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여 장거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어젠 제가 보고싶다고 오라고 해서 저희집까지 왔었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일이 고된 남친은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남친 핸드폰 동영상 앱으로 뉴스 예능 등을 돌려보다가 갑자기 전화번호부 목록을 보았습니다. 저번에 보았을 때 일부러 전화목록을 지우고 있더라구요. 근데 이번에도 삼일 전 목록들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메일을 클릭해보았습니다. 메일 목록을 내리는데 초반부에 채팅앱 결제 내역이 떠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심장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한달 전 쯤 싸우고 화해한 뒤 만났을 때 채팅을 하다 걸려 무릎꿇고 빌어 한 번 용서한 뒤였기 때문입니다. 삼사십개 되는 채팅창을 다 열어보았습니다. 남친은 말을 열심히 걸고 누나가 좋다는 말, 드라이브 가자, 커피마시자, 심심하다, 여친은 있는데 장거리다. 그런 말을 서스름없이 하고 있었습니다. 다 읽고 깨웠습니다. 화면을 보여주니 아 씨 하면서 안만났잖아! 심심해서 그랬어! 라고 두 마디를 하였습니다. 전 심장이 뛰고 더이상 할 말이 없어 화장실로 뛰어들어갔고 금방 나와 그냥 가라고 했습니다. 눈물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런 애를 믿고 그동안 지내왔구나 하는 배신감에 화와 분노만 치솟았습니다.
3살이나 어리지만, 나름 자기 일 열심히 하고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진지하게 꺼냈어서 저도 얘랑 결혼 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었는데
그 3개월 동안 서로 맞춰가려 노력하며 울고불고 화해하며 지냈던 내 시간이 너무나 아깝고 분합니다. 에너지 소모가 너무 컸던 시간입니다.
다음날 출근길 너무 화가나서 욕을 써서 계속 보냈습니다. 걔한테 배운건 화날 때 욕하는거거든요. 오늘 와서 욕받이를 해주겠다고 합니다. 뺨도 때리고 돌려보내려고 합니다.
시간이 해결해주리란거 아는데, 그래도 충격이 큰 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