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제대후 쉬면서 내년 복직을 기다리는 한 직딩입니다.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라 바로 본론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냥 들어갈께요.
사실 제가 대학교 때 아싸였습니다. 거의 왕따비슷하게 아싸였습니다.
오랜만에 교수님도 뵙고, 자퇴서도 제출 할 겸 대학으로 놀러 갔습니다.
교수님과 면담하기 전에 학과 회의실에 들어가서 교수님의 강의가 끝나실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회의실에 들어가니 같은 학번 친구들이 있더군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꽤나 애들이 당황하더라고요. 한동안 학교에 보이지도 않길래, 제가 그만둔줄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군대 다녀왔고, 오늘 일이 있어 놀러왔다고 했습니다.
애들이 모두 4학년이다보니 취직 준비를 한창하고 있더라고요. 그러더니 저보고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너 복학하면 거의 화석일텐데 괜찮겠냐? 취직도 못할텐데"이러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죠... 내가 오랜만에 만난 애들한테 이런 말을 들어야하나 할 정도로 기분이 무척나쁘더라고요. 물론 애들은 걱정하는 마음에 말해주는거라 생각했지만, 대학다닐 때 한번도 그런 말안해준 애들이 갑자기 그런 말도 하고 페이스북 친추도 다 끊고 다니던 놈들인데 ㅋㅋ 너무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그래서 대놓고 말했죠 "오늘 자퇴계 제출하러 왔어"라고 말이죠.
애들이 왜 갑자기 자퇴하냐고 하니, 취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더니 한놈이 제게 "공장들어갔냐"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화가 머리 위까지 나더라고요 ㅋㅋ
예.. 마주치면 안될 애들인 것 같았습니다. 내가 이런 취급까지 당해야 할줄은 ㅋㅋㅋ 물론 저 사회성 엄청 떨어집니다. 애들이랑 놀시간에 취직 준비하기 바빴고, 스펙쌓기 바빴습니다. 그리고 학점 잘 딸려고 거의 쇼까지 하며 대학생활했으니, 거의 말이 필요없죠.
그래서 매번 뒤담화도 당하고 살았습니다. 근데, 대학 다니면서 내가 원하는 대학은 이런게 아니라 좀 더 많은 공부를 하여 내 지식을 축적하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여기는 교수님들은 괜찮아도 애들이 안되어서 문제였나봐요.
어쨌든 다시 대화로 이어나가자면, 저는 화가 머리까지 차올라서 그 말을 한 놈한테 "너는 어디 취직했냐? 너도 취직했을 거 아니야?"라고 말했습니다.
그 놈도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나? 아직 못했지"이럽니다.ㅋㅋㅋㅋ 나참 그럴거면 왜 나한테 왜 그딴 말을 했는지.. 휴..
(물론 공장다니시는 분들 비하하는거 아닙니다. 친구중에 삼성전자 생산직이 있는데, 월급이 너무 부럽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말이 필요없이 지갑안에 넣어둔 공무원증 제시를 했습니다. 노동9급공무원증을요.
애들이 모두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보더라구요.. 내가 왜 복학 안하는지 다 설명이 되었구요.
저는 그뒤로 자리 빠져나와 교수님 연구실에 가서 자퇴계 작성과 면담을 하였고, 교수님이 밥도 사주시고 많은 것을 받았네요.
저희 학교 솔직히 국립대입니다. 근데 국립대인데 제가 생각하기엔 그냥 지잡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제일 화가나는 것은 그 애들이 생산직을 무시하지 않나, 지들의 분수도 모르고 하는 말들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되네요.
끝으로 자퇴계를 내고 교수님과 술한잔 후 애들 단톡방에 글을 하나 남겼습니다. "나중에 노동관련 민원 넣을 때 도와줄테니 연락하라고"
물론 대답은 욕설들만 있었지만 뭐 어때요. 취직 못하고 놀기바쁜 애들을 보니 우리대학에 대한 회의감만 커지는 하루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