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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economy_25392
    작성자 : 기욤뮈르소
    추천 : 11
    조회수 : 1049
    IP : 211.104.***.227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7/11/29 14:18:43
    http://todayhumor.com/?economy_25392 모바일
    IFRS9도입에 관한 글을 보고...

     이분 생각이 저와 비슷한점도 있고, 좀 다른 것도 있고, 제가 보기엔 조금 지나친 해석 같이 느껴지는 것들이 있어서 몇자 적어봅니다.  IFRS9의 적용은 은행뿐만 아니라 보험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금융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해보입니다.  일단 은행만 가지고 얘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제가 보는 IFRS9의 핵심은 대손충당금 문제입니다. 글쓰신 분도 이걸 지적하시는거 같은데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대손이란 말은 돈을 떼인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돈 빌려줬는데, 돈을 안 갚으면 보통 독촉을 합니다. 하지만 배째라고 나오면 방법이 없죠..  은행도 마찬가지로 용가리 통뼈가 아니므로 떼어먹히는 돈이 있습니다. 일반사람들과는 다르게 은행은 이런일이 자주 있으므로 이런걸 감안해서 대손충당금이란걸 만들어 놓습니다. 

     과거엔 우리 은행들은‘손실발생 가능성'으로 대손을 처리했습니다. 쉽게 말해 통장거래가 정지되거나, 연채가 90일 이상이면 대손으로 보고 회계처리를 한거죠.  근데, IFRS의 새 기준에 따라 '미래 예상손실’로 변경됩니다. 사실 이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대출기간이 긴 상품에도 대손상각비를 적용하겠다는 것입니다.  보통 대손충당금은 부도확률*손실률*잔액 으로 계산합니다. 즉 부도날 확률이 클수록, 갚아야할 돈이 많을수록 대손충당금의 규모가 커진다는 얘기입니다.
     
     예전엔 부도확률을 결정할 때 1년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IFRS9의 지침에 따르면 잔존만기 상환까지 즉 상환까지 남은 기간 모두를 반영해 부도날 확률을 정합니다. 결국 대손충당금의 규모가 커집니다. 금융당국은 전체 은행이 추가로 적립해야할 대손충당금 규모를  2~3조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은행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메이져 은행을 기준으로 이걸 적립하는데 몇 천억 정도가 추가로 필요할 거라고 봅니다. 물론 최근 은행들은 유래없이 영업이익이 높았기 때문에, 이 기준을 채우는 게 어렵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IFRS9 도입으로 인해 대출심사를 빡세게 들어갈 들어갈 거 같습니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돈놀이로 먹고 삽니다. 시대가 바뀌어도 여신으로 먹고 사는 비중이 절대적이죠. 비이자이익이 이자이익에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 그리고 이자이익이라는게 따지고 보면 예대마진입니다.

     아시다시피 대출금 이자와 예금 이자의 차이로 은행은 큰 이익을 냅니다. 그런데, 대손충당금에 따른 비용은 결국 누구에게 전가 될까요? 당연히 고객들 몫입니다. 예전보다 더 많은 이자를 내게 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을 이유로 작성자님이 예상하신 모든 일들의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IFRS9의 도입이 충격파로 작용해 자영업자, 부채비율이 높은 중소기업, 저신용자의 돈줄을 끊어버린다는 것은 납득하기 좀 어렵습니다.

     물론 예전보다 은행의 문턱은 확실히 높아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게 더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능력에 맞게 돈을 빌려야하고, 자산보단 소득을 기준으로 대출해주는게 원론적으로 맞죠. 그리고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몇가지 문제들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속에서 가정하신 상황은 신용경색에 가깝고, 거의 경제 종말론처럼 들려서 저로선 받아들이기 어렵네요... 

     제가 느끼기론 글 쓰신분이

    바젤3 도입--> 대출금 이자 증가 --> 구조조정 및 실업 --> 상가 공실률 증가 --> 부동산 가격하락
    바젤3 도입--> 대출금 이자 증가 --> 구조조정 및 실업 --> 한계가구 증가 --> 부동산 가격하락
    을 예상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부동산 가격이 오를 일은 없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그것의 시발점이 금융규제로 시작 될 거라 보진 않습니다. 물론 약 1년 반 전 부동산이 수급을 이유로 장기침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의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기준금리가 워낙 낮아서 몇년 동안 가격이 크게 무너질 일은 없지만, 은행이 유동성확보에 나서게 된다면, 원리금 상환 압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고 소득이 뒷받침 되지 않는 가구는 불행의 늪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 적이 있습니다. 

     단지 그 시점이 IFRS9의 도입시기와 딱 맞물릴거라고 쉽게 얘기하긴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제도가 몇 년전부터 도입된다는 얘기가 나왔었고, 금융권에선 대비를 어느정도 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충당금을 쌓지 못할 정도로 우리 은행들이 돈이 없지 않습니다.

     다만, 며칠 전 동탄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다는 기사가 났던 것처럼, 앞으론 공급과잉여파가 본격화 될 것 같습니다. 따지고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지난 몇 년동안 실질 주택수요보다 많은 물량을 건설사들이 공급을 했고,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해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부정책과 맞물려 전국을 부동산 투기판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오를 여지가 있느냐인데, 예정된 준공 물량을 받아 줄만큼 현재 상황이 녹록 않아보입니다. 예전처럼 땔감이 많다면 모르겠지만, 현 정부의 기조가 다주택자에겐 세금을 물리겠다는 건데 적어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금보다 높아질 것은 명약관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자산시장은 확산과 수렴을 반복하기 때문에 몇 년 뒤엔 다시 기지개를 켤지 모르지만, 대출을 소득수준에 비해 많이 일으키신 분들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고통받으실 것 같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제가 주목한 것은 보유세에 대한 여론입니다. 솔직히 결과를 보고 놀랐습니다. 세금을 더 걷자는데 이런 압도적 찬성도는 거의 보지 못했으니까요... 조건부 찬성까지 포함하면 국민의 2/3 이상이 보유세 인상에 동의하는 상황입니다. 상전벽해란 말이 딱 어울립니다. 10년전 종부세 도입을 하자고 할 때, 제 기억으론 반대여론이 찬성에 3배에 달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정반대입니다.

     생각건데 국민들은 다주택자, 투기 수요자들을 세금으로 응징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집이 없는 사람들은 투기꾼들을 어떤식으로든 벌을 주고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여론의 지지가 계속된다면, 재정절벽이 우려되는 문재인 정부에선 보유세를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죠.. 내년에 자유한국당에게 몇가지 법안들을 양보해서라도 보유세인상을 관철시키려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주택공급이 적다면, 건물주들은 월세에 보유세 증가분만큼을 추가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며칠전 공공주택을 100만호 건설하겠다는 발표가 났던 것을 감안한다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더욱이 그 방식이 서울 근교에 개발제한구역을 푸는 것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시장이란게 수요공급에 장사 없습니다. 지금도 내년과 내 후년까지 입주수요보다 준공예정 주택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점진적 하락입니다. 정부도 그걸 머릿속에 넣고 있긴 하겠지만, 서민주거 공급에 대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의지가 강한 상황이라 적어도 몇 년간은 다주택자들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진 않을 것 같습니다.

     경제전공자도 아닌 제가 감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런겁니다. 앞으로 몇년간 여러 어려움이 있을지 모릅니다. 은행 문턱은 높아질 것이고,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소비가 잘 될리가 없으니 자영업자들도 쉽지 않을 겁니다. 또한 실업률도 낮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상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벌써부터 대한민국이 망한다는 생각은 버리는게 좋습니다. 국가가 맞이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그리스처럼 금융위기까지 일어나는 것인데, 지금 벌어지지 않은 일들을 놓고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저 자신에 국한해 몇 가지 다짐한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몇년간 저는 운동도 더하고, 큰 돈이 들지 않는 방식을 찾아 자기계발도 하면서 견딜 겁니다. 갈수록 뭐 같아 보이는 회사지만,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다닐 겁니다.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당분간 그만 둘일 없습니다. 

      몇 주 전 저는 이사를 가면서 기존 전세 대출금을 모두 없에고 대출금 없이 전세로 들어갔습니다. 좀 좁아지긴 했지만, 생각보다는 살 만 합니다. 비싸진 않았지만 타던 차도 팔았습니다. 주말에 놀러다닐 때 주로 사용하던 녀석인데, 따지고 보니 별로 쓸일이 많지는 않았고, 은근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몇 년간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고, 혹여 차를 사더라도 그냥 경차 타고 다닐 겁니다. 혼자사는 사람인지라 저녁에 외식이 잦았는데, 요즘은 집에서 들어와서 직접 요리 해먹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분명 더 나은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몇 년 버텨볼 요량입니다.

    '궁즉통 통즉변 변즉구'

    막히게 되면, 통하게 되어있고, 통하게 되면, 변하게 되어있고, 변하게 되면, 오랫동안 지속 될 수 있다...  제가 좋아하는 주역의 말씀입니다. 지금의 상황이 궁이라면 상황에 맞게 변해서 때릴 기다리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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