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의 취기가 있는 젊은 남녀가 길거리에서 키스를 하거나 껴안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볼썽사납다’고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주책없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60~70세가 된 남녀 노인이 비슷한 행동을 비슷한 장소에서 한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아마도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주책없는 노인네들’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는 바로 노인의 성적 욕망에 대한 가장 단적인 편견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에 대한 인식은 일종의 성적 욕망이 ‘거세된 인간’이다. 그들은 성욕이 없고, 그것을 추구하지도 않으며, 더 나아가 추구해서도 안된다는 것이 사회통념인 셈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최근 몇 년 사이 노인들의 성추행 사건은 점점 늘어가고 있고 심지어 사회적 이슈가 된 성관련 범죄에도 노인들이 가해자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딸방 등 각종 변태적인 성풍속 업소에 드나들면서 은밀하게 성욕을 해소하는 노인들도 생겨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관련 아가씨들의 증언을 통해서 유흥업소 노인 손님들을 집중 취재했다.
법무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의 성폭력범죄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96년에 91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6년에는 무려 423건이 조사됐다. 10년 사이에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현재 노인의 성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또 앞으로 얼마나 더 심각해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나타내준다.
노인들의 성문제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요즘처럼 급격한 양상을 보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더구나 대딸방이나 안마업소에서 성적 욕망을 해소한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http://556611.ok.to “어떻게 서비스할지 당황”
업소 아가씨들의 입장에서는 노인 손님들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고 한다. 그러나 찾아오는 손님을 내쫓을 수도 없는 일이라 상당수 대딸방 아가씨들이 노인들에게 서비스를 해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서울 신촌 지역의 대딸방에서 근무하는 지나 양(가명)의 이야기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지명손님’이 있다. 나이는 63세라고 했다. 처음에는 나도 너무 놀라 도대체 어떻게 서비스해야 할지 몰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물론 계속해서 나를 지명하는 것 자체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비록 이런 일을 하고는 있지만 젊은 꽃미남이 나를 지명하는 것과 60세가 넘은 노인이 나를 지명하는 것은 다르다. 어쩔 수 없이 처음 서비스를 했는데 그때부터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기적으로 나를 찾아오고 있다. 마땅히 다른 곳으로 옮길 데도 없어 계속 이 업소를 다니고 있는데, 그 노인이 오면 여전히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을 더욱 불편하게 하는 것은 그 노인의 변태적인 성향이다. 사실 노인들의 경우 ‘사전 작업’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에겐 10분이면 될 것도 노인들에겐 20~30분씩 걸린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노인은 절정의 순간에 오르면 늘 자신을 ‘아버님’으로 불러달라고 한다는 것. 지나 양이 그 이유를 묻자 노인은 “며느리를 상상하면 훨씬 빨리 된다”고 답했다고 한다. 결국 노인은 며느리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나 양의 손길을 즐겼던 것이다.
하지만 지나 양에게도 부모님이 있는 만큼 그렇게 부르기가 영 쉽지 않다.
“사실 여기에 오는 대부분의 남성들은 충족되지 못한 성적 판타지를 가지고 있다. 나도 그런 것쯤은 당해봤고 또 충분히 맞춰줄 수도 있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에는 좀 달랐다. 노인들이라고 하면 점잖고, 성에는 관심없다는 이미지가 강하지 않은가. 그런 노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절정의 순간에 ‘아버님’이라고까지 불러야 하니 여간 고역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노인은 그녀를 ‘며늘 아기’라고 불러 듣기에도 상당히 민망하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류의 손님을 ‘서비스 진상’ 혹은 ‘변태 진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러한 고민은 지나 양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한 대딸방에서 근무하는 여성도 노인 손님으로부터 ‘밖에서 만나자’는 요구를 집요하게 받고 있어 상당히 난감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민희 양(가명)이 문제의 노인을 만난 것은 3개월 전. 처음 서비스를 해준 뒤 노인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그후 계속해서 “스폰서를 해줄 테니 밖에서 만나자”는 제의를 해왔다는 것.
“솔직히 처음 스폰서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어느 정도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20대의 젊은 여성인 내가 60세가 넘은 노인을 만난다는 것은 내키지 않았다. 마치 ‘천륜’을 어기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분은 아직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내게 제의하고 있지만 그냥 ‘아가씨와 손님’의 관계로만 업소에서 만날 생각이다.”
http://556611.ok.to 노인 손님들을 상대해봤다는 대부분의 업소 여성들은 우선 노인들에게도 성적 욕망이 있다는 사실에
제일 놀랐다고 한다. 젊은이들만큼이나 집요하고 강력한 그들의 욕망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노인들이 이용하는 업소는 대딸방뿐만 아니다. 성매매를 하는 일부 불법 안마 업소도 노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다. 물론 이들 업소의 경우 1회 이용료가 18만 원이나 되기 때문에 ‘부유층 노인’들만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해서 무사통과되는 것은 아니다. 노인 손님을 거부하는 업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N 업소의 김 아무개 실장은 찾아온 노인을 돌려보내는 일이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노인 손님들도 한두 번 받곤 했다. 하지만 아가씨들의 불만이 너무 많았고 이곳에서 노인을 본 젊은 손님들이 인터넷 후기에 그런 내용을 쓰면서 손님들이 줄어들기도 했다. 노인 손님 때문에 업소 이미지가 타격을 입은 것이다. 개인적인 입장에서야 노인들의 성욕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도 열 여자 마다하지 않는 것이 남자들의 본성 아닌가. 그런 점에서 노인 손님들이 오면 맘 상하지 않게 돌려보내야 하는데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무엇보다 김 실장을 괴롭혔던 것은 아가씨들의 항의였다. 그것은 단지 손님의 ‘나이가 많다’는 것만은 아니었다. 안마업소의 서비스가 워낙 강력하다 보니 잘못하면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는 것. 서비스를 받으면 젊은이들도 극도의 흥분 상태에 빠지곤 하는데 몸이 약하고 더군다나 심장이 약한 노인의 경우 잘못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는 것. 특히 1:2나 1:3과 같은 변태적인 서비스의 경우 그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 실장 역시 잘못하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실제 그런 일이 발생하면 119를 불러야 하고 경찰의 조사에도 응해야 한다. 그럴 경우 업소의 불법적인 성매매 사실이 밝혀질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문을 닫을 수도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단순히 ‘노인공경’의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성문제 더 심각해질 듯
노인들의 성문제는 이렇게 성매매 현장 속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물론 노인들이라고 성매매가 합법화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업소도 없다면 노인들이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여기에 우리 사회가 노인의 성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특히 시간이 흐를수록 노인인구의 비율이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그에 따라 노인의 성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6년쯤에 전체 인구의 20%가, 2050년경에는 40%가 노인인구로 된다는 예상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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