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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불행한 이유는 ‘행복’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낱말과 개념에 얽매이면 행복에 종속된다. 실체도 없는 행복을 수치화하려 애쓰며 ‘적은’ 행복에 실망하고 ‘많은’ 행복을 부러워한다.
내가 사는 게 아니라 삶이 나를 산다. 생각이 나를 부리고 말이 나를 조종한다. 우열에 고심하고 미추에 골치를 앓는다. 이런 개인들이 모인 사회엔 대개 고시원과 연예인이 많다.
윗 글은 오늘 중앙SUNDAY에서 인용한 장영섭님의 "눈부시지만, 가짜"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장영섭님은 불교신문 기자로 불교잡지"불광(佛光)"에 2년간 연재했던 원고를 정리하여 "눈부시지만, 가짜"를 썼는데, 불교의 선(禪)에 기초하여 삶의 본질과 삶의 방식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어제(14일)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후보단일화 과정이 중단되었습니다. 민주통합당의 정략적 접근에 안철수 캠프가 크게 실망했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안철수 캠프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 중론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의 고민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러면서 진보진영이 패배한다면 바로 저 "후보단일화" 때문일 것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후보단일화"가 되면 이긴다는 생각이 이길 수 있는 많은 길을 차단하는 모순 상황이 작금의 상황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진보진영 승리의 필요조건이 후보단일화라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왜 후보단일화가 필요조건이 되었을까? 민주통합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때문입니다.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을 가진 대한민국 제일 야당이 국민 100만명을 동원하여 후보를 선택하고 전력을 다했는데 아직도 무소속 후보와 비슷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통렬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만약에 민주통합당이 쪽 팔린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고, 부끄럽다는 정서가 코딱지만큼이라도 있다면 대통령 후보를 양보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데 이 후안무치한 종족들은 이기면 된다는 욕망으로 오직 정략적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습니다. 그 정략의 결정체가 바로 후보단일화입니다.
그리고 그 정점에 바로 문재인 후보가 있습니다. 다음은 문재인 후보가 부산에서 기자들에게 답변한 내용입니다.
"제가 부산에 내려와 있는 상태라 정확한 상황을 다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는데 혹여라도 우리 쪽의 캠프 사람들이 뭔가 저쪽에게 부담을 주거나 자극하거나 또는 불편하게 한 그런 일들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서 사과를 드리고 싶다."
"1) 부산에서 사태 파악이 어렵다. 2) 혹 우리 쪽이 잘못했다면.. 3) 대신 사과를 드리고 싶다." 참 지저분한 화법입니다. 1) 서울 오면 파악할 수 있는가? 안철수 캠프가 문제 삼는 것은 명확합니다. 누가 어떤 말을 했고 그래서 문제를 삼는다는 것은 바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과 2가 사실이라면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가정법으로 말하면서 애매하게 말합니다. 중차대한 후보단일화 국면에서의 실수를 말로만 사과한다는 것이 어떤 나라의 사과법입니까? 말 따로 행동 따로 이것 이명박 정권의 특기 아니었던가요?
문재인 후보 결국은 경선을 상당히 의식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후보단일화를 이루어서 꼭 이겨야 한다는 문재인과 이를 주저주저하는 안철수라는 공식을 곤고히 하는 것이죠. 최근 문재인 역전 분위기는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입장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를 곤고히 하는 것이죠.
차기 대통령의 과제는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특히 국민 여론의 분열은 도가 지나쳐도 한참을 지나쳐있습니다. 이 분열을 생산적인 힘으로 재편성하는 것이 바로 작금의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후보단일화부터 통합적이고 생산적이어야 합니다.
표현하는 방식은 약하지만 안철수 후보의 "국민에게 염려를 끼쳐 죄송하다, 단일화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표현에는 이런 느낌이 있습니다. 1+1이 2 이상이 되어야 승리할 수 있고, 국론분열의 생산적 재배치를 할 수 있다는 의미가 강합니다.
그런데 민주당의 방식은 1+1을 12 이하로 만드는 것이라는 염려가 있고 저도 동의합니다. 4.11 지방선거 패배는 민주통합당의 잘못에 기인합니다.
그 패배로 부터 어떤 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금번 후보단일화 과정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민주통합당이 여소야대 국면에서 대선에서 승리하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은 그 자체가 비극이라는 느낌도 지우기 어렵습니다.
안철수 캠프도 그렇지만 특히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여론이 조금 좋아졌다고 후보단일화만 이루면 이긴다고 오만하다가는 한방에 가는 수가 있습니다.
아니 이미 패배의 길로 상당히 갔다는 것이 솔직한 소감입니다. 이를 돌이킬 책임이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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