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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햇살에 밖에 나가 낮잠을 자본게 언제더라
따스할게 분명한 햇살이 창문을 지나 바닥에 진한 사각형을 그리고
누구하나 잠을 이기기 어려운 기막히게 좋은 날씨에
손가락 사이에 샤프가 끼워진 왼손으로 턱을괴고 창밖을바라보고 있노라면
꼭 그 아이와 눈이 마주치곤 했다.
한번도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는 모습도
내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모습도 보지 못했지만
그때는 내가 바라보기 전부터 나를 바라봤을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시간이 잠시 흘러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시선을 흘려보낼때까지
아무의미 없는 시선은 그렇게 자주 우리의 시간을 흘려보내줬다.
우리사이에는 기억도 나지않는 아이들로 짝지어진 분단이 있었고
1주일이 지나 한분단씩 자리를 옮겨가도
우리는 딱히 멀어지지도 가까워지지도 않았다.
둘 모두가 창가를 벗어나있을때의 기억은 없지만서도
유독 그녀가 창가에 앉아있고
내가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는 자주 없었을 시간에는
여름 햇살과 함께,
가을 낙엽과 함께
눈을 마주친 햇살 따스한 5교시를,
비오는 어두운 6교시의 오후를
말도 장난이 오가지 않았어도 어색하지 않게 보낼수 있었다.
구실뿐인 부원들을 뒤로하고
교실 구석 먼지 쌓인 학급문고를 도서부 부장과 차장으로서 정리하고 있노라면
한번도 그 시간이 어색하진 않았지만
친구들과 나의 시간은
대부분 만화책과 게임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기에
피아노와 공부로 채워져있을것 같은 그 아이의 시간은
길고 커다란 선의 한쪽에 내가 서있다면
아마도 나와 정 반대쪽 선 끝에 있을거라고, 그때의 나는 생각했다.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수학여행을 기점으로,
방학을 기점으로,
그리고 우리가 졸업하던 그날을 기점으로
우리반 아이들은 둘중 하나가 상대방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기대했다고 한다.
둘이 대화를 나누는것도
서로에게 호감의 표현한것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의 졸업식은
처음으로 내 이름을 불러준 그 아이가 꼬옥잡은 교복 옷깃에 이끌려
가깝지도 멀지도 않았던 우리의 자리만큼 애매한 거리를 두고 서서
그녀의 아버지 사진기에 함께 담긴것이 전부였다.
'이제 못보겠지?'
사진기를 바라보고 나에게 슬쩍 던진 그녀의 질문은
영문도 알수없이 마음 한구석이 아파왔지만
무거운걸 생각하기 싫어했던 탓에 그 말의 중요함을 당시의 나는 알지 못했다.
그때의 나는
햇살을 볼때마다,
가을의 낙엽을 볼때마다
그리고 한번도 눈에 함께 담은적은 없지만 눈에 보이는 커다란 눈송이가 방울방울 내릴때마다
그녀가 가끔. 아주 가아끔 떠오를거라고 생각은 했을까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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