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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를 하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순간들이 참 많지요.
요즘은 아이를 보면서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어요.
"화가나면 말로하는거야, 나 화가나! 그래야 더 전달이 잘돼.
엄마가 ㅇㅇ이말 더 잘들을수 있어"
"속상하면 소리를 지르는것보다 더 좋은방법이 있어.
말로하는거야. 엄마 나 속상해요. 이게 잘 안되서 속상해요. 도와주세요"
이렇게 아이가 떼쓰거나, 발구르거나, 소리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면
감정을 말로하라고 가르쳐요.
그래서인지 아이가 곧잘
"엄마 속상해요" "마음이 너무 슬퍼요" "엄마 나 화나요"
하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그러지 못하는거 같아요.
화가나면 (몇번 참지만) 소리를 지르고,
짜증이 나면 행동이 과격해지기도 해요. (설거지를 우당탕 한다거나 청소기를 퍽퍽 밀면서 가구를 친다거나)
한번은 아이에게 화를 내다가 문득
아이가 "엄마 미안해요" 하더라고요...
생각해보면 그렇게 화낼일도, 아이가 미안할일도 아니였는데요.
"ㅇㅇ아~ 엄마가 소리질러서 미안해. ㅇㅇ가 미안할일 아니야.
ㅇㅇ이보고는 엄마가 소리지르지 말라고 해놓고선 엄마가 소리질렀네."
했더니 아이가
"엄마가 소리질러서 너무 무서웠어요.
그래서 ㅇㅇ이가 미안해만 했어요"
라더라고요.
그이야길 들으니 얼마나 속상하던지...
"ㅇㅇ아~ 엄마도 소리지르지 말고 말로해야하는데 익숙하지가 않아서 자꾸 소리지르는거같아.
다음부터는 엄마가 아까처럼 소리지르고 화내면 엄마한테 이렇게 말해줘.
엄마~ 소리지르지 마요~ 무서워요. 화났다고 말로해요. 라고 말해줘
알았지?"
그랬더니 아이가 알겠다고 하더라고요.
오늘은 아침부터 뭔가 해야할일이 굉장히 많았어요.
머리속으로 예상시간들을 다 맞춰보는데 뭐가 계속 조금씩 늦춰지고
스트레스를 아주 많이 받고 있었어요.
설거지를 하는데 자꾸만 화가나서 우당탕탕 설거지를 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그러더라고요.
"엄마! 속상해? 그런데 그렇게 탕타아아앙 하면 ㅇㅇ이가 무섭잖아요. 하지마!"
그이야길 들으니 아차 싶었어요.
어릴적 아버지께선 그렇게 화를 많이 내시고,
뭔가 본인 뜻대로 안되면 욕설에 집안도구를 다 박살내듯 던지고 때리고 하셨어요.
아버지께서 설거지를 하시거나,(잘 안하셨지만..) 재활용정리를 할때는
아 진짜 걍 하지마라 하고싶을정도로 쿵탕쿵탕+욕설+소리지르기 까지 하셨지요.
그모습이 생각났어요.
아버지께서 그럴땐 저 너무너무 무서웠거든요.
심지어 요즘도 가끔 친정가서 오래있으면, 꼭 하루는 그렇게 난리피우는꼴을 보게되어요.
(주로 대상은 엄마입니다)
그러면 전 다 큰 성인인데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고 손발이 덜덜 떨리고 무서워요.
저는 아직도 무서운데 가장 가까운 제가 그런모습을 보이면
어린 아이는 얼마나 무서울까. 싶더라고요.
아빠의 모습을 닮기 싫은데, 육아를 하면서 자꾸 그런 아빠의 모습이 겹쳐져보이면
너무 괴로워요.
그런데, 제 부모에게서 배우지 못한 감정처리법을
아이의 입으로, 제가 가르쳐준대로 들으니..
불이 붙어있던 제 감정이 사르르 꺼지는 느낌이였어요.
수많은 육아서, 미디어 등을 봤을때도 이성으론 알아도 감정이 그러지 못하는데,
아이의 한마디가 너무 크게 와닿더라고요.
너로인해 기쁘다, ㅇㅇ이덕에 행복하다 이런말은 말과 행동으로 많이 표현했는데..
불편한 감정은 소리지르고 쿵쿵거리는걸로만 표출했던거구나 싶은게..
그래서일까요?
남편도 제가 오늘따라 여유가 있어보인다고 말해요.
하루종일 아이를 대하는데에 있어서도 너무 편안했어요.
아이한테 "ㅇㅇ하면 엄마가 속상해~" 라고 말하기도 하고,
화가난다고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않고 "ㅇㅇ이가 계속 그렇게 행동하면 엄마는 화가나"
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조금씩 감정을 말로 내뱉는 방법을 연습하면 괜찮아지겠죠?
제게 제아이가 와줘서 참 고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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