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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25715
    작성자 : paSSword
    추천 : 1
    조회수 : 253
    IP : 211.218.***.247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6/07/11 19:20:55
    http://todayhumor.com/?readers_25715 모바일
    애와 개(2/2)
    , 그래 한 잔 줘 봐. 이모! 이슬처럼 한 병 더 줘요. 근데 아주 씨발 개 같은 게 뭔 줄 아냐? 마음 같아선 그 새끼 대가리를 깨 버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는 거야. 엄마 생각이 나더라고. 우리 엄마 올해 환갑인데, 서른 다 된 등신 새끼 공부 시킨다고 아직도 식당 일 하시잖아. 내가 여기서 저 새끼 대가리를 깨 버리면 우리 엄마는 어떡하나 싶더라. 내가 진짜, 친척 어른들이 대학원 간다는 거 비웃을 때 속으로 조까라 그랬거든? 진짜 그 꼰대들이 속물적으로 보였단 말이야. 죽을 때 못 먹은 밥이랑 못 이룬 꿈 중에 뭐가 생각나겠냐고. 근데 씨발 밥을 못 먹으면 일찍 죽는 거 아냐. 나 같은 등신 새끼 혼자 뒈지는 건 상관없는데, 우리 엄마는 무슨 죄가 있어서 뼈 빠지게 식당일 하냐.
     

    ? 그만? 그만 마시라고? 아 됐고, 내놔 봐.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해 줄게. 내가 저번 주에 그 새끼랑 내 여자친구……. 아 여자 친구도 아니지, 씨발. 아무튼 물고 빨고 하는 거 보고 아주 씨발 개 같아서 결혼정보업체를 알아봤다? ? ……. 무슨 상관이냐고? 몰라, 그러고 싶었어. 보란 듯이 결혼해서 잘 살고 싶었나보지. 그래도 우리 엄마 손주는 보여 드려야 하지 않겠냐. 아 그래, 나도 알아, 씨발. 솔직히 내가 결혼한다고 애 키울 능력도 없어. 그 전에 결혼할 능력도 없고. 나 같은 새끼 만나다 보면 나도 씨발 바람피우고 싶겠다, 폼 나게 외제차 끌고 다니는 새끼랑. 근데 업체에서 뭐라는 줄 알아? 나 같은 건 안 받아준대. ? , 걔들이 미쳤냐? 진짜로 그렇게 말 하게. 좋은 말로 둘러서 했지. 근데 씨발 한 마디로 하면 나 같은 건 안 받아준다는데, 어쩌겠냐. 돈도 없고 빽도 없고 직장도 없는 대학원생 나부랭이는 등급 외란다. 씨발, 어차피 등급도 안 쳐주는 김에 군대도 같이 등급 외로 쳐 주든가. 나 같은 등신은 결혼 할 자격도 없대.
     

    , 너도 한 잔 받아라. 뭐야, 언제부터 마시고 있었냐? , 이 새끼 그럴 거면 달라 그러지, 복 달아나게 혼자 따라 마시고 있었네. 아무튼, 그래서 이 짓도 때려치워야겠다. 씨발, 동아시아 고대사는 개뿔. 아주 씨발 개 같은 게 내 미래도 캄캄한 걸 무슨 남의 나라 역사를 공부 하냐. 돈도 안 되는 게……. ? 뭐 하긴 새끼야, 공무원 시험 봐야지. 한국사 자격증이 필수라는데, 잘 됐지 뭐. 이 새끼, 이거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 그럼 내가 언제까지 우리 엄마 식당일 시켜야 하냐? 아주 씨발 개 같은 게, 대학원 석사도 졸업 못 했는데, 박사과정 끝낸다고 교수 되는 것도 아니고, 해봤자 돈 몇 푼 안 되는 시간강사 자리에 아주 씨발 개 같은 대접 받을 게 뻔한데, 차라리 공무원 시험 보는 게 낫지. 혹시 아냐? 붙으면 결혼 할 자격이나 생길지. 씨발 아주 개 같은 거 그냥, 아주 씨발 개같이 해서 아주 씨발…….
     

    한참 주정을 부리다 양철 테이블에 대가리를 박고 잠드는 녀석을 보며 남은 술을 모두 잔에 부었다. 나도 술기운이 오르는 것 같았다. 잠든 줄 알았던 녀석은 아주 씨발 개 같은 것들, 아주 씨발 개 같은 술과 알바 사장과, 싸이코 선배와, 그렇게 붙어먹은 예전 여자친구, 결혼 할 자격조차 주지 않은 결혼정보업체를 포함하여 세상 모든 온갖 아주 씨발 개 같은것들의 이름을 읊어댔다. 넘칠 듯 위태로운 잔을 들어 입에 쏟아 부었다. 진작 불을 뺀 석쇠 위에 말라비틀어진 곱창 몇 점을 괜히 뒤적였다. 녀석은 세상의 모든 저주스러운 것들과 모든 걱정스러운 것들과 자신을 슬프게 하는 모든 것들로 인해 어린 애처럼 질질 짜고 있었다. 누가 그러던데, 남자는 모두 애 아니면 개라고 하더라. 이 녀석이 애가 되었으니 내가 술을 처먹고 개가 될 차례다. 곱창집 이모를 불러 소주 한 병을 더 시켰다. 안은 꿉꿉하고 미지근한 공기가, 밖은 때려 죽일듯한 빗줄기가 휘도는 밤이었다.
    paSSword의 꼬릿말입니다
    아, 이거 욕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 걱정되네요. 취하면 욕을 하는 친구인가봅니다...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6/07/11 21:24:10  221.159.***.247  빨간냄비  306738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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