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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30분동안 열심히 글 쓴거
날라갔씁니다.
그래서 조리원 얘기는 아주 짧게 하겠습니다.
1. 조리원 선택 잘하십쇼
후기 대부분이 구라입니다.
병원에 붙어있는 조리원은 중간은 합니다.
응급상황의 경우 메뉴얼도 정확하구요.
2. 방문한 조리원의 선생님 한분이 여호와의 증인이었던거 같음
애기때부터 찬송가를 들려주라느니
성경을 읽어주라느니 헛소리를 하길래
..제가 불교라서요, 반야심경 읽어줘도 되나요?
하니까 대꾸도 안함.
그 외 열 난다고 약먹이지말고
사랑으로 안아주라느니
와이프만 없었으면 바로 뚝배기 깠음
그 외에도 밥도 거지같이 나오고
퇴소선물로 주는 애기욕조 슈OO 주기로 해놓고
왠 다이소 흰색대야같은거 줌
사기꾼새끼덜
그렇게 병원과 조리원을 거쳐
생후 20일이 되어
아기는 집으로 왔습니다.
그리고 이틀만에 깨달았습니다.
나는 멍청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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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월급 200만원 받는 사람이
1억을 모으는 방법??
A : 1년 12개월 200만원이면 2400만원
5년만 모아도 2000만원이 남아요!
제가 딱 이 수준이었던 겁니다.
신생아는 2시간에 한번씩 깬다.
아 그럼 10분동안 분유먹이며 재우고 하면
1시간 50분씩 나눠자는거니까
조금 피곤하겠구나
현실
1. 분유타고 식히고 공기빼는데 10분
2. 각잡고 먹이기 시작하는데 안먹음
3. 둥기둥기 어르고 달래기
4. 다 먹이고나니 30분 지나있음
5. 트름시켜주기 10~15분
6. 자려고 눕혔더니 토함
7. 닦아주고 다시 달래기
8. 그와중에 쉬함
9. 기저귀 갈아주기
10. 갈아줬더니 응가함
11. 궁딩이 씻기고 재우기.
12. 잠듬
13. 휴...
10분후 다시 1번으로
뭐지...이게 대체 뭐지...
신과함께는 왜 쓸데없는 지옥을 보여주는거지
이게 지옥인데?
그렇게 하루
이틀
일주일
하루에 2~3시간 자는 일상이 계속됩니다.
사람이 잠을 못자면 머리가 아프다는걸
이 때 처음 알았구요.
이성적인 판단도 불가해진다는걸
일주일째 되는 날 깨달았습니다.
30일째 되는 날
새벽 2시-6시까지는 제가 봐야하는데
애가 떠나가라 웁니다.
어르고 달래고
기저귀 갈아주고
분유도 안먹고 그저 웁니다.
놀아주고 토닥여주고 해도 울어요.
애를 안고있는데 바둥대고
세상 떠나가라 우는 소리가
이성을 잃게 만들어서
나도 모르게 애를 던지듯
침대에 놨습니다.
그리고
아 어쩌라는거야새끼야!!!!!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고
그대로 주저앉아서
절망했습니다.
-------
애는 계속 웁니다.
바닥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뜯으면서
아...이러다 와이프 깬다.
나는 출근이라도 하지만
와이프는 이때 4시간 외에
얘랑 계속 붙어있을텐데
어떻게든 달래보자
해서 들쳐안고 토닥토닥
혹시 배가아픈가 싶어서
눕혀놓고 다리를 움직여주며
장운동을 시켰는데
뿌붕
방구를 뀝니다.
그리고 거짓말같이 울음을 그치고
배실배실 웃어요.
그 순간
내가 애한테 뭔짓을 한거지
미안함과 죄책감에
애기안고 둥가둥가하며 울었습니다.
그리고 애기를 눕히고
처음 테스트기 두줄봤을때
처음 초음파 확인했을때
와이프 조기수축으로 입원했을때
첫 태동을 느꼈을 때
출산하러 가는 병원 갈 때
그리고 세상에 나와서 처음 마주한 순간
그 모든 순간 다짐한 것
세상에 너를 해하려는것이 있다면
아빠가 전부 죽여버리겠다는 그 다짐을
다시 한번 다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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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유를 바꿨습니다.
애가 자꾸 우는게 분유가 안맞는것 같아서
분유도 그냥 바꾸는게 아니라
퐁당퐁당 해줘야해요.
아 뭔지 설명하기 귀찮으니
네이버에 퐁당퐁당을 검색해봅시다.
세상에 분유만 바꿨더니
애가 너무 잘먹고 배앓이도 안해요.
근데 이 분유도 나중에 문제가 생겼는데
이건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고.
아빠의 무지로 말도 못하는 애는
그 동안 안맞는 분유먹으며 배 아파서 울었던거에요.
그러면서 하나씩 배워가는 거지 하며
자기합리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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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아세요?
애기 응가에서는 그릭요거트 냄새가 납니다.
젖삭은내라고 표현이 되는데
옛날 김훈작가의 소설 '개' 에서
댕댕이가 애기 응가냄새맡고
입맛 싹 돌아서 달려들어 함냐함냐 하는 대목이 있는데
아 개들은 좋아할수도 있겠다
싶은 냄새입니다.
앤oooo 요거트스무디같은 새콤한내?
혹은 고메버터라 불리는 발효버터냄새가 나요.
근데 이제 썩 유쾌하지 않은 냄새
어느 날 끼양! 하는 기합과 함께
힘을 빡 주더니
뿌바바바방! 하면서 응가를 했는데
...야 너 뭘싼거야
뭘했길래 응가가 기저귀를 뚫고
등판 전체를 적셔놔..?
그 날 아들은 평소보다
이른 목욕을 하고
아빠는 똥묻은 옷을
손빨래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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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키우다보니
애가 오늘 130일입니다.
3.5키로 쪼꼬미는
8키로가 넘어가고
키는 10센치 이상 컸구요.
발구르기가 너무 강력해서
기저귀를 갈아줄때마다
자꾸 아빠 부랄을 깝니다.
며칠 전 까여서 주저앉아서 울었어요.
외동이 좋다는 굳은 의지?
여전히 아들은 졸릴 때 눕히면
세상떠나가라 웁니다.
수면교육 실패
맘약한 엄마아빠는
그냥 안고 자는걸 선택했습니다.
그 와중에 아빠는 허리가 나가서
치료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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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좋을 때 체력을 100이라 할때
평소 80을 유지하고 사는 제가
출근해서 퇴근하면 40 이 되는데
와이프보고 애기 보고
애기안고 머리냄새 맡고
저를 보며 웃어주면
120까지 찹니다.
(그리고 새벽에 육아하며 100을 씀)
주변 친구나 동생들이
결혼하는게 좋으냐 물으면
저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결혼은 추천한다.
단 마음맞는 사랑하는 사람과 한다면
결혼은 너무 좋다 라고 얘기합니다.
그럼 애기가 생겨서 좋으냐 한다면
저는
모든 각오를 해라.
너가 겪었던 어떤 힘든일보다
더 힘들다.
몇번 절망하고 너무 힘들고 울게되는데
그 모든 게
애가 나를 보고 웃어준다면
잊게 된다.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
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얘 없이 어떻게 살았나 몰라 ㅎㅎ
출처 | 8월24일부터 11월까지의 기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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