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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2519
    작성자 : 아빠는이과장
    추천 : 10
    조회수 : 668
    IP : 220.85.***.123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16/06/14 18:47:54
    http://todayhumor.com/?wedlock_2519 모바일
    구멍난 양말..
    어릴적 우리집은 부족한 것 없이 사는 집이였다
    공장을 운영하신 아버지 덕에 동네에 몇대 없는 중형차와 기사아저씨가 있었으니..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서 지금은 하늘에 계신 할머니,할아버지 손에 길러졌다
    없이 사는 것도 아닌데 두 노인께서는 개구장이 손주의 양말을 수시로 꿰매주셨다
     
    그 당시엔 바느질로 마무리하신 끝단이 발가락에 걸려서 굉장히 성가시고 짜증이 났었다
    축구라도 하고나면, 그 부분에 물집이 잡혀 집에 오자마자 두 노인께 칭얼 대곤 했었다
     
    부모님의 공장이 부도가 나고 몇년 안되어 할아버지가 떠나시고, 할머니는 큰댁으로 가셨지만
    내 양말은 항상 꿰매져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와 양말을 꿰매는 것이 일상이었다
    두 노인께서 해주던 무수히 많은 일들 중 하나였지만, 지나고 보니 구멍난 양말이 꼭 내 마음 같았나보다
     
    결혼을 하기 전까지도 나는 양말을 꿰매신었다
    내가 꿰매든, 어머니께서 꿰매든..
     
    이제는 양말을 꿰어신지 않는다
    내 아내는 양말 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멍이 날때면 아내에게 꿰매달라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그 양말은 다음부턴 볼 수 없는 양말이다
     
    아이들 양말에 구멍이 났다
    바느질함을 열고서 아주 오랜만에 실을 꿰어본다
    이녀석들이 그동안 어떻게 뛰어다녔을지 머리속에 떠오른다
     
    야무지게 꿰맨다는 것이 너무 두껍게 꿰매진것 같다
    아들녀석이 발가락에 걸린다면 툴툴거린다
     
    두 노인에 비친 내모습이 이랬던가
    가늠할 수 없는 그리움이 새벽내 베게잎에 스며든다
     
     
    아빠는이과장의 꼬릿말입니다
    스물 그 찬란하고 파란한 시간
    아내는 언제 올지 모를 
    고즈넉한 시간을  그리워 했었겠네
     
    잰걸음 아름아름 감취둔 설움이야 알 길 없지만
    지나온 당신 발자욱이 깊이깊이 새겨지네
     
    늘상 말하던 청운에 꿈 어디있나
    술 취한 퇴근길 당신 이야기 아른거리네
     
    숨죽인  세상이야 내 소관 아니지만
    당신이 그린 세상 내 마음 상처요 과업이네
     
    내 청운 무언지 기억도 없지만
    당신 말하던 그 이야기 
    늘상 나는 잡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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