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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 절절 옳은 말입니다.
특히 시사게 에 안철수지자자들은 제발 글좀 읽으세요
출처 :
http://unsoundsociety.tistory.com/645
어젯밤 읽은 백낙청선생님의 고언을 잘 읽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93368 개인적으로는 ‘원로’라는 표현을 연세 드신 분들의 권위를 빌어오는 장치라고 생각해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어제 백낙청선생님의 말씀은 정말 이 사회의 원로다운 우려였고 고언이라고 생각한다. 두 후보 사이에서 이미 객관적이고 중립적 비평자의 지위를 잃은 나로서는 그 동안 직접 표현하기 힘들었지만, 백낙청 선생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한다.
그리고 어제 백낙청 선생님의 말씀에 덧붙여 안철수후보에게 몇 가지 고언을 드리고 싶다. 문재인후보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지만, 지금 내가 처한 처지에서 그렇게 해봐야 오해만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생략한다. 물론 이렇게 쓰면 언론에서는 이런저런 식의 입맛에 맞춰 몇 줄 기사를 쓸 지도 모른다. 다 좋으나 캠프 내 불협화음, 자중지란과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았으면 한다. 이 글은 분명히 안후보와 안후보캠프가 좀 더 잘 유권자들의 뜻에 더 잘 부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것이다. 유권자와 캠프를 연결하는 매개 역할을 맡고 있는 내 역할의 특성상 캠프의 전략적, 정무적 판단에 관여하지도 못하기에 실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그런 오해를 받을까봐 많은 고민을 했으나 안후보캠프의 국민 소통 채널인 국민정책참여단의 단장으로서 국민들의 뜻을 대신 전달한다는 측면에서 내 역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제 각설하고 본론에 들어가자.
우선, 최근 사람들을 만나면 <안철수의 생각>은 어디로 간 것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안철수의 생각>을 읽고 호감을 가졌던 적지 않은 지지자들의 반응이다. 개인적으로도 출간 직후 그 책을 읽고 나서 이 정도면 괜찮네라고 생각했다. 성공한 CEO가 아닌 '대선후보감 안철수'에 대해 처음 호감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 스스로도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안후보는 억울해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출마를 선언하고 그토록 짧은 시간에 비교적 상세한 정책 약속집을 내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성에 차지 않지만 오랜 선거 역사를 가진 기성 정당에 비해 부족하지도 않다고 생각한다. 재벌개혁과 금융정책, 가계부채 및 부동산대책, 육아 및 교육정책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앞서는 대목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하루하루가 힘겨운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인지, 그리고 정말 안철수에게 기대했던 국민들 눈높이에 부합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안후보는 지금 내놓은 정책약속들이 국민들 기대 수준에 비춰 진정한 개혁이 이뤄질 수 있을 방안인지에 관해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11일 약속집에 복지와 노동, 조세재정에 대한 체계적 공약이 왜 담기지 않았는지에 대해 안후보는 살펴보실 필요가 있다. 복지와 노동은 지금 시점에서 어떤 후보도 비껴가서는 안 되는 핵심 정책분야다. 그렇다고 방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이미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주도해온 이상이교수가 복지포럼 대표이고 이미 숱한 방안들을 갖고 있다. 물론 이교수가 제시하는 방안이 선거 전략 등 여러 이유로 전면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안철수의 생각>에 나온 정도를 구체화하는 복지정책은 얼마든지 합의하고 내놓을 수 있다. 그런데도 그 같은 방안조차 나오고 있지 않다.
마찬가지로 세금혁명당 대표로서 나는 조세재정이라는 나라 살림살이에 대한 체계적 정책이 없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내가 <프리라이더>와 <세금혁명>에서 설명했듯이 한국의 조세재정 구조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 향후 밀어닥칠 저출산고령화 충격까지 감안하면 나라 살림살이의 근본적인 전환이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정권을 맡겠다는 것은 당연히 향후 5년 동안 나라 살림살이를 맡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떤 정책도 그 나라 살림살이 안에서 실현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라 살림살이의 근본적 틀을 만들지 않고 무슨 정책을 내놓으며, 무슨 개혁을 하겠다는 것인지 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민주당 또한 제대로 방안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선거전략상 세금 문제를 거론하기 싶지 않다는 점도 일정하게는 이해한다. 하지만 이명박정부 들어 크게 늘어난 토건 예산을 노무현정부 때 수준인 30%만 절감해도 12.2조원의 여유 자금이 생기고, 법인세율을 이명박정부 감세 이전으로만 돌려도 7조원, OECD 평균수준으로만 조정해도 11조원의 추가 세수가 발생한다. 이런 정도는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인데도 이 정도 방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 도대체 안철수후보는 무엇으로 다른 후보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어제 백낙청선생님이 글에서 “<안철수의 생각>에 좋은 생각이 많다는 이야기를 저는 글로 쓴 일도 있고 <안철수의 약속>에 좋은 약속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만, ‘아, 안철수가 나오니 과연 다르긴 다르구나’라고 다수 국민과 일부 민주당 지지자들로조차 경탄할 만큼 눈에 확 뜨이는 무엇이 있었던지 자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정말 안철수는 다르구나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그동안 정책에서 ‘부자 몸조심’하는 듯한 자세가 없지 않았던 것 같다. 아래에서 올라온 개혁적 방안들을 그런 자세로 마사지하는 경우가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는 캠프 내부적으로 상당히 과감한 방안이 마련되고도 그것이 오히려 언론이나 유권자가 알아볼까 겁내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모호하고 두루뭉실한 표현으로 포장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야 안후보가 얼마나 개혁의지가 있는지, 실천의지가 있는지 신뢰하기 어렵다. 그런 방안들이 모두 안후보의 뜻이라기보다는 미리 안후보의 눈치를 살핀 정책팀의 문제일 수도 있다. 경위야 어찌됐든 지금이라도 안후보가 직접 나서 <안철수의 생각>에서 밝힌 구상을 구체화하는 과감한 개혁방안들을 내놓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기 바란다. 그래야 많은 유권자들, 특히 안후보에게 많은 기대를 했던 야권 유권자들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
둘째, 민주당에 변화를 요구하지만 말고 안후보나 안캠프도 변화할 것은 변화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한다. 어제 안철수후보 기자회견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안후보 표현대로 ‘지지율에 연연해’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고 결코 생각지 않는다. 또한 민주당이 만드는 ‘맏형 대 떼 쓰는 동생’ 이미지 프레임의 덫에 걸려 안후보의 충심이 왜곡돼 전달되고 있는 상황도 안타깝다.
그렇다고 안캠프 쪽은 반성하고 내려놓을 부분이 없을까? 아마도 어제 안후보쪽도 반성할 것 반성하고 유권자의 뜻을 좀더 전향적으로 받아 앉는 가시적 조치를 내놓으면서도 민주당에 그런 요구를 했더라면 훨씬 더 설득력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이번 협상 중단의 핵심적 사안은 아니지만 나는 협상 대표단에서 이태규씨를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는 조치를 취했다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의 이력을 가지고 무조건 반개혁적 사람이라고 몰아갈 생각도 없고, 캠프의 인력풀이 매우 제한돼 있어 고육지책이었음도 알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안캠프를 배려해야 할 부분이 있듯이, 안캠프도 민주당과 그 지지자들의 정서를 고려해야 한다. 나는 그런 점에서 이태규씨를 협상 대표의 일원으로 내보낸 것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아니며, 선거전략상으로도 민주당 변화를 요구하는 안캠프의 설득력도 약화시켰다는 점에서 패착이라고 본다. 물론 현실적으로 다른 대체 인력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 잘 알지만, 그런 어려운 현실 여건조차도 극복하고 상대방에 양보할 줄 아는 것이 안철수식 정치여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모호한 화법은 이제 좀 버려야 한다. 언제까지 민주당 스스로 그 답을 아실 것이라고 할 것인가. 민주당 스스로 그 답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역학관계상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닌가. 미주알 고주알 얘기는 못해도 구체적 원칙과 기준은 제시해야 민주당이 거기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게 아닌가. 요구 사항이 너무 모호하니 괜히 생떼를 부린다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해 주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구체적 요구가 없으니 많은 기자들과 국민들은 요구조건을 이해찬, 박지원 퇴진으로 축소해 오해하고 있다. 내가 아는 바로는 이해찬 대표는 얼마든지 퇴진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다만 문재인후보에게 가장 득이 되는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한다. 만약 이,박 마저 퇴진한다면 안후보 캠프는 그 다음에는 ‘우리가 말한 건 그게 아니다’라고 할 것인가?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그걸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믿어줄 것인가?
이 모호한 화법이 정책에서 과감하고 근본적 정책전환을 내놓지 못하고 모호하게 표현하는 것과 결합돼 안철수의 개혁의지가 후퇴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나는 본다.
셋째, 어느 순간부터 안후보는 너무 정치만 얘기한다. 지금 유권자들이 원하는 얘기는 자신들의 삶을 어떻게 개선해줄 것인가 하는 문제다. 흔히 말하는 민생경제의 문제다. 물론 단일화 협상국면에서는 아무래도 정치 혁신 등이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정치혁신은 왜 하는가? 대다수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 정치 못지 않게 민생경제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나는 ‘안철수현상’의 이면은 민생경제 개선 욕구라고 생각한다. 노무현정부에서도 개선되지 못했고, 이명박정부 들어 급속히 악화된 민생경제를 살려달라, 여야 기성 정당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안철수라도 해결해달라는 강력한 국민의 요구가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국민들이 안철수를 호출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첫번째 지적 사항과 맞물려 유권자들의 호출에 응답하는 메시지를 내놓지 못했다. 물론 그것이 안후보의 당초 의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후보도 그런 상황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단일화 논의 시점을 미뤄온 것이라고 나는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단일화 국면이라는 상황에 몰리다 보니 계속 정치혁신만을 요구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러는 사이 민생을 억압해온 박근혜가 민생을 말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정치혁신 얘기는 이미 충분히 많이 했다. 이제라도 정치 대신 민생경제 이야기를 하라. 그리고 유권자가 정말 힘들어하는 문제를 공감하고 치유하는 구체적 방안들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가 역시 기성 정당과 다르구나, 정말 우리 삶을 개선할 수 있겠구나라는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
국민정책참여단이 준비한 ‘철수가 간다’ 2탄에서 새벽 인력시장을 찾아 건설노동자들을 만났을 때 안후보가 한 말씀을 기억한다. ‘당선되면 현장을 찾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말씀 말이다. 나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눈물 나게 고마웠다. 대한민국 1%도 아닌 0.1%에 드는 초상류층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 밑바닥 인생들의 애환을 이해하는 공감능력이 뛰어나구나, 열려 있구나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다만 공감에서만 그치지 말았으면 한다. 안후보도 잘 알고 있겠지만 우리 사회에 그런 고통과 애환을 가진 사람들이 지금 넘쳐난다. 그 사람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구체적 정책들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그 공감을 믿어준다. 앞에서 공감했지만, 그걸 치유할 해법을 내놓지 않으면 대선주자로서 어떻게 신뢰를 줄 수 있는가. 안후보는 충분히 그럴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지금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왜 그렇게 되지 않았는지, 시급히 점검해 봐야 한다. 그렇게 점검하고 반성한 뒤 안철수 선거운동의 근본적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안후보도 살고, 단일후보로 누가 되더라도 외연 확대를 통해 정권교체를 위한 지지층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를 위해 문재인후보가 할 일도 있지만, 안후보가 해야 할 일 또한 만만치 않게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는 단순히 내 개인의 목소리로만 치부하지 말았으면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국민정책참여단 단장으로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해왔다. 지금 생각하면 밖에서 더 할 일이 많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도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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