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자친구에게 헤어지자 통보 받고 18일..
일상생활이 안 돼요.. 어느 순간 갑자기 울컥하고 아침에 눈 뜨고 잠들기 전까지 계속 생각나요.
연애할 땐 몰랐는데.. 진짜 너무 힘드네요.. 가슴이 타는 것 같아요 식욕도 없고 무기력해지고 진짜 이 정도로 힘들 수가 있구나..
저한테는 첫 연애라서 그런 것 같아요. 군대 전역하기 전까지 모쏠이던 제가 전역 후에 아르바이트 하던 그곳에서 그녀를 만났어요.
처음엔 생각지도 못했어요. 연애라는 걸 해본적도 없던 저였기에 그 애와 연락하는 그 순간순간이 너무 좋았어요.
매일 밤 자기 전 새벽 늦게까지 몇 시간을 통화하고, 매일 한 시도 빼먹지 않고 연락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그런 감정들을 느꼈어요.
모든게 처음이여서 나름 노력한다고 인터넷으로 연애 공부도 하고 좋아하는게 뭔지 필요한 건 없는지 전부 기록해두고 모든 걸 다 줘도 아깝지가 않았어요.
그래서 유독 헌신적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돈은 아니라도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일 마지막엔 제가 모은 돈이 아예 없어졌을 정도로..
그래도 너무 좋았어요. 그 애와 같이 있는 게. 항상 미안했어요 잘난게 없는 제가 해줄 수 있는게 많이 없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장난식으로 제 스스로를 노예라 칭할 정도로 정상적인 관계는 아니었네요.
나쁘게 말하면 호구라 할 수도 있지만 그 정도로 눈 먼 사랑을 한 거 같아요.
그러다 점점 복학 시기가 다가오고 제가 심적으로는 불안했던 것 같아요 많이. 아무래도 학교가 타지에 있어 그 순간부터 장거리가 돼서.. 주변에서도 얘기 들었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전 정말 그 애가 없는 날들이 상상이 안 됐어요. 그래서 이런 식으로 멀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너무 슬펐어요.
앞으로 자주 볼 수가 없다는게 .. 금전적인 여유도 시간적인 여유도 많이 줄어들게 뻔하니..
그래서 3월 4일. 개강한지 3일밖에 안 됐지만 결심했어요. 개강 한지 얼마 안 됐지만.. 너무 이르지만 보고싶다..
그 때 저는 인천에, 그 애는 제주도에 있었어요.
그래서 이틀 알바 해서 16만원으로 비행기표 예매하고 드디어 3월 10일. 가방 하나만 들고 그 애를 보러 갔어요.
다시 보니 어찌나 좋던지. 그냥 너무 좋았어요. 이틀 밖에 안 있었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했어요. 다시 올라가면 오랫동안 못 볼테니.
저한텐 그 애만 있으면 되는데.. 내 모든 걸 다 줘도 아깝지가 않은데.. 제가 학생인게 너무 미안했어요. 경제적인 상황도 안 좋아서 맛있는 것도 못 먹이고. 좋은 구경도 못 시켜주고 ..
하필 또 타지 먼 곳으로 학교를 가서 이렇게 멀어져야 하나..
일 하느라 힘들텐데 밥은 잘 챙겨 먹나 하루하루 그 애 걱정에 살았어요.
그러다 며칠 뒤에 작은 트러블이 있었어요. 뭐 작다는 건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이별을 통보할 정도일까.. 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또 아닌 것 같고..
아무튼.. 그 날 그 애가 저에게 시간좀 갖자고 했어요. 저는 알겠다고 했고
다음 날 수업을 듣는데 온통 그 생각으로 꽉 차있어 도저히 집중을 못 하겠더군요.. 진짜 미칠꺼 같아서 그날 밤에 결국 연락을 했어요.
그리고 그 날이 마지막이 됐네요.. 그 애가 헤어지자 하고 더 연락하면 차단한다 하고서 진짜로 모든 전화, 페북, 카톡, 문자 전부다 차단했습니다.
전 한 마디도 못하고 받아 들여야 하지만 도저히 그게 안 됐어요. 차단된 카톡에 톡도 날리고 전화도 해봤지만 수신 거부에.. 진짜로 이별이란 게 현실로 다가오니 너무 힘들었어요..
이전에 두 번 정도 헤어질 위기가 있긴 했었지만 .. 이렇게 다 차단한 상태로 한 마디도 못하게.. 해버린건 처음이었어요.
애써 현실 부정 하면서 읽을리가 없는 톡들도 보내보고...
그 날 밤새도록 운거 같아요 혼자 소리도 못내고
그 애와 찍었던 사진들.. 보면서 차마 이건 못 지우겠더군요.. 8개월 밖에 안 됐던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슨 추억이 이렇게 많은지 이 땐 너무 좋았는데.. 이제 단 한 마디도 할 수 없다니
그 날 이후 공부만 하면서 바쁘게 살았어요. 이별을 받아들이기가 싫었나봐요. 그 와중에 대학 졸업하고 취업해서 안정되면 그 때 다시 만나고 싶다. 이런 헛된 생각까지 했을 정도로 진짜 바보 같았네요.
밤마다 사진 보면서 울고 혹시나 하며 하루에 한 개씩 톡도 보내보고 별 짓 다 한거 같아요 진짜로 ..
헤어진 날이 15일이니.. 31일 밤 12시. 16일 만이네요.
사진을 전부 지웠습니다. 반지, 팔찌 그 외 기타 등등 물건들. 전부 정리할 수 있었어요.
그 날 처음 페북 비로그인 검색으로 그 애 이름을 찾았어요.
이게 나오나.. 했는데 나오긴 나오더군요.
남자친구가 생겼네요. 보자마자 굳었어요. 아무리.. 헤어졌다 하지만 전 하나도 정리 안 된 상태에서, 납득이 되지도 않는 이유로 단 한 마디도 못하게 죽은 사람 처럼 전부 차단해놓고
제가 절대 볼 수 없을꺼라 생각했는지 태그 하고 사진 올리고 잘 놀고 있었네요.
보니까 상태에 연애중 걸어놓은 날짜도 3월 21일.. 헤어진지 6일 만이네.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이제 그 애한테 저는 방해만 되는 걸림돌이겠죠.. 그래서 전부 차단해 버린건지. 절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렇게 까지 하진 않았을텐데..
전 혼자 마음 삭히고 그 와중에 그 애 걱정하고... ㅋㅋㅋ
단 한마디도 못한게 억울하네요. 전부 정리했어요 이제.
일말의 동정심까지.. 이젠 분노가 싹트네요. 진짜 미치도록 힘들어 했던 것들 생각하면 바보같이 왜 그랬을까.
훌훌 털어버리고 다 잊어버리면 좋으련만 이게 쉽지가 않네요. 지금 이 순간 까지도 너무 가슴이 아파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그 애 생각만 하면 눈물부터 나오니..
하 그런데.. 한 가지 그 애가 정리를 안 하고 간게 있어요.
제가 약 4개월 전에 돈을 빌려준 적이 있었는데. 자신이 갚겠다고 해서 전 천천히 갚아도 된다. 라고 하고 마음 안 쓰고 있었어요. 이렇게 헤어질 줄 몰랐었으니까..
생각해보니 헤어지기 며칠 전에도 그 얘기로 월급 타면 자기가 갚겠다고 했었는데.
이게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절 차단시켜 버리니까 어떻게 연락할 방법이 없는거에요.
그렇다고 찌질해 보이니 받기도 뭐하고. 그러는 와중에 페북에서 그 애랑 지금 남자친구랑 찍은 사진을 봐버렸어요.
최소한 이런 문제는 다 정리하고 그러던가. 아님 시간이 좀 지나서 올리던가. 고작 사촌 동생 눈치 본다고 나랑 연애중 내리고 그랬던 애가. 주변 신경 많이 쓰는 애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지 참..
전 혼자 정신병 걸리는 거 아닌가.. 생각 들 정도로 진짜 너무 힘들었는데. 최소한의 마음 정리할 기회도 안 주고 단 한 마디도 못하게 그러고. 이런 빚 문제까지 남겨버려서 내가 진짜 병신이 된거 같네.
니나 니 주변에서 내가 아무리 찌질하다 소리 들어도 30만원이 학생한테 적은 돈도 아니니 전부 받아야겠다. 너 평소 씀씀이가 좋지 않아서 이번에도 돈에 쪼들릴게 뻔하지.
니가 이렇게 나쁘게 나와주니 더 잘 잊을 수 있겠다. 이제 더 이상 신경 끌게. 앞으론 다시 볼 일 없을테니. 마지막까지도 니 걱정만 했던 내가 병신이야. 난 이제야 정리해. 넌 진작에 다 잊었겠지만.
..
잠이 안 오네요.. 그래도 이렇게 글로 풀어보니 마음이 한결 나아진거 같아요. 어쩌다 보니 너무 의식의 흐름대로 쓰긴했지만.. ㅋㅋ 그냥 푸념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