한국계, ‘조선족’이라고 대답했다.

담당 경찰관은 대번에 ‘조센징’ 운운하며 야유조로 나왔다. 중국 사는 한국인이 일본 사는 한국인을 상대로 강도를 벌인 일을 들어 ‘정말 어쩔 수 없는 한심한 민족’이란 뜻에서 한 말이었다. 담당 경찰관은 A씨가 어떤 내용을 진술하면 그 말을 그대로 따라하며 히죽였다. 사무실에 있던 다른 경찰관들도 낄낄거리며 웃었다. 화가 난 A씨가 주위를 둘러보며 정색을 하고 “웃지 말라”고 악을 쓰자 기세에 눌렀는지 “안 웃었다”며 슬그머니 외면했다.

수사는 뒷전인 체 피해를 당한 한국인을 조롱하는 일본 경찰에 분노한 이 여성은 결국 피해자 진술 조서 작성을 거부한 채 경찰서를 나오고 말았다.

상석에 앉아있는 경찰관에게 “이대로는 진술조서를 작성할 수 없다. 가겠다”고 하자 “아, 그래. 가” 하고 얼굴을 들어 한번 쳐다보더니 손짓으로 가라고 했다.

경찰서를 나온 A씨는 남편한테 속옷을 전해주려고 산 뒤 경찰서에 전화했다. 경찰은 면회는 물론 차입도 안 된다고 했다. 전해주는 사람의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이 없는 한 곤란하다는 것이었다. 피해자로 조사를 직접 한 당사자들이 A씨가 강도를 당해 신분증도 모두 없어진 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그랬다. 그럴 수 있느냐, 강도당해 다 빼앗겼는데 신분증이 어디 있느냐며 사정하자 “그게 법이야.”하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지금까지 저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이 일본을 욕하는 글을 보면 ‘일본인들한테 배울 것도 많다’고 댓글을 올리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택시를 타면 운전사들이 껌을 짝짝 씹거나 노래를 불러대고, 멋대로 합승을 하고 정말 한심하더군요. 하지만 일본 택시기사들은 친절하지요.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 욕만 하지 말라고 옹호를 한 것이이죠. 하지만 제가 이번에 일을 당해보고는 일본인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인을 차별하는 줄 정말로 몰랐습니다.”

하루 아침에 재산을 털리고 남편과 생이별을 한 A씨는 중학교 때 잠시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 적을 제외하고는 일본에서 줄곧 지내왔다. 그러나 지금껏 보아온 일본인, 일본 사회는 겉모습이었을 뿐, 약자는 철저히 무시하고 차별하는 일본인들의 속내를 이제야 발견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남편이 조기에 재판 받고 한국으로 추방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언젠가 다시 돈을 벌게 되고, 남편을 다시 만나더라도 일본 사회에 대한 환멸은 오래 갈 것이라고 했다.

일본 도쿄=도깨비뉴스 리포터 지안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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