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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 휴대폰으로 '마이 리틀 포니' 유튜브 동영상을 검색해보았다. 다행히도 누군가 한글 번역 자막까지 만들어서 올라온 '마이 리틀 포니'가 있었다. 1화는 이미 봤으니 2화를 보았다. 내가 그것을 보고 있으니 할 일 없던 포니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같이 보기 시작했다. 랭보는 행복한듯 자신의 앞발로 볼에 대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나오다니...! 다시 봐도 정말 멋져!"
플러터샤이는 이렇게 말했다.
"저 때는 좀 무서웠었는데..."
레리티가 대답했다.
"저 혼란 때문에 내 꼬리 갈기를 강 지키던 용에게 주었지. 수염이 잘렸었잖아. 지금 생각해도 그 선택은 후회가 되지 않아."
그러면서 자신의 꼬리 갈기가 잘 있나 살랑살랑 흔들어 보았다. 잘 있는 것을 확인하자 흡족한지 고개를 빳빳히 쳐들었다.
난 동영상을 처음부터 쭉 보지 않았다. 띄엄띄엄 보면서 더피 후브즈가 나오는 부분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포니들은 나에게 질타를 보냈다. 그들에게는 추억의 비디오 같은 거였기 때문에 내가 이런 식으로 동영상을 보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리라. 그런 식으로 다음 화도 보았는데 녀석들은 어느 일정 부분 자신의 모습이 나오거나, 다른 포니들이 나오면 자기들만 알아들을 수있는 추억 얘기로 흠뻑 빠져들었다. 결국, 동영상을 제대로 보나 이런 식으로보나 녀석들에게는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1기를 끝까지 돌려봤는데도 더피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검색해 보기로 했다. 검색어는 '더피 시즌' 이었다. 그러자 뜨는 블로그에 '시즌1기 숨은 더피 찾기' 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어서 클릭했다. 그곳에서 확인해보니 더피는 주연 포니가 아닌 보조역할로써 배경에 짤막하게 등장하고 있었다. 난 블로그에 담긴 더피의 모습을 포니들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런 애가 여왕이 된다고?"
랭보는 날 타이르듯 말했다.
"우리도 그렇게 될 줄은 몰랐지. 하지만 됐어! 그녀는 해냈다고!"
"대체 어떻게 여왕이 됐는데?"
내가 이렇게 묻자, 랭보는 잠시 생각해보더니 대답했다.
"음... 기억은 나지 않아. 아무튼 여왕이야. 아주 끝내주는 여왕이라고!"
"그래.. 알았다."
더 이상의 정보는 이 녀석들에게 얻기 힘들 것 같아서 블로그 페이지를 나가려고 했다. 그 순간, 레리티가 말했다.
"잠깐.. 이상해.. 여기 나오는 더피 공주님을 좀 봐바."
흰색 털에 노란색 갈기. 노란색 눈동자. 분명히 내가 꿈에서 보았던 더피가 분명했다.
"얘가 왜?"
그러자 플러터샤이가 대답했다.
"눈이..."
눈이 뭐 어쨌다고 말하려던 찰라, 블로그 스크린샷에 찍힌 더피의 눈이 정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배경 포니들과 똑같이 웃고 있는 모습에서는 내가 꿈에서 봤던 사시 특유의 특별함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사시가 아니네.."
이렇게 말하면서 유튜브로 2기 영상을 검색했다. 그리고 더피를 찾기 위해 더욱 꼼꼼히 검색해야했다. 더피는 배경으로 나온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포니들이 조금이라도 많이 몰린 장면이 있으면 전후구간을 10초 기준으로 하여 찾아보았다. 그리고 몇 화인지, 더피에게 대사가 주어진 장면이 나왔다. 더피는 바보처럼 구름 위를 폴짝폴짝 뛰다가 번개에 맞고 숯검댕이가 되었다. 그리고 시청의 기둥을 무너뜨렸다. 그것을 수습하려던 랭보가 기둥과 함께, 나무판을 뚫고 밑으로 추락하자 그 위에서 더피가 말했다.
"레인보우 대쉬! 괜찮아?!"
이 부분에서 일시 정지를 눌렀다. 더피의 눈은 분명히 사시였다. 내가 꿈에서 본 것과 똑같았다.
"저 때.. 공주님 때문에 조금 빡쳤었지. 애플잭도 저 일 때문에 고생 꽤나 했었어! 하지만 뭐.. 지금은 추억이지."
랭보가 그렇게 말했다. 난 이 녀석의 눈이 어째서 사시가 되었는지 궁금했다.
"어째서 1기에서는 멀쩡하던 눈이 왜 2기에서는 사시가 되어서 나왔을까? 무슨 사고라도 당했어?"
그러자 포니들은 서로를 잠시 쳐다보았다. 곧 랭보는 어깨를 쓱 올리며 '난 잘 모르겠는데..?' 이런 동작을 취했다. 레리티는 날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플러터샤이도 '모르겠어요..' 이렇게 대답했다. 아무튼 이 녀석들은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았기에 다시 한 번 인터넷을 이용하기로 했다. 검색어는 '더피의 눈.'
검색해서 몇 개의 글을 읽어보니 더피의 눈이 사시인 것이 '작화붕괴' 때문이란 것을 알았다. 어느 화에서 일어난 '작화붕괴'가 의외로 팬들에게 인기가 좋았고 그것 때문에 다음화부터 일부러 '작화붕괴' 시켜서 더피를 사시로 그려놨다는 것이다. 그런 글들을 읽으면서 더피 후브즈도 팬들이 지어준 이름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갈수록 모르겠네...."
이렇게 중얼거리며 핸드폰의 시계를 확인했다. 유감스럽게도 곧, 알바를 가야할 시간이었다. 밥을 먹고 씻으면 딱 알맞게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말은 즉, 내가 밥을 먹어야했고 이 녀석들과 함께 먹어야한다는 뜻이었다. 그 뜻을 다시 해석하자면 내 밥상 차리기도 귀찮은데 포니까지 차려줘야 된다는 것이었다. 갑자기 담배를 무척 피고 싶어졌다.
"너희들 슬슬 밥 먹어야 되겠지...?"
그러자 플러터샤이는 놀란듯 '오.. 이런.' 하고 중얼거렸다. 다른 포니들도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일제히 후다닥 방 밖으로 달려나갔다. 나도 무슨 일인가 싶어서 방 밖으로 나갔더니.. 세상에;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둔 후라이팬이 발갛게 달아오른 채, 그 위로 엄청난 화염을 토해내고 있었다. 부엌은 탄 연기로 자욱했다. 후라이팬 위로 타오르는 불꽃이 족히 50CM는 되보였다. 랭보가 급히 날개를 퍼덕거리며 그것을 꺼보려고 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오히려 자욱한 연기에 휘말려 기침만 해댔다.
"세상에.. 이 검은 연기를 좀 봐! 해로운.. 망할 연기!"
레리티는 이렇게 말하며 가스레인지를 끈 뒤, 마법으로 후라이팬을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재빨리 싱크대로 가져갔다. 그 뒤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곧장 예상이 됐기 때문에 난 소리쳤다.
"안 돼!!"
내 외침을 듣고 마법으로 수도의 물을 틀던 레리티의 행동이 멈추었다. 하지만 이미 약간 손잡이를 돌린 상태였다. 미약하게 졸졸 흐르는 물이 후라이팬에 떨어졌다. 뜨겁게 달아오른 후라이팬에 부딪힌 물들은 원소 하나하나까지 분해된 것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엄청난 소리를 내며 기화했다. 말 그대로 폭발한 것이었다. 치이이익~!
포니들은 놀라서 달아났지만 다행히도 다치지는 않았다. 물을 세개 틀었다면 몰려가 있던 모두가 화상을 당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난 재빨리 집에 있는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열어서 환기를 시켰다. 페가수스들은 창문 밖으로 연기를 내보내는 날개짓을 했다. 레리티는 '끔찍해.. 세상에... 이건 내게 있을 수 있는 가장 최악의 일이야!' 이러더니 한 발로는 자신의 입을 막고 다른 발로는 현관문을 열었다 닫았다하며 연기를 밖으로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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