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음대를 졸업하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고향으로 내려가게되어, 조선소에서 3년 정도 있었습니다.
조선소 협력사를 다니다보니, 조선소의 문제는, 결국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문제로 생각되더군요.
여러가지의 구조적 모순, 지휘체계의 붕괴, 불합리하고, 올바르지 못한 결정 등등 엄청난 문제들이
조선소를 다니니 보였습니다.
오늘은 비정규직에 관해 이야기 해볼께요.
D 사의 협력사에 들어가기위해, 처음에 D사에 있는 조선내 기술훈련소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들어가면,훈련수료자에 한해 성적우수자 및 협력사 2년차 인원에게 직영으로 들어갈수있는
시험을 볼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훈련소에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입소하는사람들 전부 직영의 꿈을 갖고 희망찬 입소를 합니다.
네.
당근하나 던져 놓고, 청년들을 안정적으로 협력사에 공급하기 위함이었음을 늦게 깨달았습니다.
직영에 가는 인원은 극소수 이며, 협력사에서 2년이상을 근무하기 위해(그래야 면접자격이 부여됨) 부당한,협력사 사장들의 임금체계, 근태를 구속받으며 그렇게 누구하나 아프단 소리 못하며 오로지 면접보기위해 버티고 버팁니다.
근데 말이죠, 직영가는 인원은 결국 거의 90프로 이상이 내정되어있습니다. 직영에 근무중인 누구누구의 아들,
뭐 누구누구의 아들 등등들이 결국은 직영으로 체택되며, 훈련소 동기들은 2년 근무후 직영 면접을 보고 떨어진사람 (100% 볼수 있게 해주진 않죠, 근태가 좋아야하며, 기술이 좋아야 하며 이런 등등의 사유 그리고, 2년이상된 훈련소 수료자들. 최대 8년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봤습니다.)들은 자연스레 다른일을 찾아보러 떠나가게 되거나, 배운게 이건데 이런마인드로 그냥 조선소에 눌러 앉는 사람들..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 문제를 여실히 보여 주는 사례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직영이 되지 못했다 하여, 그사람이 노력하지 않은게 아닙니다. 눈이 시뻘게 지게 14시간 용접하며, 아파도 아프다고 이야기 못하고 출근하며, 온 허드렛일을 도맡아 가며, 협력사 사장 눈에 들기 위해 (눈에 안들면 추천서를 안써줍니다) 온갖 청소며, 정규 출근시간은 8시인데 6시20분까지 출근하고 00시에퇴근하며 일하는 사람 등등 이 있습니다.과연 노력을 안했을까요. 근데 한정된 자리로 인해 직영이 되지 못한 우수한 인력들이 많아요.
근데, 웃긴게 그 수많은 경쟁을 뚫고, 혹은 빽으로 정규직이 된사람들은,
협력사사람들은 매우 매우 깔보게 되죠. 대다수의 직영들은 목에 힘을 주고, 허드렛일(동일노동임에 불구하고)은 죄다 협력사에 넘겨버리는 일들이 일어 납니다.
네 같은 노예끼리 , 누구의 쇠고랑이 더 좋다는 이유로 조금 못한 쇠고랑의 노예를 보며 자랑하는 심산이죠,
이렇듯, 대한민국에 산적해 있는 비정규직 문제는 조선소에 잠깐 다녀봤는데 알겠더라구요.
아 물론, 좋은대학 나오고, 공채로 입사한 핵심 인력들을 뭐라 할수 없습니다.
그러나, 단지 조금더 운이 좋았다는 이유로, 같은 노동자끼리 목에 힘주고 다니는 행동들은 참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일례로, 같은 배관공이 있습니다.
A는 직영소속
B는 협력소속
그런데, 같은 배관작업을 하더라도, 장소가 아주 협소하고, 위험할수 있는 곳은 도면을 보고 직영 반장이 협력사로 넘겨 버립니다. A라는 작업자는 좋은 환경에, 적은양을 B 라는 작업자는 아주 안좋은 환경에서 많은양의 작업을 한후, 테스트 할때 A라는 작업자가 한곳에 테스트에 불합격하면, B 라는 작업자가 직영이 작업한곳에 가서 수리를 하러갑니다. A라는 작업자는 3개의 파이프를 용접할때, B라는 작업자는 더 안좋은 환경에서 7개의 파이프를 동일한 시간에 해야됩니다.
네 대충봐도 매우 불합리합니다. 근데 더 불합리한것은, A라는 노동자는 하루 9시간을 근무하고, 연봉 6000~이상을 받아 갑니다. ( 연차 다 무시하고, 초봉부터 계산한겁니다) 근데 B라는 노동자는 하루에 12시간을 근무하고 4000을 못받아갑니다.
근데, 직영사람들은 그럽니다. 너네는 조금만 마음에 안들면 빨리 그만둬서, 연봉이 낮은거다. 좀 진득하게 해보라라고 이야기합니다. 네. 희망이 보이고, 비전이 보이면 그럴수 있습니다. 버틸수 있어요. 근데 대다수는 그렇지 않습니다. 몸은 망가지고, 희망이 보이질 않아요. 그러니 우수한 기능공들이 대거 이탈되요.
근데 여기서 발생하는 더 큰 문제는 우수한 기능공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우리나라에 기술 축적이 쉽지 않게되요.
이게 무슨 문제냐면, 직영같은경우 30년이상 근무 하는 사람들 많습니다. 이사람들이야 말로, 우리나라의 제조산업 기술의 원천 입니다. 근데, 지금같은경우는 기술축적이 극소수의 사람으로 밖에 안되요. 그래서 조선소 내에
작업하는게 개판입니다.
빨리 빨리 해야되고, 빨리빨리 해야되니 대충하게 되고, 대충대충 해놓으면 결국은 테스트 불합격 하게 되는데,
나중에 보면 이사람은 퇴사하고 없습니다. 그러면 테스트 불합격 한곳을 재수정하기 위해서 결국은
수없이 많은 인력이 들어갑니다. 작업할때 하면, 별것 아닌일이, 후공정에가서 하게 되면 엄청 큰일이 됩니다.
일례로,
배의 외판에 용접을 하는데, 굉장히 두꺼운 T 를 가집니다. 그래서, 이 외판의 용접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A급 기량자들 아니면 투입 안시킵니다. (자동용접 제외구간) 근데, 급하니까 대충 떼워버리니 불량이 납니다.
불량난 상태로, 도장이 투입됩니다. 페인트 칠해요. 그러고 진수 해버립니다. 근데 테스트에는 불량이 났으니
결국 수정이 필요 합니다. 수정을 위해 바지선 띄우고, 고소차에 메달려 바다에서 용접합니다. 페인트는 타버리니 또 도장 투입합니다. 이런일이 비일 비재 합니다.
이게 문젭니다. 원청에서 협력사 사장들에게 단가를 엄청 후려칩니다. 예전에 100만원 주고 시켰던 일을
원가절감을 이유로 (저가수주,등등의 문제) 80만원 밖에 안주고 하라고 합니다. 근데 해가지나면 70만원만 줍니다. 점점 돈은 낮아지고, 협력사는 결국 도산, 도산을 막기위해, 작업자들의 임금 후려치기가 시작되며, 많은 인원이 떠나가죠. 아마 건축, 메이저오일, 등등 제조업 전체의 문제 일겁니다.
너무 안타까워요.
우리나라가 제조 강국이 될수 있으려면, 결국 비정규직이 대규모 축소 되어야 됩니다. 당장은 큰돈이 들어가는것 처럼 보여도, 고용부담이 되더라도, 우리나라가 살아 남으려면 결국 기술의 축적이 이루어져야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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