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연속해서 빵빵 터지는 연예인 사태를 지켜보면서,
공인이라는 자각 없이 생각없이 해동하고 말을 싸지르는 연예인도 문제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그 이면에서 드러나는 인터넷 기자들의 저질성을 발견하면서 욕을 안 할수가 없더라.
저질성 낚시에, 뒷북성 기사에, 대중 선동질까지... 아주 골고루 다 해먹더만
진짜 인터넷 기사도 기사로 인정하고, 인터넷 기자도 기자로 인정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까지 든다.
1. 선정적인 기사, 선동적인 여론 몰이
이번 박재범 사건은 재범군 본인의 잘잘못 여부를 떠나서 인터넷 기자들의 선동질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애당초 박재범의 개인 대화 내용을 공개해 이슈화해 마녀 사냥의 화살을 당긴 것은 인터넷 기자들이었다. 아니, 최소한 그 확대에는 크게 일조했다.
그런데 인터넷 기자들은 '재범 한국 비하 발언 논란 휩싸여''재범, 한국이 너무 역겹다 일파만파' 등의 논조로 기사를 쓰며 여론몰이를 하다가 재범이 한국을 뜨자마자 '재범 뒤늦게 한국 옹호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 아쉬움을 남겨''재범 네티즌 여론몰이의 희생양' 등 갑자기 동정론을 펼치며 박재범의 출국이 오로지 네티즌의 책임인 것 처럼 돌리는 행태를 보이는 마치 카멜레온같은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에 원더걸스 사태도 그렇다.
인터넷에서 원더걸스가 미국인의 신발에 몸을 낮춰 사인해준 사진이 일부 네티즌의 구설수에 오른것을 가지고 '원더걸스 미국서 신발 팬사인 굴욕논란' '원더걸스 미국 굴욕 사인회 논란' 등의 선정적인 제목을 붙이고 이슈화함으로서 큰 사건을 둔갑시켰다.
아닌 말로, 팬이라고 하는 사람이 다가와서 신발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면, 연예인된 입장에선 어떻게 행동하는가? 자칫 잘못 행동했다가 '싸가지 없다. 팬에게 자신을 낮출 줄 모른다' 등의 이유로 오히려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외에도 마치 뒷X기를 하는 듯한 자세의 사진을 올리고 '퍽퍽, 헉헉 이 맛에 합니다.'따위의 기사를 올리거나, 아무 내용 없는 기사에 의미 없는 선정적인 사진을 붙이는 등의 행위는, 오직 눈길만 끌면 된다는 그들의 저렴한 사고방식을 여실히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눈길 끌기식 여론 몰이는 비단 인터넷 기사뿐만 아니라 일부 황색 언론이나 좆X동도 자주 써먹는 수법이지만, 보다 큰 문제는 이 다음에 있다.
2. 인터넷에서 '퍼나르기식' 기사. 진위 조사 및 기자 정신 결여
언론이란 무엇인가?
자고로 언제나 사회의 이슈와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특종감이 감지되면 잽싸게 달려가서 취재하고 최대한 시속하게 그것을 국민에게 알리는 것이 그들의 일 아닌가?
하지만 인터넷 기자들의 행태는 참으로 가관이다.
사회의 이슈에 발빠르게 움직여 독자들에게 신선한 기사거리를 제공하기는 커녕 인터넷에서 이미 한번 '이슈화'된 것을 퍼나르기에 급급한 것이다.
이번 홍익대 경찰 폭행 사건이 그와 같다.
경찰 폭행 사건은 한 20대 청년이 익명으로 인터넷에 기재한 후 빠른 속도로 퍼져가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이미 한번 이슈가 된 후였다. 여기 오유에도 9월 14일에 글이 올려져 진위 여부를 따지는 논란의 쟁점이 되었다.
그런데 기자들은 하루가 지난 9월 15일 저녁에서야 그것을 기사화하였다. 내용도 인터넷에서 떠돈 뻔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적은 것에 불과했다.
아직 진위 여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사건을,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고 그대로 기사로 만들어서 공개하는 것은 대체 무슨 경운가? 그런 사건을 다루려면 사건이 터진 즉시 빠르게 보도를 하던가, 아니면 최소한 현장을 찾아가서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진위여부를 조사하고, 뭔가 새로운 내용을 알아내가지고 기사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사실 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기사화하는 행태 때문에 정말 웃지도 못할 사건이 터진 적이 있었다.
바로 김정운 사건.
한 카페지기가 농원에 놀러가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자 네티즌은 '김정일 조낸 닮았다. 사실 김정일 아들 김정운 아니야?'라고 농담조로 말한걸 언론에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김정운 사진 드디어 공개'라는 식으로 기사를 쓴 사건이 있었다.
정말 인터넷 기자들의 받아쓰기식 보도 행태를 여실히 보여준 어처구니 없는사태가 아닐 수 없다.
진짜 인터넷 기자라는 건 방구석에서 DC질, 오유질만 해도 될 수 있는 건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인터넷 기사들의 안일한 기사 만들기,
기자 정신의 부족은 용납할 수가 없다.
소위 적시성을 생명으로 여기는 인터넷 기자라고 한다면 누구보다 사회에 주의주목을 가지고
네티즌에게 최대한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주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 그만 인터넷 기자들도 실제 언론사 못지 않은 훌륭한 기자로 거듭나길 바라는 건 비단 나 혼자의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