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팬으로서 남고 싶다면 그러는 편이 좋습니다만, 저처럼 멘 땅에 헤딩하는 분이 계시다면 특히 시나리오나 영화 연출에서 그렇다면 도움이 되는 책을 추천드리고 싶어용~
잠깐 썰을 풀자면 대부분의 영화들은 기승전결의 원칙을 따릅니다. 모든 이야기가 그렇겠지만, 이야기엔 기승전결이 존재할 수밖에 없죠. 그러나 시나리오는 여타 이야기 장르, 소설, 시, 산문과 많이 다른 영역이예요. 소설은 글로서 보여주지만 영화는 화면으로 보여주는 매체이고, 그걸 시나리오에 명확히 표현해야 합니다. 예를들면 화면 구도상 한 프레임에 무엇을 강조하냐, 카메라 워킹은 무엇이냐, 편집의 흐름은 무엇을 나타내냐... 지문과 대사는 그런 구조하에 어떤 의미를 담고있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해요.
저 또한 영화게의 많은 분들처럼 평범한 영화팬으로서 영화를 즐기다 한 영화를 보고 만들고 싶다란 욕구가 생겨 도전하게 되었어요. 거장 프랑수와 트뤼포는 '끝없이 수선을 하지 않아도 될, 틈새를 막지 않아도 될, 즉시 이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원했다고 해요. 저 역시 그런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만.. ㅎ
자기 머리 속 영감만으로 부족해요. 제 주변 초보 작가들은 자기 머리 속 영감만 믿고 시나리오에 도전하는데, 제 생각엔 그건 그냥 머리 속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시나리오로 거쳐서 나오기까지 시놉시스-트리트먼트-시나리오 단계를 거쳐야하고, 기본적으로 머리 속 아이디어가 이야기로서 어떤 구조를 갖고, 관객에게 어떻게 표현되어야할지를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매우 지난한 작업이죠.
책 세 권을 추천해 드릴께요^^
->'한국형 시나리오 쓰기' 시나리오 작가 심산이 쓴 책이예요. 너무 유명해서 작가들 사이에서 거론하기 민망한 책이죠. 다들 한번즈음 봤을법한 책이니까요. 도움이 많이 된 책이예요. 기본기를 잡기에 가장 좋아요! 일단 번역체가 아니라(한국 사람이 쓴 책이니..ㅎ) 이해하기 쉽고, 작가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라 시나리오 작가의 전반적 상황까지 알 수 있어요^^ 저는 지금도 막힐때마다 이 책을 주섬 주섬 챙기는 버릇이 있어요.
-> '영화영상 스토리텔링100'이란 책이예요. 이 책은 영상으로서의 스토리텔링, 그러니까 소설적 기법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이란 시나리오의 명제가 영화로서 어떻게 구현되냐, 어떻게 영상으로서 스토리텔링을 거치냐를 주로 다루고 있어요. 예를들면 카메라 워킹으로서 트래킹이 영화상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냐, 그것이 영화 문법으로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냐를 꼼꼼히 다루고 있어요. 소품이나 음향에 대한 것까지 총망라하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 책이예요.
->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란 헐리웃의 저명한 시나리오 작가이자 강사인 로버트 멕기의 책이예요. 위 심산의 책이 기본기를 익히기 위한 책이라면, 이 책은 심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단순한 플롯에서 복잡한 플롯까지 완벽하게 마사지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시나리오를 쓰고 싶은 분이라면 책 두께를 불사하고 반드시 읽어야 할 교본같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머리 속 공상만으로 끝나고 싶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죠. 그것만으로도 삶에 활력소가 되니까요. 그러나 각색을 거쳐서 시나리오로 완성, 언젠가 스크린에 내 이야기가 걸려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당신은 이미 시나리오 작가예요!
참 그리고.. 한 마디 더..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완벽한 영화가 있다면, 그 영화의 대사 화면 컷 모든 걸 분석해서 글로 한번 써 보세요. 여러 편 볼 필요 없어요. 한 편만 주목하세요. 제가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갖은 후 가장 먼저 한 일이예요. 저의 경우엔 '살인의 추억'이었어요^^
안창홍作 "1994년의 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