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좀 함 봐줘봐요.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한달 전에,
베스트 게시판에서 "시유 장사하는 만화"라는 걸 봤는데
이게 대체 뭔지 모르겠는거요.
그때는 그냥 내가 오유를 게을리해서 소재를 하나 놓쳤구나, 했는데
몇 일 후에는 "시유가 왜 한국적이어야 하나"를 비롯
"시유 하극상 만화", "시유 까는 만화"가 올라오드라구요?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가만, 그러니까 '시유'라는 캐릭터가 한국 캐릭터인데
한국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으면서도
일본 캐릭터에게 존나 갈굼먹는 만화를 한국사람이 그리는 건데.
시발 뭐지? 싶어서 찾아봤거든요.
보니까, 보컬로이드라는 게
가사와 멜로디를 입력하면 미리 프로그래밍된 사람 목소리에
싱크로 맞춰서 출력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일본에서 만들었다보니,
주요 고객이 오타쿠이건 작곡가이건 '모에화'가 따라붙는 건 당연한 수순이고
이런저런 설정이 가미되서 이른바 '하츠네 미쿠'라는 보컬로이드가 히트를 쳤다.
근데 이게 가만보니 정말 괜찮은 기획인데,
일본어 기반 보컬로이드가 한국어를 커버할 수 있을리가 없고.
그래서 SBS아트텍에서 자체기술로 한국어 출력이 가능한
보컬로이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거 아닙니까.
오키. 여기까진 알겠어요.
그리고 이 프로그램이 작곡가에게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보컬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괜찮다고 봐요.
근데 우리나라에서도 '프로그램 모에화'가 필요하지?
아니, 차라리 캐릭터를 만들거면 심영같은 걸로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요.
디씨 약쟁이들이 미친듯이 신세계를 개척했을텐데...
어쩌면 일본 스타일의 캐릭터성 부여가, 한국산 보컬로이드에 한계를 그었을지도 모르죠.
이미 일본 보컬로이드 문화에 익숙해진 몇몇의 사람들에게만
반짝 인기를 끌고 사라질 운명을 자초한 건 아닌지.
그리고 시유의 일러스트의 한국적 요소에 대한 논쟁 말인데.
한국적인지 아닌지에 대해 토론을 하려면, 우선 한국적인게 뭔지를 확실히 해야죠.
그런 점에서 고작 보컬대체 프로그램이 한국적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근데 어떤 사람들은 '시유'라는 가상의 캐릭터 성을
일본 보컬로이드 체계에 편입시키고 싶어 안달나신 것 같아요?
그냥 여기저기 찾아보면서 느낀 건데,
은근히 일본인들한테 시유의 기능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혹시 그런 사람들은 시유가 한국적일 필요는 없지만 일본적이어야 한다고 여기는 거 아니요?
솔직히 나같은 사람이 보면, 보컬대체 프로그램에
캐릭터성 부여하고 이름 붙여주고 일러스트도 은근 기존 일제 보컬로이드와 유사하고
이런 거 다 일본 따라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영세한 작곡가들에게 유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왜 그렇게까지 하나 싶은데,
시유 빨아대는 사람들 보면 그냥 오타쿠로 보일 수 밖에 없어요.
뭐에요, 이게?
한국에서 한국 기술로 만들었다 뿐이지 나머지는 다 일본적이 잖아요.
지금 저는 한국 보컬로이드가 동양적이지 않고 금발벽안인걸 문제 삼는게 아니라
아직도 탈아입구의 민쪽성을 버리지 못하는
자학적인 일본 취향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것을 지적하고 싶은 거에요.
내가 물어보면 대답을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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