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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24923
    작성자 : 무아지경
    추천 : 178
    조회수 : 2118
    IP : 158.44.***.104
    댓글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02/03 13:41:12
    원글작성시간 : 2004/02/03 13:05:09
    http://todayhumor.com/?humorbest_24923 모바일
    [펌]이등병과 여군 하사관의 이야기
    [스크롤의 압박이...... ^^;;; 

    그래도 처음 올리는거에요 잼나게 읽어주세요~~]

     
    지난 크리스 마스 이브는 아내와 만난지 꼭 12년이 되는 날 입니다..

    바쁜 핑게로 아내에게 선물하나 못한게 너무 미안해서.. 님들의 리플을 아내에게 선물로 줄 생각으로 

    무지 무지 긴 글을 써 볼까 합니다..



    아내와 저는 특이하게도 군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이.. 



    제가 이등병 훈련을 마치고.. 어느 육군 사령부의 사령관 공관병으로 보직을 받았고..

    아내는 사령관의 비서인.. 여군 하사관..



    처음 만난건.. 크리스마스 이브날.. 공관으로 새벽찬송을 하러온 군대 내의 교회 식구들 중..

    하나였던 그녀를 만난 거죠.. 전 손님을 맞이 하느라 차를 준비 하고 있었는데..



    다들 믿기 힘들겠지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어.. 이사람이네.."



    당시 군대가기전 있던 바람끼 다분한 여친.. 입대날 눈물 흘리며 "꼭 기다릴께" 하고는..

    100일 첫 휴가도 나가기 전에 이미 .. 도망간 그 친구..후후..~



    엄밀하게 아내는 나의 상사라 할 수 있었지만..

    소속이 다른 관계로.. 아내와 나는 서로 존대말을 쓰곤 했지요..사령관을 모시는 업무인지라..

    하루에 두어번은 꼭 전화 통화를 하곤 했습니다..



    어느날.. 공관에서.. 김장 담구던 날..(전 요리사..랍니다..사령관 공관 요리병)

    목소리만으로도 날 벅차 오르게 하던 그녀의 전화가 왔지요..



    "이이병.. 대추차 어떻게 끓여야 맛나요? 오늘 중요한 손님이 오시는데 사령관님께서 이이병한테 차 끓이는거 배우라고 하시네요."

    "대추차는요..어쩌구 저쩌구..해서 만드시면 됩니다.."

    "네 고마워요..헌데 오늘 김장 담군다고 하던데 맞아요?"

    "네"

    "와~ 집에서 담군 김치.. 특히 겉절이 먹어 본게 언제 인지 모르겠어요..부럽다.."

    "네..에.."



    다음날.. 작은 통에 오징어,굴,낙지등을 넣은 해물듬뿍 겉절이를 담아.. 운전병 편에.. 보내 주었지요..



    "와~ 이이병 너무 고마워요.. 잘먹을 께요."



    몇일이 지나고.. 다시 운전병 편에 보내준 김치통..



    "군에 와서 평생에 잊지 못할 맛있는 김치를 먹어 봤네요.. 마지막에 남은 김치 국물로 동기들과 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더니 더 끈내 주던 걸요. 고마워서 작지만.. 맛있는 빵으로 답례 합니다"



    꾹 눌러 담은 단팥빵 네개와 작은 종이의 쪽지 였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저만의 사랑이 시작 되었지요..



    군대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그러나 업무상 대화만 오고 갈뿐.. 한번 만나기가 얼마나 힘들었던지.. 아내는 부대내에서도 인기가 넘치는 성격좋고.. 외모 이쁜 보기 드문 하사관..

    전 이등병..



    아내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고참들의 아내를 예로한 외설적인 농담도.. 그냥 흘려 들어야 했고..

    운전병을 통해 엿듣는 아내를 향한 수많은 군인(장교,사병)들의 프로포즈도... 넘겨야 했지요..



    기회일까?..

    우연히 자전거를 타고 시장보러 나갔다가.. 시내 5일장에서 아주 우연히.. 혼자 돌아 다니는 아내를 발견했지요.. 제 자전거엔.. 대파..미나리..기타 잡다한 식재료가 가득...(웃기죠..)



    아내는 말끔히 차려 입은 사복.. 아름다운..모습



    자전거에 이리저리 실은 식재료가 조금은 창피 했지만.. 그래도 밖에서 처음으로 만난건 내겐 기회..



    "어 정하사님.. 오늘 외출 하셨나 봐요.."

    "어 이이병.."

    "네 전 사령관님 식사 준비할려구.. 시장보러 나왔어요.."

    "네에..저도 자전거 잘타는데.."

    "태워 드릴까요?..뒤에.."

    "하하.. 그럴까요?.. 넘어지면 않되요.."



    근사한 자가용도.. 날렵한 오토바이도 아닌..

    시장보는 자전거에.. 주위사람들 시선이 신경쓰일만도 한데..넙죽 올라 타는 그녀..



    또 다시 " 이사람 맞네.."



    내 허리를 감싼 그녀의 감촉..옅은 화장품 냄새..

    어색해 질까 두려워 고백도 못하고..

    부대 근처 까지만 태워다 주고..그냥 다시 공관으로 돌아 왔지요..



    그냥..그렇게 혼자만 사랑하면서 했던 군생활..30개월이..어느덧 지날 즈음..

    고백할려고.. 찾아 갔지만.. 자신이 없어 그냥.. 포기 했던 날도 있었지요.. 그냥 제대를 했담니다..



    여전히 잊지 못하는 마음에..

    제대후 처음으로 부대로 전화를 걸었죠..



    "저 정하사좀 부탁합니다.."

    "어머 이병장.. 와 오랜만이에요.. 건강하죠?"

    "네...저기..언제쯤 휴가 나오세요?"

    "이번주말에요.. 왜요?..데이트 신청할려구요?..꺄르르.."

    "네.."

    "어.. 농담이였는데..정말요?.. 맛있는거 살껍니까?."

    "네"



    드디어.. 그녀와 만나기로 한 날..한숨도 못자고 약속장소로 갔지요..



    "와 이병장 사회에서 만나니깐 멋지다..~"

    "맘속으로만.. 당신은 군에서나 사회에서나 가장 아름답네요"



    기분좋게 술도 한잔 하고..밥도 먹고.. 했지만.. 여전히 고백은 못했지요..



    제대하고 찾아온 화이트데이...



    남다른 손재주를 갖고 있는 덕에.. 이쁜 사탕 부케를 만들고..

    내가 좋아 했던 클레식 cd도 사서... 그녀가 있는 부대로 면회를 갔지요...(하하..좀 웃기다..남자가 면회!)



    "많이..오랜시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

    "싫은가요?"

    "..."



    그날은 그냥 포기 하고 돌아 왔습니다...

    그대신.. 그 다음날 오후에 또 면회를 갔지요..서울의 직장을 끝내고..용인으로..



    "오늘은 밥 먹어요.."



    그리 활달 발랄하던 그녀는.. 제 고백 이후에.. 말이 없어 지더 군요..

    어색한 식사를 하고.. 부대에 바래다 주며



    "부담 스러우시면 그날 고백은 없던 걸로 하세요.."

    "..."



    다음날..또 찾아 갔지요..참고로..제 집은 인천.. 직장은 서울.. 아내가 있던 곳은 용인..

    막차를 타고 용인에서 올라오면...집에 도착하면 거의 새벽한시.. 출근은 아침 6시에 출발..후후..



    한달을 찾아 갔담니다..하루도 빼 놓지 않고..



    드디어..



    "5개월 후면 나도 제대 해요..기다려 줄꺼라 믿어요.."

    "그럼요..."

    "난 아직 사랑이란걸 해 본적이 없어요..대신..한번 사랑하면 끝까지 사랑할껍니다..변하지 마세요.."

    "넷..!!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매일은 아니여도..5개월중 4개월 정도는.. 겨우 1시간 가량의 데이트를 위해..그리도 찾아 갔었습니다..아내는 비록 하사관이지만 군대 내부 생활을 하는지라.. 일과후 외출은 허락 되지만..9시까지는 들어 가야 했거든요..



    아내의 제대... 내가 제대 하던 날 보다 더 기쁜 날이였담니다..



    너무 사랑하고.. 늘 함께 하고 싶어서 제가 그랬지요..



    "아직은 모아둔 돈이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소박하게는 살수 있을 꺼 같은데..아직은 어리지만..나랑 결혼해 줄래요?.. "25살의 저와 24살의 아내는 그렇게 결혼을 했담니다..



    제 아내는요.. 이런 사람입니다..



    -술마시고..새벽녁에 친구들을 몰고 들어 와도.. 안주만들어 정성껏 대접해 남편 사기 올려주고 다음날 친구들 모두 해장국에 아침밥 먹여 보내고..



    -직접 모시지는 않지만 제 어머니께서.."니 집사람 흉보면 네가 나쁜 놈이다..세상에 네 댁같은 아이가 어딨냐?"



    -큰딸아이 출산 시간..1시간 50분.. 둘째딸은 병원가서 입원 수속마치고 올라가니..이미 출산(20분)

    막네 아들은..1시간.. 모두 순산해준 고마운 사람..



    -스타크래프트에 미쳐서..퇴근하고 집에 와서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 보내도.. 단 한번의 잔소리를 않하는 사람..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는 수십만원을 쓸지라도..정작 자신은 1만원짜리 보세 운동화를 2년 넘게 신어서 안쓰러운 마음에 용돈 차곡히 모아 나이키 운동화를 사 갔다가..흠뻑 욕만 얻어 먹게 하는 사람...



    -"여보..혹시 나 바람피면 어떻게 할꺼야?..나 죽일려나?" 큭큭.. "아뇨 당신 보는 앞에서..내가 죽을래요.." 하는 사람



    -명절이면.. 회사 후배들 주라고.. 한켤레 양말을 정성껏 포장해서 안에 쪽지까지 잊지 않으며...



    -어린 아이들.. 온 집안 어지럽게 할꺼 뻔한데도... 퇴근해서 보면 언제나 깨끗하고 아늑한 집을 가꾸는 사람..



    -월급날이 2틀 남아 집에 통틀어 3만원밖에 없다면서도.. 남편이 친구 호출 받아 술마시러 나간다 하면가게 가서..만원짜리 하나를 거슬러 내겐..2만 5천원을 집어 주고..자기는 5천원만 가지고 버틴다고 하는 미련한 사람...



    -다른 사람이 아무리 나를 뭐라 해도.. 늘 내곁에 있어 줄꺼라는 믿음이 있는 사랑스런 사람..



    -아이 셋을 낳고도... 처녀때 몸매 그대로 유지 하는.. 매력적인 사람..



    내년이면.. 그런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한지도 10년이 됩니다..



    내년에는 그런 그녀와 함께 여행을 가 볼까 해요... 

    신혼 여행 이후로 한번도 타본적 없는 비행기를.. 아내에게 태워 줄 생각 입니다... 



    주머니에 오백원짜리 동전이 생기면 항상 회사 락커에 모아 두었는데..

    오랜 시간을 모우다 보니.. 벌써 1천개가 다 되었지요... 오백원 짜리 동전에 그려진 학이 2천마리가 되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럽고..자랑하고픈 제 아내와... 단 둘이 비행기 타고.. 어디든.. 그녀가 원하는 곳에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 한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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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당신은 8시간동안 수면상태였습니다. [9] 호랑이어흥 24/12/05 07:37 2616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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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의 타겟은 여의도 국회가 아니라 창원지검이 아니었을까? [2] 제임스Bond 24/12/05 07:08 176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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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말합니다. 아직 끝난게 아닙니다. 정신줄 바짝 차려야합니다. [2] 예날 24/12/05 07:00 167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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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시에는 무슨소리를 할런지;;; [11] 크라카타우 24/12/05 06:35 183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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