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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한 지역에 사는, 4세 딸을 둔 엄마입니다.
제가 사는 곳은 소아과 대란이 있는 곳이고, 서울처럼 어린이집이 다양하게 많이 있지도 않습니다.
저희 딸은 28개월인데, 아직 말을 못해서 언어센터 세 곳에서, 언어 수업 셋, 감통 수업 하나를 듣고 있습니다.
현재 엄마, 아빠, 숫자 1(일), 2(이), "이게 뭐야?"만 말할 줄 알고, 말귀는 어느 정도 잘 알아듣는 편입니다.
고집은 좀 있고, 마이웨이 성향이 있습니다. 요즘은 떼쓰기를 많이 해서 엄마인 저도 지칠 때가 간혹 있습니다.
현재 다니는 국공립 어린이집은 작년 5월부터 다녔습니다.
제가 지금 어린이집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는 건 지난 주 금요일 원장이 저희 부부를 불러서 말하기를,
아이가 같은 반 다른 아이들 수업에 방해가 되니
작년 12월 큰 병원에서 저희 아이가 받은 베일리 검사 결과지를 토대로
소아과에 가서 장애 진단서를 떼서 행정복지센터에 제출하면
장애통합교사를 파견받을 수 있으니 서류를 떼 와 달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원장이 저희 아이의 문제점을 말한 건 다음과 같습니다.
1. 새 학기가 되어 새 친구가 들어왔는데,
저희 아이가 그 친구가 갖고 노는 장난감을 뺏어서 망가뜨리고 해서 그 친구가 저희 아이 머리를 때리고,
그 다음 날에 저희 아이가 그 친구 앉아 있는 의자에 앉으려 하다가 그 친구가 저희 아이를 밀어뜨리고,
저희 아이가 얼굴에 상처가 났는데, 알고 보니 그날 저희 아이가 그 친구 장난감을 또 뺏어서
한참 후 그 친구가 참다 참다 갑자기 제 아이가 목에 걸었던 청진기 장난감을 낚아채다가 상처가 난 거다.
2. 바깥놀이를 하고 교실에 들어와야 하는데
저희 아이가 바깥놀이를 더 하고 싶어하여 통에 숨기도 하고
억지로 끌려서 들어가다가 뒤로 벌렁 눕기도 해서 담임 교사가 힘들어 한다,
담임이 아이 데리고 교실로 들어가려다가 아이가 머리채 잡고 입도 손으로 때렸다.
아이가 자꾸 그렇게 시간을 지연시켜 같은 반 아이들이 해야할 다음 활동을 못하게 한다.
3. 미술 수업을 다른 아이들이 심도 있게 해야 하는데,
미술 재료를 저희 아이가 쏟아서 담임이 그거 줍느라 시간이 지체되고,
저희 아이가 1세 수준으로 물건을 휘저어 놔서 다른 아이들에게 진행해야할 다음 수업을 못한다.
4. 교실에 올라가지 말라는 곳에 안 된다고 해도 자꾸 올라간다.
5. 작년 담임도 저희 아이를 주로 돌보느라 다른 아이들 잘 못 봤다고 하더라.
작년 저희 딸의 모습은 제가 보기에도 좀 특이하다 할 만하긴 했습니다.
소리에 예민하고, 낯선 곳, 낯선 느낌에 대해 무서워하고,
불러도 잘 안 보고 고집이 있어서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어른들의 말이나 행동을 모방하려는 모습이 없긴 했습니다.
어른들의 사랑을 받으려고 애쓰는 그런 모습도 별로 없었습니다.
11월 생이라 아무래도 3월 생, 6월 생 아이들보다는 손이 안 갈 수 없었을 뿐더러
엄마가 봐도 특이했으니 담임 선생님이 많이 힘드셨을 건 알고 있습니다.
기타 덧붙이고 싶은 상황들은,
1. 위의 원장이 언급한 일들은 지난 1주일, 새학기 되어서 총 7일 동안 있었던 일들을 말한 거고,
같은 반에 저희 아이 포함 6명의 아이가 있고, 그 중 1명은 결석이 잦아서 거의 5명 있었고, 보조교사가 있던 상황이었음.
교사 2명이 5-6명의 아이를 돌보는데, 저희 아이가 그 상황에서도 돌보기 힘든 아이라 말하는 게 엄마로서는 좀 의아함.
2. 새 학기 오티 때는 4세가 다 내거야 하는 시기여서 싸움이 있을 수 있으니
손톱 잘 깎아서 보내라, 장난감은 그래서 여러 개 구비해 놨다 했는데,
저희 아이와 새 친구가 장난감이 겹쳐서 사고가 났다는 게 이해가 좀 안 가고,
둘 사이가 계속 그러면 학기 초인데 주의해서 떨어뜨려 놓지 않는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감.
3. 언어센터에서 언어치료사 분들과 이번 주에 수업 보내면서(월수금) 상담을 해 볼 예정이긴 합니다만,
전에 한 분은 제게 "아이를 그래도 일찍 센터에 보내셨네요." 하셔서,
새 학년 올라가기 전에 얼른 말을 해서 어린이집에 민폐를 안 끼쳤으면 좋겠어요 하는 제 말에,
"아니 말만 못할 뿐이지, 전혀 손이 가는 애가 아닌데요, 오히려 더 힘들게 하고 말 잘 하는 아이보다 나을텐데요."
라고 해 주셨고,
어제 수업하셨던 언어치료사 분께는 원장이 이러이러해서 장애 진단서를 떼오면 교사를 파견받을 수 있고,
기록에 남는 게 아니고 잠깐 교사 파견 때만 그런 거다 하는데, 진짜 기록 상 문제는 없을까요 하고 물어보니
대뜸 "무슨 장애예요? 지금 너무나 잘 하고 있고 단지 말이 느린 것뿐인데 어디 어린이집이에요?"하고
화를 내 주시기도 했습니다. 그 언어센터의 다른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해 보시고 전화까지 따로 주셔서 하는 말이,
의료 기록으로는 남아서 보험 제약이 있을 수 있고, 실비되는 언어기관에서 그 기록들을 다 볼 수 있긴 하다였습니다.
4. 작년 11월 같은 반 한 아이 엄마가 저한테, 자기가 알고 있는 자폐 아이가 있는데 저희 아이와 똑같다며,
자폐 같으니 큰병원에서 검사 받아 보라고 한 일이 있습니다.
그 엄마는 어머니회를 해서 원장과도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로 알고 있는데, 그 엄마가 그 말을 한 시기에
원장이 저한테 "자폐 생각이 1도 안 드는 거 아니니 어머님 큰 병원에 가서 검사 받아보세요."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이미 언어센터 두 군데에서 검사를 받아 봤고, 결과(언어, 대근육 발달 지연)에 대해서 전한 후였는데,
자폐였다면 언어센터에서부터 말이 나와서 담임한테 그 사실을 전했을 것입니다.
전문가도 아닌 일개 엄마가 지껄이는 말에 하도 화가 나서, 아니라고 증거를 대며 이야기 해 주기 위해
유명한 큰병원에서 작년 12월 베일리 검사와 심리 검사를 받아 봤고,
언어 발달, 대근육 발달이 월령에 비해 10-12개월 느리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 검사자 분들 모두 묻기도 전에 아이를 보자마자 자폐는 아니네요라고 할 정도였는데,
어린이집 개설일을 보니 십여 년도 넘게 운영해 온, 교육전문가라는 원장이
자폐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그런 이야기를 대뜸 하는 것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같은 반 아이들이 순하고 폭력적인 아이가 없어서,
(전에 문화센터 다니다가 폭력적인 아이를 본 적이 있어서 약간은 트라우마가 있네요;;)
국공립이어서,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면 아이가 적응을 더 못 하면 어쩌지 걱정이 들어서
어린이집 옮기는 것에 망설이고 있는데,
이런 거 저런 거 떠나서 오직 아이를 위해서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요?
오유님들이 보시기엔 어떻게 하는 게 나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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