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겐 대학교 2학년부터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제대하고 갓 복학했는데 그녀는 과 후배지만 저랑 같은학년이였고,
제가 너무나 이뻤던 그녀에게 첫 눈에 반해서 좋아하다가 엠티가서 계기를 통해 사귀게 되었죠,
그후로 4년가까이 정말 이쁘게 사랑했죠..
공부도 서로 돕고, 시험기간에도 밤새서 공부도 하고..
또 졸업반때 서로 취업때문에 어려울때에도 서로 힘이 되주었죠.
결국 그녀는 대기업에 취직했고,
저는 일반사기업보단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싶어 계약직 공무원으로 들어갔답니다.
그리고 제 동기중 한명도 그녀와 같은 곳에 취직하게 됐죠.
그 녀석은 우리동기들과 친하게 지내지 않고 동아리활동만 하는 아웃사이더였지만,
괜찮은 애인줄은 알아서, 또 걔도 오래사귄 여자친구도 있었고,
그래서 여친 혼자 그 회사 들어가는거보다 낫겠다고 생각하며, 내 여친한테 잘 해주라고 했죠.
그런데....
취업하고 나서 처음 몇달간은 좋았어요.
서로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다보니 훨씬 마음의 여유도 생기게 되더라구여.
근데 사실 정부기관 계약직 월급이 대기업 월급과 차이가 엄청나더라구여..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해서 얼마라고 말은 못했지만;
저는 사실 돈을 좀 아낄라고 했죠.
그러다가 그녀는 그 뒤로 절 약간 무시하는것 같았어요.
자기는 힘들어서 걸어서 못다니겠다. 차안사냐, 나이먹고 차 없는 남자 별로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그녀는 회사일이 매우 바쁘다며 잘 만나주지 않는 걸 느꼈습니다.
전화해도 야근하고 있다, 회식하고 있다며 끊기가 일수였고, 잘 받지도 않더군요.
그래도 저는 그녀가 피곤하고 회사생활이 힘든 걸 알아서 이해했죠.
또, 제가 여자라도 자기와 소비수준이 비슷하거나 더 많은 사람이 좋을 거란건 다 이해하죠.
그러한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감으로 이별의 시간이 올 것 같았어요.
왠지 다른 남자가 생긴것도 같고;;;
그치만, 저는 그녀를 그대로 놓칠수는 없었어요.
20대의 중요한 시기를 오직 그녀만 보고 그녀만을 위해 살았기 때문에
내게 전부였던 그녀가 없다면 정말 못살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정말 잘하려고 중고마티즈도 사고, 값좀 나가는 선물도 해줬는데..
이건 창피해서 못탄다고 하더라구요.;;
그땐 순간 제자신이 너무 비참한 것 같아 막 화를 냈죠.
" 너 너무 변한것 같아! 우리 대학교땐 분식에 떡볶이만 먹어도 행복했었는데 그 시절 기억안나니? 우리 부자가 아니더라도 조금씩 돈모으며 알콩달콩 살기로 약속했잖아"
" 사람은 누구나 변해.. 사랑도 변하고.."
그렇게 우린 한달전에 헤어지게 되었죠.
여자의 마음이 남자에게서 멀어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서 저는 다시 애써 그녀를 돌리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죠. 다른 남자처럼 찌질하게 전화도 안하고.. 싸이는 탈퇴하고...
그뒤로 전 미친듯이 일에 매달렸어요. 이별의 아픔을 잊기위해 아픔을 느낄 시간도 주지 않으려고 한 것이죠.
지난주에 국제기구로부터 우리과가 수검을 받게 되어서 매일, 주말에도 나와 밤1시2시까지 일하며
아주 바쁘고 피곤하게 지냈어요.
그러다 며칠전 친한 동기한테 우리 동기중 한명이 결혼한다고 연락이 왓어요.
그 동기는 바로 제 여친과 같이 들어간 동기죠..
저는 '아.. 그녀석 자기 애인이랑 이제 결혼하는구나.. 하긴 오래사겼으니..'
그러면서도 걔가 전여친과 같은 회사니 혹시 그녀도 올것 같아 가기가 좀 많이 꺼려졌지만
일요일날 할일도 없고, 결혼식보다는 다른 사람도 볼겸해서 가기로 했죠.
그리고 오늘 드디어 잠실 파크텔로 저는 제게 연락해준 친구와 같이 갔죠.
결혼식은 이미 시작됐고, 나는 축의금을 내는데
제 친구가
"어 이새끼, 그새 신부가 바뀌었네" 그러는 거에요.
저도 보니 < 신랑 *** / 신부 *** >
신부이름이 제가 알던 그놈 여친이름이 아니고 제 전 여친 이름과 똑같더라구요.
저는 '설마.. 이름이 흔해서 그렇겠지..'
했는데, 머리속에선 자꾸 "맞아..걔가 맞나봐" 라는 생각이 떠오르는 거에요.
저는 정신없이 예식장안에 들었갔는데..
그 동기놈이 신부에게 세레나데를 불러주고 있더군요.
신부는 감격해 울고 있고...
저는 순간 머리속이 하얗게 멍해지고 가슴이 무너져내리며
눈물이 주룩주룩 흐르는걸 주체할수 없었어요.
저는 바로 뛰어 나왔는데 그때서야 제 친구도 상황을 알고 따라와
자기도 몰랐다며, 옆에서 위로하더군요.
이제 조금씩 그녀를 잊어가며, 그럴수밖에 없었던 그녀를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게 이렇게 한번에 무너지네요..ㅜㅠ
진작 말해주지... 아님 내가 눈치가 없어 모르고 있었던 건가....
그사람들은 제가 결혼식장에 올줄을 몰랐겠지...;;
저는 그길로 친구를 보내고
혼자 술도 먹어보고, 안되겠어서 안양천을 미친놈처럼 방황하다
오늘 출근도 안하고 집에 박혀있다 이렇게 글을 씁니다.
도와주세요.
저 지금 마음이 진정이 안되고 너무 힘들어 죽겠어요;;
-출처:다음아고라-
ps.나와 비슷하시다...헤어진게....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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