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 31에 추가된 많은 특성중에 귀머거리라는 특성이 있었습니다.
이게 무려 12포인트를 플러쓰해주죠. 좀보이드 하신 분이라면 이게 어마어마한 수치라는 걸 아실 겁니다.
그만큼 패널티가 무지막지하다는 거죠. 하지만 전 그 당시 힘쎄고 건강한 캐릭터를 만드느라 저 무식한 포인트를 쥐여주는 걸 골랐습니다.
그리고 적용해도 소리는 잘만 났기에, 하하하 이런 꿀이 다 있나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죠. 오늘 패치가 되고 난 뒤, 귀머거리가 정말 귀머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전 알지 못했죠. 이게 얼마나 무식한 패널티인지.....
좀비 마빡에 숨구녕을 만드시는 미쎄스 장도리
웨스트 포인트에서 최적의 스타팅 포인트라 할 수 있는, 2층주택 지구입니다.
여기가 얼마나 좋냐면, 2층주택에서 적당히 채비를 갖춘 뒤에 곧바로 근처 다운타운으로 내려가서 본격적으로 살아남을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꿀포인트다 이거죠.
헐젠장
1층수색->냉장고를 뒤진다->불켜서 요리 올려놓고 2층을 수색한다
...가 제 2층집 행동지침이었습니다. 시간절약한다는 의미였죠.
하지만 그 결과, 이런 대참사를 불러왔습니다
옆집에서도 환하게 보이는 인류종말의 불꽃
불조심을 하지 않으면 벌어지는 대참사
뭐.... 주인 양반이 화 낼 일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하 하 하.
이래서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좋아요! 실수로 불 내서 주인의 분노를 어떻게 감당해야하나 고민할 여지가 없으니까요!
....생각해보니 집안에 있던 좀비가 주인이었을텐데 마구잡이로 달려든 걸 생각해보면 좀비가 되었어도 부동산에 대한 열망은 사라지지 않나 싶습니다.
집안에서 드러누워서 통구이가 되었을테니 상관 없지만 말이죠.
"으어어 방화범이다 으어어"
"으앙 시1발!!!"
하지만 소문은 돌고돌아 남의 집을 털고다니는 미1친년이 불까지 싸지른다는 게 사방팔방 소문이 났나봅니다.
좀비들 세계에도 입소문은 존재하나봅니다.
그런데 저렇게 몰려드는데 이상하게 아무런 조짐도 없고 별다른 소란도 없네요. 왜그러지?
무빙을 이겨낼 자 그 어디에도 없다
뱅뱅 돌면서 따돌린 뒤에 분산된 전 주민들의 골통을 야구빠따로 후려갈겨드렸습니다.
뭐 어쩌겠어요. 쟤네들은 이제 좀비인데. 현실적으로 보자면 동네에 있던 좀비는 전 동네 주민이고 방화범에 대한 분노는 어쩔 수 없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죠. 하하하 포스트아포칼립스라서 상관없는걸?
평화로운 좀비마을에 찾아온 정신병자를 어찌해결해야하나 주민회의중
그럼뭐해 어차피 빠따질엔 장사없는걸
모여있는 좀비들을 아작내다보니 저쪽 집이 뭔가 이상합니다. 앞에서 좀비 대갈통에 타격연습을 하는데도 저기에 기어들어가고 있어요.
대체 뭔일이래??
정신나간 빠따살인마를 목격하고 혼비백산 달아나는 좀비주민
...일 리가 없죠. 좀비는 일단 플레이어를 보면 죽어라 달려들어야하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쟤 말고도 꽤 많은 수의 좀비가 살아있는 인간이 돌아다니는데도 신경도 안 쓰고 냅다 뛰어갑니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여기까지 플레이했을 때, 전 뭔가 이상한 점을 떠올렸습니다.
창문이 깨졌는데도 불구하고 난 여태까지 아무 소리도 못들었다는 것.
좀비는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리가 나면 반응한다는 것.
내가 돌아댕기는데도 불구하고 쳐다보지도 않고 뛰어가는 일은 헬기나 총성밖에 없다는 것.
그런데 난 여태까지 헬기고 총성이고 나발이고 좀비 소리조차 제대로 들은 적이 없다는 것.
....어, 젠장. 설마 그럴 리가 있을까. 하하하 그럴 리 없잖아.
혹시나 해서 좀비들이 몰려갔던 쪽을 가봤습니다. 그리고....
으앙 시1발!!!!
좀보이드에서 저만큼 좀비가 몰려있다는 건 딱 한가지밖에 없습니다. 헬기가 떠서 사방팔방에 널려있던 좀비가 모였던 것.
그렇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아무 소리도 못 들은 게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어요!
일단 저기서 도망쳐서 아무 집에나 들어가 문 걸어 잠그고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생각해보니 좀비가 불쑥불쑥 아무런 징조 없이 튀어나왔어요. 막 싸울때도 으르렁거리거나 하는 소리가 날 법 하는데도 불구하고 조용했어요.
당연하잖아 내가 시작에 귀머거리가 된다고 골랐으니까 아무것도 못 듣지!!!
아,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제가 초기 직업을 경찰로 골랐습니다. 총 좀 써볼까 하구요. 헌데 권총은 말이죠.......
소리로 탄이 다 떨어져서 재장전을 해야 하는지 타이밍을 구분하는데 그걸 못함. 소리를 못 들으니까!
큰일났습니다. 히히히 이제 이걸 어쩌죠?
근데 그런 것 치곤 아무런 무리 없이 진행해와서 그런지 크게 문제될 것 같진 않네요(....)
인벤보고 대충 감으로 장탄수 확인하면 되는거고, 급습이 문제가 되지만 두꺼운 낯짝이라 그런지 스크래치도 잘 안나고...
(두꺼운 피부 특성은 데미지 들어오는 단계를 1단계씩 낮춰줍니다. 스크래치->그냥 부상/물림->그냥 긁힘 식으로 말이죠)
...생각보다 해볼만하겠는데?
현재까지의 여정
뭐..... 어차피 말상대도 없는 상황이니 귀머거리도 나쁘진 않은 것 같습니다.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