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팬픽이 강세인 우리 포니게의 브로니 여러분. 그런만큼 긴 글이라도 끝까지 읽어주실 인내심이 있으신 것이라 믿고 이 글을 씁니다.. :)
─────────────────────────────────────────
심장과 그림자
이퀘스트리아. 낭만과 동심의 땅. 그리고 두개의 얼굴을 가진, 깊이 파고 들면 파고들 수록 점점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과도 같은 곳. 누군가가 이 땅을 처음 밟고 그 찬란함을 본다면, 온 사방에 펼쳐진 밝은 빛과 선명한 색조로 가득한 모든 것들. 맨 처음 발굽을 내딛었을 때 바라보게 될 땅에서 부터 시작해서 그 길가의 흙과 그 위로 듬성듬성 자리를 잡은 크고 작은 돌탱이들. -물론 돌덩어리지만 누군가는 이렇게 부를 것이다. 특히 이 앞에 멍청한 이란 수식어를 반드시 붙이면서.- 그리고 그 돌멩이들이 앉아있는 길가의 옆으로 쫘악 하고 펼쳐진, 보기만해도 마음이 시원해지는 밝은 초록빛의 잔디밭. 그리고 그런 잔디밭 위로 스스로가 자랑스럽다는 듯이 우뚝 솟아있는 키 큰 나무들. 그리고 그 나무의 줄기에 옹기 종기 메달린 자그마하면서 마치 깃털처럼 가벼운 무수한 나뭇잎들. 그리고 이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같이 웃고 싶어지는 땅과 그 하늘 위로 걷고 날아다니는 포니들. 그 어떤 이가 온다 한들 결국엔 그들의 익살과 순수함, 그리고 선량함에 같이 입 끝을 올리며 웃고 지내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포니들중에서도 특별한 이들이 있으니 바로 머리에 달린 하나의 뿔을 자랑스럽게 내보이면서 그들의 뿔에서 비롯되는 신비스러운 힘, 마법을 사용하는 유니콘들이다. 이들은 다른 포니들인 어스 포니, 페가수스 포니와는 다르게 위에서 말했다시피 마법이라는 힘을 사용하여 아주 다양한 용도로 그들의 마법을 실용적으로 사용하였다. 물론 개인적인 차이는 있었지만 그들은 그들의 마법을 사용하여 아주 다양한 용도 곳에서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이 마법이라는 것은 매우 위력적인 것이기에 자세히 들여다보면 양날의 검과 마찬가지이다. 어디까지나 사용하는 포니의 의지에 따라서 그 영향이 모든 이를 웃게 만들 수도 있으며, 반대로 모든 이들이 우울하게 할 수도 있는 아주 강력한 재능이자 선물이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이 이퀘스트리아의 모든 포니들이 선량하고 순박하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자연히 웃도록 하는 그런 긍정적인 존재들이었기에 왠만해서는 이 마법을 악용하는 유니콘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했다.
하지만 모든 밝은 빛에는 항상 그림자가 존재한다. 그리고 이토록 밝고 휘황찬란한 이퀘스트리아에도 잊고 싶은 그림자의 역사는 엄연히 존재하였다. 가장 가까우면서 작은 곳에서 시작하자면 캔틀롯에서 멀리 떨어진 순박한 시골마을 포니빌의 옆에서 그 을씨년스러운, 꺼림칙하면서 음침한 어둠을 자랑하는 에버프리 숲이 있으며, 멀리 저 옛날의 이야기까지 살펴보면 불화의 상징인 디스코드와 찬란한 태양의 포니 셀레스티아 공주의 자매 나이트메어 문이 있다.
물론 여기에 하나의 어두운 전설이 또 하나 존재한다. 어쩌면 이퀘스트리아의 중심인 캔틀롯이나 많은 이야기와 포니들의 중심인 포니빌에서 멀리 떨어진, 크리스탈 왕국만의 이야기이기에 그렇게 유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때 크리스탈 왕국을 괴멸 직전까지 몰고간 악명 높은 독재자이자 통치자인 솜브라 왕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
"솔루즈 빨리와! 축제가 시작하려고 한단 말야!"
"헉.. 헉... 공주님! 제발... 천천히 가셔요!"
크리스탈 궁전. 모든 것이 영롱히 빛나는 크리스탈 제국의 궁전. 그곳에서 길면서도 아주 가지런히 잘 정돈된 아름다운 갈기를 가진 포니가 기껏 정돈된 갈기를 정신없이 휘날리면서 궁전의 위로 달려가고 있었다. 비록 그 중간 중간에는 무수한 양의 계단들이 있었기에 뒤따라오는 포니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지만, 조금 있으면 시작할 크리스탈 왕국의 축제를 생각하면 앞서서 달리고 있는 포니는 그 어떤 많은 양의 계단이라도 금방 달려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주님! 헉... 하지만! 헉... 하.. "
솔루즈라는 이름의 포니가 공주라 부르는 포니를 뒤따라 와 이렇게 말을 하였을 때엔 이미 축제가 시작하고, 공주가 그 축제의 화려함에 모든 시선을 빼앗긴 뒤였다. 공주는 아름다운 보라색 갈기를 휘날리면서 발굽을 들어 발코니 너머로 펼쳐지는 오색찬란한, 그러면서도 맑고 투명하게 빛나는 크리스탈 축제를 관람하고 있었다. 솔루즈는 그런 공주에게 분명 무엇인가 참언을 해야만하는 입장이었지만 너무도 순수하게 축제를 보고 기뻐하는 공주를 보며 차마 그녀를 말릴 수는 없었다. 궁전의 발코니 아래에서 축제를 맞은 크리스탈 포니들의 기쁨이 그들의 몸에서 나오는 빛과도 같이 반짝거리면서 빛이 되어 궁전 위로까지 올라오자, 공주는 이토록 빛나는 축제를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며 그 무수한 빛에서 눈을 때지 못하였다.
그러자 어째서 였을까, 솔루즈의 눈에는 그 많은 크리스탈 포니들의 빛이 마치 공주의 몸을 통해서 다시 빛이 나는 듯 했다. 사실은 솔루즈의 눈에만 그렇게 보인 것이었지만, 최소한 그의 눈에는 공주만큼 빛나고 아름다운 포니는 다시 없었다.
"음? 솔루즈? 뭘 그렇게 보는거야?"
공주가 솔루즈를 보고 입가에 웃음을 띄며 그리 말하자 솔루즈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너무도 자연스럽게 얼굴이 붉어지며 괜시리 얼굴을 옆으로 돌리게 되었다. 그런 솔루즈를 보고 공주는 오히려 그런 솔루즈에게서 재미를 느끼며 당돌한 웃음을 지어보여준다. 그녀는 솔루즈가 입을 앙 다문 체 고개를 돌린 것을 보고 그녀의 발굽을 들어올려 솔루즈의 고개를 자기 방향으로 돌려보였다. 그러자 이번엔 솔루즈의 눈동자가 반항을 하며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뭐하는거야 솔루즈?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라구!"
서서히 목소리를 높여가면서 공주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솔루즈는 얼버무리면서 바보같이 어어어... 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거기서 뭣들 하는게냐."
공주가 솔루즈를 놀리고 있을 때에 갑자기 더 높은 계단에서 한 마리의 또다른, 너무도 강렬한 빛을 내뿜는 포니가 내려오면서 공주와 솔루즈에게 내려왔다. 그 포니가 계단을 타고 내려오자, 좀전에 공주에게서 나던 빛과는 또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면서 불태워버릴 것만 같은, 그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공주에게서 나오는 빛이 모든 풀과 나무들로 하여금 자라도록 하는, 마치 어머니의 손길과 같은 빛이었다면, 이 포니의 빛은 마치 사막의 위로 뿌려지는, 너무도 뜨거우면서 모든걸 말리고 불태울 것만 같은, 무자비한 빛이었다.
"아버님."
공주가 머리를 조아리며 계단에서 내려온 포니에게 '나는 당신의 권위를 존중합니다.' 하는 표시를 하였다. 무자비한 빛을 내뿜는 그 포니는 바로 크리스탈 왕국을 지배하고 있는 자. 크리스탈 왕이었다.
"세리아. 너는 분명 네 방에서 축제를 위한 연설을 준비하고 있어야 하지 않았느냐? 어찌 여기서 근위대장과 농땡이를 피우고 있단 말이냐?"
"저는..."
공주는 좀 전의 계단을 오를 때 처럼 당당한 모습을 내보이지 못하고 마치 겁먹은 듯 고개를 들지 못하였다. 그러자 그런 공주를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듯, 솔루즈가 그녀를 대신하여 입을 열었다.
"공주님께서 부득이 홀로 축제를 보기를 원하셨지만 감히 황족을 홀로 내보내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여기까지 제가 대동하여 공주님을 호위하고 있었습니다. 부디 선처하시어 공주님의 입장도 헤아려 주십시오."
호위대장씩이나 되는 이가 이렇게 간곡하자 왕도 굳이 그 자리에서 자기의 딸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하나뿐인 외동딸에게 으름장을 놓을 필요는 없었다. 왕은 지긋이 눈을 감고선 무엇인가 생각을 하는 듯 아주 잠깐의 정적을 만들어 내었다.
왕은 자기의 딸을 사랑하는 전형적인 아버지였지만, 그저 그녀가 종종 자기 자신의 의무에 대해서, 왕위를 이을 사람이자 황족으로서의 신분을 망각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왕은 왕국을 다스리는 데에 있어서 매우 탁월한 수완을 가진 현군이었지만 자신의 가족을 지키는 데에는 흠이 많은 포니였다. 완벽하지 못한 그였기에 그의 백성들에게 보여준 만큼의 미소를 자신의 딸에게는 절반도 보여주지 못하였으며, 자신의 백성을 굽어 살피고 보살핀 만큼의 절반도 자신의 딸에게는 해주지 못하였다. 지도자로서는 완벽에 가까운 그였지만 가장으로서는 실점을 많이 한 그였다. 그런 왕을 공주는 어렸을 때부터 보아왔고, 어렸을 때부터 싫어했으며, 그 때부터 계속해서 무서워 하였다.
“알았다. 짐은 이만 물러가도록 하지.”
왕은 짧지도 길지도 않지만 힘 있게 솟은 수염을 매만지며 계단을 마저 내려갔다. 왕이 자리를 뜨자 그제서야 공주는 답답함이 풀리기라도 한 듯, 주눅들어서 쉬지 못하였던 숨을 한꺼번에 몰아서 쉬며 눈을 슬며시 감고 아버지 앞에서 이토록 힘 없는 자기 자신에 대해 한탄을 하기 시작한다. 물론 대놓고 하지는 않는다. 황족이기에 항상 몸가짐을 차분하고 고귀하게 해야한다. 그렇기에 한탄이라는 것도 속으로만 하면서 계속 자기 스스로 속을 썩일 뿐이다.
“공주님. 일어나시죠. 전망대로 가셔서 직접 백성들을 보셔야 합니다. 왕께서도 그곳에서 기다리고 계실 것이구요.”
솔루즈는 침착하게 공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할 때에 자기도 모르게 괜히 왕에 대해 말하면 공주가 더 주눅이 들까봐 걱정하는 자기 자신을 보고는 정말 자기가 오랫동안 공주와 같이 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렇기에 이토록 그녀를 보면 감정을 조절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른 것이겠지만.
“알았어. 가야지. 공주니깐.”
세리아 공주는 힘없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전에 봤을 때 그녀의 다리는 그저 공주라는 신분과 그녀의 미모에 걸맞게 늘씬하고 고귀해보였지만, 지금 그녀의 다리는 아무런 신체적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훨씬 더 앙상하고 유달리 얇아 힘이 없어 보였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