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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26070
    작성자 : 사는게뭐니
    추천 : 19
    조회수 : 1979
    IP : 125.252.***.73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3/07/03 21:21:39
    http://todayhumor.com/?military_26070 모바일
    수도 통합 병원에서 생긴 일.
    님들 하이요?
    유게에서 놀다가, 그냥 다시 밀게로 정착 하기로 했어요.
    역시 군대 이야기 아니면 할 얘기가 없드라구요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잘 부탁 드립니다~
    근데 무슨 무슨 썰 쓰는거...은근히 중독 이네요 ㅎㅎㅎ
     
     

    때는 약 3년 전.
    ㅅㅅ이가 중사(진)을 갓 달았을때다.
    훈련만 다녀오면 가끔 다쳐오긴(까지거나, 멍들거나, 물집 잡히는 그런 것 들) 했지만...
    그땐 처음으로 ㅅㅅ이가 팔이 부러져서 철심 박았을때 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ㅅㅅ이가 수통이란 곳에 입원을 했을때 였다.
    입원 했다는 연락에 '어떡해, 어떡해' 를 연발하며...
    큰 맘 먹고 휴가를 냈고. 부랴부랴는...아니고....
    원래 휴가는 적어도 3일 전 내는거라 휴가 결재가 떨어진건 3일뒤 였으나...
    한참 그 당시에 난 용접에 미쳐 있었으니..
    혹시 여기 용접 하시는 분 이 계신다면 대충 아실려나?
    용접마스크를 안쓰고 용접 할 시에 나타난다는 눈이 팅팅 붓고, 눈물이 줄줄 흐르고, 눈이 안떠진다는 그 것.
    초보다 보니 용접마스크를 쓰고 하면 잘 하고 있는지, 안돼는지 구분이 안돼어
    쓰다가, 말다가를 무한 반복하며 용접 할 시에 나타나는 그 것.
    당연히 휴가 전날 까지도 그 것을 반복하다가...다음날 눈이 안떠지는 것을 겪고야 말았다.
    부랴부랴 냉찜질 한다, 뭐한다 해서 눈이야 뜨긴 했지만...
    가끔 눈물이 줄줄 흐르고, 눈이 토끼 눈 마냥 벌개진건 어떻게 할수가 없었다.
    이 벌개진 눈에 사복 이쁘게 입고, 화장 하면 무얼하리...하며, 그냥 전투복을 입고 갔었다.
    비록 눈은 아프지만, ㅅㅅ이가 걱정되어 산넘고, 물넘고, 강넘어...(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택시타고)
    간신히 도착한 그 곳. 수도 통합 병원...
    ㅅㅅ이 에게 나 도착함. 이라고 문자를 날렸고.
    '나 접수처에 있음. 잠깐 군의관 만나러 가야하니까 이리온~'
    이라는 얘기에 제대로 떠지지 않는 눈을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간신히 접수처를 찾았고. 예전 기억이라 더듬더듬 하지만...
    접수처가 있으면, 그 맞은편엔 의자가 좌르르륵 나열되어 있고.
    그 앞엔 대형티비가 있었고, 육군 병사들만 주르르륵 대기를 하고 있었다.
    (타군도 있긴 있었겠지만, 워낙 육군이 인원이 많아서 타군은 눈에 잘 안띄었다.)
    그리고...그 곳에 하얀색 바탕에, 초록색 줄무늬가 들어간 환자복을 입은 ㅅㅅ이가 티비를 보며
    45도로 각도로 비스듬히 의자에 팔을 걸고 앉아, 무언가를 우물우물 씹고 있었고.
    아침부터 밥도 못먹고, 힘들게 간 난...
    ㅅㅅ이를 보자마자 울컥 하여...
    '배고파...배고파...배고파...배고파...배고파...'
    ㅅㅅ이의 팔에 얼굴을 괴고는 배고프단 말만 무한으로 중얼 거렸다.
    ??????????
    근데 뭔가가 이상했다.......
    보통이라면 '와줘서 고맙다, 고생했다, 배고프냐?'
    이런 말을 해줘야 하는게 정상인데... 이상하게 조용하여
    고개를 슬며시 들고보니....
    '누구세요.......?'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아서 그랬을까? 아님, 너무 배가고파 헛것을 봤었을까....?
    벌겋고, 팅팅 부운 눈에 힘껏 인상을 쓰고는, 처음보는 남정네의 팔에 철썩 매달렸으니.
    그 남정네는 대낮부터 주온의 귀신을 목격한 표정 이었다. 그리고....
    '가...간부님 이거 드십시오.'
    부끄러운 표정으로 내게 내민 것은 오징어.
    혹시 수통 가보신 분은 아실려나 모르겠다. 불고기 맛 오징어.
    (몇년이 지난 지금도 난, 아직도 그 맛을 잊지를 못한다.)
    이 무서운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를 고민 하기보단, 빨리 이 자리를 뜨자.
    라고 판단하여
    '고...고맙습니다.
    라고 인사를 꾸벅 하며, 그 병사가 준 오징어의 한 덩어리를 손으로 덥썩 집어 후다닥 그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정말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싶었다......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와 벌개진 얼굴로 약 5분뒤에 ㅅㅅ이와 조우 했을때.
    ㅅㅅ이의 팔을 보고는 뭔가가 울컥 하여.
    'ㅅㅅ아...ㅅㅅ아...' 하고 눈물이 글썽 거려, 그놈을 안으려 했고.
    ㅅㅅ이 역시 은은한 미소로 날 반겨주며.........
    '븅신. 오징어 맛있디?'
    라고 날 밀쳐냈다. '쪽팔리니까. 떨어져' 란 말과 함께.
    그리고 ㅅㅅ이는 수통 내부에 있는 P.X(육군은 P.X 라고 하죠?)에 데려가
    불고기 오징어 5개를 사주었고. 그 중 2개는 ㅅㅅ이와 함께 나누어 먹고, 나머지 3개는 그 병사에게 줄려고 돌아가 봤지만
    병실로 돌아 갔는지, 보이지가 않았다.
    (이때 ㅅㅅ이 한텐 이마트에서 사온 유부초밥과, 크리스피 도너츠 사다줬었음.)
    그렇게 나의 수통 면회는 개박살 났고.
    한동안 ㅅㅅ이는 날....
    '주온, 눈 뜬 장님, 좀비' 라고 놀려 먹었다.
    혹시...만약에, 정말 만약에...(이미 민간인 이겠지만) 그 당시에 나에게 오징어를 건네 준 병사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정말 죄송하다고 사과 드리고 싶다.
    몇년이 지난 지금도, 대낮부터 귀신 본 듯한 그 병사의 눈빛은 잊을수가 없으니까.........
    사는게뭐니의 꼬릿말입니다
    역시 유게보단 밀게가 찰지네요ㅎㅎㅎ
    다들 기분좋게 하루일과 마무리 하세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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