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쓴
패키지시장이 망한건 복돌이때문일까요? 라는 글에 리플 달아주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좋은글들 많이 보았고 반박하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만 뭐 생각은 누구나 다를수 있는거겠죠.
하지만 명백히 틀린 사실을 말하면서 불법복제의 문제로만 몰아가시는 분이 있길래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하고자 글을 씁니다.
1. [대작 운운하기 전에 게임 유통사가 망하니 출시 게임을 자체 유통하여야 하는 중소게임제작 업체에서는 다 손을 똈죠
그리고 위에도 나오지만 손노리가 대표적 예시입니다.
악튜러스 7만장 판매에 3.14버전 다운로드 횟수 22만회
그것도 같은 ip접속시 조회수 1올라가는데 22만번이면 얼마나 복돌이 존재했다는 걸까요?]
[악튜러스 버전은 제가 착각했네요. 1.13이구요. 그리고 그 당시 제로보드 기반으로 ip주소당 카운터 조회수 올라가는건 일반적이었습니다.
뭐가 없다고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패치 다운 22만회는 저또한 악튜러스 광팬으로서 손노리 홈피에서 본겁니다. 같은 홈피보고 옆에 당연시 자리잡던 조회수를 못보셨다니 그게 더 이해가 안가네요. 저도 한정판, 예판, 일판 다 구매한 사람이라 손노리 홈피는 물론이고 게시판에 상주했는데 뻔히 모든 게시판에 있던 조회수를 못보셨다니 전혀 이애가 안갑니다.]
→ 언제나 불법복제 얘기만 나오면 반드시 등장하는 [판매량 xx에 패치다운은 xx배]얘기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전 화이트데이가 그랬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악튜러스가 저랬다는 말은 처음 듣는군요.
당시엔 같은 ip로만 조회수 1 올라간다거나 중복카운트를 막는 그런 사이트가 거의 없었습니다. 애초에 그런 개념 자체도 없었고
그걸 막아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했죠. 그 덕분에 게임포탈이었던 게임샷에서 게임 인기투표를 진행했을때 소맥빠와 손노리빠가 배틀붙어서
무지하게 중복투표를 자행한 결과 인기투표 자체가 파토가 났었습니다. 투표를 하는데도 이모양이었어요.
게다가 패치 다운 22만회라는 수치는 대체 어디서 나온 수치인지 도무지 알수가 없군요. 제가 당시 악튜러스 한정판 예판 구매자라 아주 손노리 홈피에 눌러살았었는데(그 시퍼런 색의 웹디자인 아직도 기억나네요) 손노리는 패치 다운로드 수치 공개한적도 없고 그걸 유저들이 확인 가능하게 사이트에서 제공하지도 않았습니다.
당시 손노리 홈페이지 아카이브 페이지입니다. 언급된 악튜러스 1.13패치 나올때의 모습입니다만 어디에도 조회수 수치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더욱이, 조회수가 다운로드수와 무슨 상관일까요? 글을 조회한 사람이 무조건 자료를 다운받는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와레즈에서도 조회수대비 다운수는 1/10,1/20까지 가는게 보통이에요.
조회수를 다운로드수치로 슬쩍 호도하는 이유를 저는 알수가 없군요.
참고로 화이트데이의 패치 다운로드수도 자꾸 운운하시는 분이 있는데
이 부분 읽고 오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추가로, 2002년 워크래프트3 나왔을 때 국내 판매량이 40만장이었는데, 유저는 100만이 넘었죠. 쯔바이는 한국 판매 2만장인데, 카페 유저는 52만명었구요.]
[워3 유저 100만은 인벤광고로 예전에 100만 유저 모여라 뭐 그랬던거 말한거구요. 40만은 실 판매량입니다.
그리고 쯔바이 카페는 다음에 있던 쯔바이! 한글패치판 서명 카페에 초기 8만명에 최종 52만명을 말한거구요. 저도 가입했었습니다.]
→인벤에서 광고로 백만이라고 칭한것은 어디까지나 실제 수치가 아니라 그냥 많은 유저를 지칭하는 수식어일뿐입니다.
백만장자라는 명칭이 딱 백만달러만 가진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가 아닌것처럼 백만은 단순히 많음을 나타내는 단어일뿐이죠.
그리고 저 쯔바이 괴담 파쇄된게 언젠데 아직도 돌아다니는지 모르겠군요.
쯔바이 서명을 카페에서 했다라.... 쯔바이 서명진행은 원래 개인 홈피에서 진행된 운동이었습니다. 제로보드 기반의 홈페이지였죠.
그거 서명 끝날때까지 1000명도 못모았습니다.
당시 서명운동 진행자의 말입니다. 더해서 당시 서명운동에 대한 기사가 나갔던것도 아래에 링크하겠습니다.
들어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링크된 사이트가 다음카페가 아니라 wo.to기반 사이트죠.
저는 이분이 도대체 뭘 보고 말하시는건지 정말 궁금합니다. 기억의 착오라기엔 수치가 지나치게 세세한데 사실과 일치하는게 하나도 없군요.
3. [사실상 그때 이후로 살아남은건 국내 유통사 중 한빛이 거의 유일하죠.
그리고 2002년부터 몰락한게 패키지라 하셨는데, 정확히 PC패키지가 망한거지, 그것도 업체들이 PC에서 다른 쪽으로 플랫폼 전환한겁니다.
업체는 그대로구요. 하지만 국내 업체는 다 망했죠.]
[국내 유통사들 PC시장 몰락할때가 복돌이 때문이었다고 말하는거고 유통사 중 멀티그램, 네스코, 아프로만, 위자드 소프트 전부 PC전문 회사였는데 복돌이 때문에 망한 대표 회사들입니다. 플랫폼 바뀌고 나서도 R4때문에 국내 닌텐도 패키지 개망하고 PSP시장도 작살났죠? 그때 한국 게임회사들이 그쪽으로 사업 변경을 안했겠습니까? 시도하려는데 복돌이 떄문에 다들쫑난거죠.]
→흡수 합병되고 이합집산을 해서 그렇지 당대 게임개발사 전부 망하고 새로 온라인개발사가 우후죽순 생긴건 아닙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업종전환 했을뿐이죠.
복돌이 때문에 망한 대표적인 유통사라는 멀티그램, 네스코, 아프로만은 최종 부도일이 97년 1,2월 경입니다. 이 시기에 뭔 일이 있었는줄 아세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었던 한보가 망했습니다. 한보가 망하면서 그 어음을 결제 대금으로 사용하던 용산 pc업체들 전부 자금이 말라붙어 나자빠졌죠.
한두업체가 자금사정으로 문 닫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순식간에 다른 사업체까지 퍼져갑니다. 끼리끼리 어음 가지고 있으니 한명이라고 무너지면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구조였거든요.(참고로 왜 한보의 어음이 용산시장에 굴러다녔냐 하면 현금이 풍부하고 무자료거래가 다반사이던 용산시장의 특성상 돈세탁이 아주 쉬웠습니다. 덕분에 출처도 모르는 어음과 돈이 용산에서 잘 굴러다녔죠.)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하겠습니다. 복돌이들이 정품을 샀으면 한보가 안 망했을까요? 복돌이들만 없었어도 한보사태 무사히 넘길 여력이 있었을거라 생각하시나요? 저 한보사태를 시작으로 한국경제 전체가 IMF로 고꾸라진것도 그럼 복돌이들 때문일까요?
위자드 소프트. 얘네는 저 업체들과 조금 시기가 차이납니다. 망하고 들어선 2세대라고 할수 있죠. 00년대 초 활발히 게임시장에서 활동해서 기억하시는 분들 어느정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악튜러스 배송지연사태때문에 아직도 이가 좀 갈리는 회사입니다만.....
이 회사 04년까지 버티다 레텍이란 광통신업체에 흡수합병된뒤 05년에 사명이 변경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레텍이 우회상장을 위해 위자드 소프트를 이용하고 팽해버린 것이죠.
그럼 위자드가 우회상장을 위해 이용당한 것도 복돌이들 때문일까요? 복돌이들만 아니었으면 그런 수작에 넘어가지 않을만큼 회사가 탄탄하고 엄청나게 성장해서 버틸수 있었을까요?
04년 초에 위자드 소프트에서 공금횡령 사건이 터집니다. 최대주주(사장)이 회사의 공급 50여억원을 횡령해 도주한 사건이죠.
이 사건으로 위자드 소프트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지고 대위기를 맞게 됩니다. 사실상 공중분해 되기 직전인 04년 4월경 레텍이 위자드를 인수하죠.
위자드가 우회상장을 위해 이용당할수 밖에 없던 이유는 회사 사장의 횡령때문이었습니다. 그럼 사장의 양심과 복돌이들은 무슨 관계가 있는걸까요?
복돌이들이 맘껏 다운받는 모습을 보다보니 사장의 양심이 무뎌진건가요? 그들이 게임 하나 다운받을때마다 사장의 양심 포인트가 1p씩 떨어졌던 겁니까?
쯔바이 유통했던 메가 엔터프라이즈 역시 쯔바이로 중견 유통사로 발돋움한뒤 콘솔업계에서도 발을 넓히다 사장이 연예인 병역비리에 휘말려 도주하자 망해버렸습니다. 그런데 몇년뒤 메가엔터가 망한 이유가 쯔바이가 불법복제로 망해서라는 말이 나돌더군요. 복돌이들이 메가 사장한테 병역비리를 사주하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그리고 r4때문에 닌텐도 시장 개망했다.....
(발표자료 내용에 한해서)
50만장 (하프밀리언) 이상 : DS 뉴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54만) / DS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 (50만)
3DS 10만장 이상 : 포켓몬스터X/Y (20만), 포켓몬스터 오메가루비/알파사파이어 (11만)
더이상 말은 안겠습니다.
4. [피파가 한국 시장에 한글화 안한것도 복돌이 때문인건 아실테고, 우리나라는 게임시장이 생기면서부터 복돌이 같이 생겼습니다.
가까운예시로, 위자드 소프트의 토막 PS2판이 일본에서 대 성공이었는데 한국에서는 복돌이 때문에 한국 발매 2일전부터 게임 풀려서 망한건 알고계신가요?]
→피파의 한글화는 2000년부터 시작됐고 EA가 한국에 관심 가진거 자체가 98년부터입니다. 그때 프랑스 월드컵 덕분에 축구인기가 치솟았고 그로 인해 피파시리즈의 판매량이 급성장하면서 한국을 주목하죠. 피시파워진 01년 2월호 ea코리아 한정원 부장에 의하면 당시 피파시리즈의 한국내 판매량은 세계 10위안에 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피파시리즈는 대대로 10만장은 기본으로 팔려주던 게임이었죠.
또한 시드나인의 토막은 국내 출시 2일전에 유출된 적 없습니다. 이런 말이 대체 어디서 나온건지 모르겠는데, 손노리 이원술 사장이 토막이 발매후 와레즈에 올라왔다고 징징댄적은 있는데 발매전에 풀렸다는 소리는 금시초문이거든요. 그리고 일본 pc판이 대히트쳤다면서 2만장 팔렸다고 기사가 났지 ps2판의 판매량은 알려진바가 없고요. 무엇을 보고 이런 말들이 나오는 걸까요?
한국게임시장은 기본적으로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던 시장입니다. 그게 외부적 환경변화와 더불어 내부적 병폐까지 덮쳐 죄다 나자빠진거죠.
그러나 그 병폐는 불법복제라는 전가의 보도때문에 가려지고 묻혔습니다.
심각했던 버그 이전에 밸런스를 제대로 맞춘 게임이 손에 꼽을 정도도 없었는데도 그런게임들이 망한게 복돌이들 탓이고, 일본에서도 비주류라 죽어라 안팔리는 그런 방식의 게임을 만들고서 안팔렸다고 복돌이 탓을 하는 것이 도대체 게임계에 무슨 도움을 주었나요?
그런식으로 정작 게임계 자체의 문제는 외면하고 복돌이 욕만 한 댓가가 지금까지도 시장에 이어지는 악습들 아닌가요? 그때 제대로 그들의 문제점이 드러나고 비난받았다면 월급이나 떼먹고 다니던 m사의 h사장이 얼굴들고 개발자 간담회에 들락거릴수는 없었겠죠.
복돌이들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법을 어겼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가짜사례를 만들어 꼭 패키지시장 멸망의 책임을 그쪽으로 떠넘겨야만 복돌이들이 비난받을 이유가 만들어 지는건 아니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