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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2601
    작성자 : 검은물고기
    추천 : 16
    조회수 : 1484
    IP : 186.106.***.24
    댓글 : 35개
    등록시간 : 2016/06/19 02:52:05
    http://todayhumor.com/?wedlock_2601 모바일
    남미 시부모님 한국 첫방문 썰
    어떤분이 친정부모님이 미국가신 썰 푸셧는데
    전 시부모님이 한국온썰 풀게요

    저희시부모님 남미분이시지만 수도에서 사시는 분들이라 시골분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해외는 많이 나가보신적이없어서
    한국까지 먼길이지만 겸사겸사 구경온다 생각하시고
    저희 결혼식 때문에 먼길 올결심하셧어요

    스페인어권이시니 겸사겸사 스페인에 스탑오버 하셨다가오셨어요
    언어가 자유로우시니 전라도에서 경상도 가시듯 마음편하게 가셨죠.

    처음 인천공항에 마중나갔을때 
    엄청지쳐있을줄알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활짝웃고계시더라구요 ㅎㅎ

    장시간비행에 지친게 아니라

    우왕! 비행기 많이탓다 신난다!!

    이런 신난 표정이셔서 제가 다 감사하더라구요 ㅎㅎ

    스페인에서 돈키호테 장식품을 사왔는데 돈키호테가 창을 들고있어서
    공항에서 걸려서 검사받았다며 ㅎㅎ

    몇가지 에피소드 

    1. 여기가 시내냐?
    왠만한 나라들은 상업지구와 주거지구가 구분되어있는데
    우리나라는 주거지구는 무조건 마트하나 노래방 술집 편의점 미용실 다 밀려있잖아요
    시아버님이 눈에 닿는곳 마다 

    인천-여기가 시내냐? 아니요 여기는 서울도 아니에요
    당산- 여기가 시내냐? 아니요 여긴 저희 집근처에요
    영등포구청- 어기가 시내냐? 아니요 여긴 오피스 근처에요

    명동을 가시고서야 여기가 시내냐를 그치셧는데

    결혼식 장소인 강원도 모 도시의 버스터미널에 도착하시자마자 시아버님

    여기가 시내냐?

    아니...에...요...... 

    2. 첫쇼핑

    아버님이 도착하시자마자 짐을 놓고 바로 콜라를 사러나가시는데
    호텔 바로앞에 짝퉁 허리띠를 파는 아저씨가있었어요.

    이것저것 둘러보시더니 jeep 써있는 허리띠를 친구 주신다고 신나서 사셧어요
    자기나라에는 짝퉁이 불법이라 안판다고 ㅎㅎ
    콜라보다 더 먼저한 첫쇼핑이 짝퉁 허리띠였답니다.

    3. 저건 멀심은거니?

    결혼하러 가는 도시로 가는길 조그만 논 밭만 있으면
    저긴 머심은거니?
    고추요
    저긴 머심은거니
    쌀이요
    저긴 머심은거니?
    고추요
    저긴머심은거니?
    고추요

    뭔 고추를 이렇게 많이먹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보니 왠만한 집은 손바닥만한 땅만있어도 고추를 심는것같네요
    저도 고추밭이 사방에 있다는걸 새삼 처음 알았어요.

    4. 사가신 기념품
    목제 기러기 한쌍, 전통혼례 인형2쌍(저희가 전통혼례를 햇는데 기러기가 엄청 인상깊으셨나봐요)
    전통 등 50센치짜리 하나 30센치짜리하나(이걸 비행기 두번타고 이고지고 가셨어요;;;; 지금도 집 거실한가운데 50센치짜리 한국전통등이 있어요)
    어머님 자개보석함(작은거하나 중간거하나 남편이 갈떄마다 하나씩 사드렸는데 너무 좋으신지 최고급으로 하나 사시더라구요 ㅎㅎ)
    전통 그림 족자(너무 좋아하시는데 파는데가 별로 없어서 슬퍼하셧어요)
    전통 그림 병풍(다펴면 손바닥 두개만한거)
    절에서 불상 3개(이건저희 아빠가 선물로사드렷는데 시할아버지, 시부모님, 우리꺼 이렇게 세개삿어요 ㅎㅎ)

    남대문 단골집이있어서 싸게사긴했는데 다른데는 거의 돈 안쓰시다가 여기서만 60만원 쓰셧어요 

    5. 낙산사

    낙산사 입구에 작은 박물관과 찻집겸 기념품가게가있는데 거기서 사진을 100장찍으시더라구요.
    그러더니 이제 집에가면 되냐 하시길래 무슨소리시냐며 지금 입구도안들어왔다 하며
    여행을 시작하지!하고는 낙산사를 돌았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셨어요.

    해수관음은 말할것도없고
    그옆에 실제로 동종을 타종할수있게 해놔서 그것도 한번 쳐보시고
    불전마다 다 들어가시는데
    저희 아빠가 시아버님한테 불전 들어가서 절하는방법을 알려드렸더니
    불전 마다 들어가며 절을 하셨어요 ㅋㅋㅋㅋ
    지장보살 천수관음 불전 마다 어찌나 정성들여 절을하시는지 ㅎㅎ

    그때가 부처님오신날 한2주전쯤이라
    절에 등이 엄청 많았는데
    아빠가 소원하나씩 쓰자며 등을 사셨어요
    다들 가족의 평안과 안녕, 건강, 등등을 썼는데
    저희시어머님만 아들(제 남편)이 표준체중으로 돌아오게 해주세요 쓰셧어요 ㅋㅋㅋ
    (남편이 좀 많이 뚠뚠이에요 )

    6. 음식

    어머님이 매운걸 못드셔서 걱정을 많이했는데
    한정식집에가서 꼭꼭 맵지않게 해달라고했더니 
    정말 놀라울정도로 잘드셨어요.
    들깨미역국을 두그릇 드시고 특히 전류(야채전)를 되게 좋아하시더라구요 ㅎㅎ
    근데 우리는 한정식집가면 6명가면 거의 모든 음식류가 6점나오잖아요
    어머님 아버님이 그걸 잘모르셔서 다드셨다능 ..ㅎㅎㅎ
    특히나 음식이 이렇게 조금씩밖에 안나온다는걸 전혀 모르시는것같았어요 
    사시는곳은 소고기도 일인당 한근씩먹고 그런데라 ㅋㅋ
    그래도 너무 잘드셔서 정말기뻣어요.
    아버님은 음식에 대한호기심도 많으시고 매운것도 엄청 좋아하셔서
    무말랭이도 두접시 드시고 김치도드시고
    정체는 모르겠지만 갈비에 된장찌개를 소스처럼 뿌려드셨어요....
    그리고 회를 아무래도 못드실것같아서 장어구이로 바꿔달라그랬는데 그것도 너무 잘드시고
    매실차도 잘드시고 ..
    엄마아빠가 괜히 걱정했다며 마음을 놓는 한편
    시부모님은 본인들은 너무 잘드셨는데 나중에 저희부모님을 어떻게 대접해드려야되나 걱정하시더라구요

    여러 음식 사드리고싶었는데 서울에서 시간이 너무없어서
    순살 치킨과 이삭토스트(매우조아하심) 맥모닝, 투썸플레이스, 숯불순살구이(닭)정도 밖에 못드셔서
    좀 속상하긴했어요.
    삼겹살이랑 갈비 샤브샤브 이런것도 대접하고싶었는데 ㅠㅠ

    7. 미용실
    어머님이 결혼식당일날 처음에는 머리를 그냥 피기만 하고싶다고했어요.
    결혼전날 미용실을 모시고갔더니 원장님이 펄쩍뛰며 이런 분은 올림머리 샥 해서 화장샤샥 하면 인물이 산다고
    안하는건 말도안된다고 막 난리시길래 어머님한테 여쭤봤더니
    그럼 올림머리랑 메이크업도 받으시겟대요 ㅋㅋ
    어머님이 인물은 좋으신데 엄청 수수하셔서 저희는 또 어머님 의견 존중한다고 편하실대로 하시라고했떠니
    어머님은 또 대뜸 하신다고 엄청 신나하시더라구요 ㅎㅎㅎ
    결혼식당일 원장님 난리나심
    화장을 해줄게 없다며 조금만 해도 인물이 이렇게 사네
    이민가고싶다 이렇게 쉽게 일한적 처음이다
    어머머 속눈썹 어쩜이렇게 이쁘고 길고 풍성하고 너무너무 부럽다
    (어머님이 웃으시며 자기속눈썹 너무길어서 가끔 짤라줘야한다고해서 미용실 원장님 좌절 ㅋㅋ)
    코는 어쩜 이렇게 오똑하고 이쁘시냐..나랑 얼굴 바꾸고싶다

    화장을 하면할수록 인물이 확확 사시고 올림머리까지하니까 정말 예쁘셔서
    거기 미용실 있는사람들 다와서 구경하고
    같이 사진찍고 원장님 셀카봉도 꺼내오셔서 사진 100장찍으셨어요 ㅋㅋㅋ
    어머님이 혹시 그 호들갑에 기분나빠하지 않으실까햇는데 되게 좋아하시더라구요 ㅎㅎ

    여담으로 원장님 저희 신랑 머리깎아주는데 
    신랑이 곰같아요 엄청크고 눈드크고 코도크고 입도크고 몸도 크고
    머리다깍으시더니 
    아이고 어쩜이렇게 이쁘게생겻냐 만지고싶다
    하면서 신랑 얼굴을 주물럭 주물럭 ㅋㅋㅋ
    좀 예의없을수도 있었는데 신랑도 저이쁘다고하는줄 알고는 또 헤헤 거리더라구요

    8. 한복
    어머님이 제가 몇번 결혼식때 한복입으시겟냐고 입으시겟으면 빌려드리겠다고 햇는데
    본인 옷을 입으시겟다고했어요.
    입으시면 좋을것같지만 그것도 저희 욕심인거같아서
    편한대로 하시라고 더는 강요하진 않았어요.
    근데 막상 제가 한복 곱게 입고 저희 친척들 엄마아빠 다 한복입고 등장을 하자
    어머님도 내심 우와....이쁘다.....약간 맘이 동한것같더라구요
    근데 이미 식할떄가 다되서 빌려드리진 못하고 시부모님 두분 정장입고진행했는데
    식 끝나고나서 엄마 친구분중에 리마인드 웨딩 업체하시는분이
    얘기도않고 시부모님 입히실 한복을 가지고오셨더라구요
    전통혼례 예복으로 ㅋㅋㅋㅋ
    그래서 막 입히시는데 또 시부모님은 좋으신지
    그거 다입고 머리에 쪽두리 쓰고 시아버님 사모관대 다 차시고
    엄청 즐겁게 사진 찍으셨어요 ㅋㅋㅋㅋㅋ
    아직도 어머님 메신저 프로필 사진에 한복 입고 찍으신 사진이에요


    시부모님이 시간도 정말 별로없으셔서 한국에 일주일도 제대로 못있으셨는데
    그래도 결혼식 참석하신다고 먼길오셔서 너무감사하기도하고
    제대로 못챙겨드린것같아서 죄송하기도하고
    한번더오시면 더 재밌는추억 많이 만들수있을것같은데 아쉽고 죄송함이 아직 많이남네요^^;;

    저희 엄마아빠는 스페인어는 커녕영어도 전혀 못하시는데
    그래도 재밌게 잘다니셨어요
    엄마는 사진찍을때만 되면 시어머님 팔짱끼고 빨리같이찍자며 다정하게 사진도찍으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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