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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25956
    작성자 : qwqw
    추천 : 236
    조회수 : 6143
    IP : 125.180.***.27
    댓글 : 4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08/11/15 10:31:19
    원글작성시간 : 2008/11/15 03:09:16
    http://todayhumor.com/?bestofbest_25956 모바일
    사법시험 합격했습니다.

    아직 3차 면접이 남아있어 최종합격은 아니지만,저 합격했습니다.

    예전에는 2차 합격하자마자 젤 먼저 오유에 글을 올리려고 했었는데,

    막상 합격하고 나니 이래저래 글쓰기를 미루게 되더라구요. 

    제자랑 하려고 했던건 아니고....너무 힘들었던 고시공부 기간에....하나의 희망 비슷했거든요

    무슨말이냐면...

    제가 컴퓨터를 할수 있었던 시간엔 언제나...(심지어 2차시험기간중에도!) 

    오유에 와서 많은 글을 읽고...많이 웃을 수 있었고...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합격후 오유에 고맙다는 내용의 글을 눈물 흘리며 쓰는 상상을 자주 했었어요..

    좀 유치하죠 ? ㅋ.. 그래도 저에겐...힘든고시생활에 희망적인 상상 이었답니다.


    제 얘기를 좀 해볼께요.

    2차 발표후 거의 한달여 동안...제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이거는 뭐 차치 하고...

    저처럼...집안 환경이 참 안 좋아서...어렸을때 부터 고생하시는 분들 께 도움이 되길바래요.

    (망할놈의 이명박정권 덕에, 앞으로 더 좀 고생하셔야겠지만...)

    제가 철들기 시작한건 중학교때...쯤 이었던거 같네요.

    가정불화...채권자들의 압류 딱지...폭행...협박...하소연...눈물...

    원래 우리집은 먹고 살만한 집이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져버렸거든요.

    그래서 더 충격이 컸나 봐요. 모든 것을 가질수 있었다가...모든것을 뺏겨버리는 기분...

    사람들이 참 간사한게...우리집에 돈이 있을때는...그렇게 살살거리시다가..

    (특히 저에게 잘해주셨죠..장난감도 많이사주시고...그때 당시엔 제가 이뻐서 그런줄알았었죠..)

    경제적으로 어려우니까....못본척...안친한척......어렸던 저도 조금은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때 부터 시작한 공부.......

    반드시 내가 이 집을 일으키리라.

    저 채권자들에게 돈을 던지며...

    니놈들이 좋아하는 돈 여기 있으니 어서 받고 꺼지라고...우리 부모님 괴롭히지 말라고...

    그리고....반드시 내가 잘되서...

    날 아들로 둔 우리 부모님을 부러워 하게 끔 만드리라..

    보란듯이 잘되서....우리집이 어려워졌다고 무시한 사람들....이번엔 내가 무시하리라...

    어린 제가..독기를 품게 했던건...눈물나는 경제난 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공부를 잘했던건 아니고, 

    반드시 이뤄야 할 목표가 생기니까,열심히 공부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학교에서 1등했을 때 소원은...

    최신형 컴퓨터를 갖고 싶어요 도 아니었고

    용돈을 많이 주세요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엄마 아빠...안 싸우면 안될까.....우리집..행복하면 안될까.....

    이뤄질수 없는 소원이었죠........

    그래서 이거저거 사달라고 투정부리는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나는 너희보다 열심히 사는데...왜 내가 너희보다 더 힘들어야 하나..."

    이게 저로써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엔...남들이 쉽게(?) 누리는 행복...

    그냥...적극재산이 소극재산(채무,빚) 보다 많은 상태...

    그 상태가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부러웠습니다.

    그리고 그 감사함을 모르는 대부분의 친구들이 참.........이해가 되지 않았구요.

    집안이 어려웠기에 책값이외엔 소비가 전혀 없었고

    놀러다니기는 커녕..정말 미친듯이...가장 공부를 잘할수 있는 방법을 찾고 또 찾고...

    참 힘들고 외로웠던 학창시절이네요.

    목표는 하나.....집안을 일으키자...



    제가 세상물정을 잘 몰라서 였는지 몰라도

    전 서울대 가면 많은 돈을 벌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서울대 가면 누구나 엄청난 고액과외를 할 수 있을 줄 알았고 

    우리집 빚도...다 갚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1차 목표는 서울대 였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고액과외의 간판을 따기 위해서죠.

    결국 합격했고... 학교다니는 내내 과외를 했습니다.

    하지만 고액과외구하기는 쉽지 않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자본을 낳기에...학생으로서는 꽤나 큰돈을 집에 갖다 드렸지만...

    사채업자 이자 메꿔주는데 거의 사용했던거 같네요

    뼈빠지게 일해서.....사채업자 배불리기...참 아이러니 했죠...



    ㅋ........쓰다보니 벌써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네요..

    혹시 제 얘기가 더 듣고 싶으시면...담에 제가 다시 글을 쓸게요...

    더 쓰지 말라고 하시면 반대 누르시구요..^^

    아무튼....정말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올려주신 유머자료로 많이 웃을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덕에...저 합격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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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15 03:10:40  121.171.***.10  
    [2] 2008/11/15 03:14:31  125.183.***.43  처음처럼:)
    [3] 2008/11/15 03:14:59  124.49.***.172  
    [4] 2008/11/15 03:18:09  122.42.***.107  
    [5] 2008/11/15 03:21:19  122.128.***.129  친절한싱하형
    [6] 2008/11/15 03:26:20  125.176.***.167  ino
    [7] 2008/11/15 03:35:23  210.123.***.44  있을때잘해
    [8] 2008/11/15 03:36:15  211.173.***.151  
    [9] 2008/11/15 03:49:02  124.19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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