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pann.nate.com/b200125459 여자친구가 네이트톡을 보다가
"건장한 남자 인신매매... 요즘 세삼 참..." 이라길래
'며칠 전에 쓴 글이랑 비슷한 건가보다... 요즘 인신매매가 대세?'라고 생각하다가
요상해서 보니까 제 글이네요
처음 쓴 글인데... 우주에 이런 일이 ㅋㅋ
닉네임은 여자친구 별명이라 다시 바꿨구요
참 안타깝게도 저는 싸이월드를 하지 않습니다 ㅈㅅ... ㅎㅎ
그저 톡커분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강아지풀처럼 가녀리고 연약한, 아름다운 청년으로 남고 싶네요 ㅠㅠ
얼굴없는 인터넷 테리우스라고 기억해 주시길 바라옵나이다 ㅎㅎ
어쨌든...
어지러운 세상 다들 빠이팅 하고,
느낌 있게 삽시다
ㅂ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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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서울에 거주중인 27세 남성입니다
헤드라인에 인신매매가 아닐까 의심되는 글이 있어
한 달 전 저에게 생긴 일을 써볼까 합니다
재미는 없겠지만 들어서 나쁜 얘기도 아니고...
어쨌든 시작하겠습니다
7월 말, 저는 아침 일찍 천안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동트기 시작할 때 신림역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역에 가야 했죠...
버스를 한참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옆구리를 쿡 찌르는겁니다
으흭 뭐야? 하고 돌아보니 어떤 키 작은 아저씨입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을 닮아서 얼굴이 기억나네요...)
저를 핸드폰으로 찌른겁니다
"무슨...?"
"나 경찰인데요. 지금 수사 때문에 급해서 그러니까
전화 받고 이 사람한테 여기 위치 좀 알려줘요"
새벽에 무슨 경찰이 혼자... 위치도 모름?
어쨌든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한 저는
전화를 받아 신림역 7번 출구에서 조금만 오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다시 줬죠
근데 이 양반이 횡설수설 하더니
다시 저한테 위치를 모르겠으니 같이 좀 가서
그 사람한테 길을 알려달라는 겁니다...
이미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길을 알려주고 말고의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말투나 상황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경찰이 아닌 것 같아서
저는 가장 먼저 오는 버스를 탔습니다
서울역으로 바로 가는 것도 아니고 돌아서 가는건데 그냥 탔습니다...
아니 근데 이 아저씨.............
따라탑니다...................
왜.................... 위치 필요하다며...
주변에 아줌마도 한 두 명 있었는데...............
그러더니 제 앞에 딱 서서
"이 사람 안되겠네. 나 경찰인데 급하다니까
같이 가서 위치 좀 알려줘"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잖습니까
얼굴에 "나 범죄자"라고 써 있는 아저씨가
새벽에 같이 어딜 가자니...
위치 알라달라더니 버스까지 따라타면서...
그래서 저는
"경찰 뱃지 보여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그 아저씨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와 못믿네? 나 경찰인데? 못믿네? 허 참 ㅋㅋ"
라며 뒷주머니로 손을 가져가는데...
순간 칼을 꺼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상황과 분위기가 엿같았습니다 ㅠㅠ
버스는 달리고 있고...
근데 지갑을 꺼내더니 뱃지는 안보여주더군요
"사실은 내가 경찰이 아니고 지금 전화받고 있는 이 사람이 경찰이야
이런 거까지 말해야 하나 ㅋㅋ 이 경찰한테 위치 말하면...
아마 나 잡으라고 할텐데... ㅋㅋ 나 잡으라고..."
공포 분위기 잡으면서 조용히 그럽니다
정체불명의 괴인을 마주하면 두렵습니다...
저 처럼 강아지풀 같이 가녀린 청년은 더 그렇습니다 ㅠ
전화는 그때도 안끊고 있었습니다
"아까는 아저씨가 경찰이라면서요"
뭐 이런 시잘데기는 없지만 수상함이 물씬 풍기는
초현실적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결국 저는 시간도 없고 아침에 짜증도 나고...
사실 좀 무섭고...
두어 정거장 가서 그냥 내렸습니다
택시 타려구요
저의 본능이
"위험해 어서 이 자리를 이탈하도록!!"
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이 아저씨는 또 따라 내립니다...
저는 택시를 타려고 도로에 서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택시가 잘 안다니더군요
그러다가
어떤 차가 제 앞에 섭니다
ㅇㅇ???????????
가만히 보니 불 끈 택십니다...
설 때까지 택신줄 몰랐습니다
조수석에 사람까지 있습니다
동남아 썩은 멸치 같이 생긴 녹색 카라티 입은 아저씨가...
"이 손님 저 앞에서 내릴거니까 타요"
왜 여기서 안내리고... 저기 앞은 어디야...
뭔가 수상했지만 깊게 생각을 못했고
저는 저를 따라오던 경찰 사칭 아저씨를 봤습니다
전화를 끊고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몇십 분을 따라오던 아저씨 때문에 시간도 촉박해지고
일단 그냥 탔습니다
근데...
문을 닫으려던 순간..................
미터기가 왜 꺼져 있습니까........??
순간 소름이 돋더군요
버스 정류장에서 따라오며 귀찮게 하던 아저씨
누군가와 계속 전화를 하며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이상하네요 위치 알려달라면서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니...
짜증나서 택시 타야겠다고 생각하고 내렸는데
제 앞에 서는 이미 손님을 태우고 불을 끈 차...
꺼진 미터기... 아니 아예 없었나...
닫혀가던 뒷자석 문을 걷어차고 빛의 속도로 내렸습니다
"저 안타니까 그냥 가세요"
"어이 왜 안타 빨리 타라니까"
아 ㅅㅂ 근데 경찰 사칭 아저씨 슬금슬금 저한테 옵니다?
진짜 그 순간은
ㅁ334ㅗㅃㅁ3ㅏㅣㅓ43ㅣㅏㅓ미ㅏㄴ어ㅣㅁ낭러
ㅁㄴ이ㅏ러미ㅏ3ㅓ디ㅏㅁㄴ어리ㅏㅁㄴ얼
미ㅏ3ㅓ4ㅣ3ㅏ4ㅓㅣ3ㅏ4ㅓㅣㅏ먼일
이니미시부라라짜아ㅏ쌍
ㅣ마3ㅓㅣㅏ러ㅣㅁ프푸ㅜ푸푸풒
어쩌라고김나얼미낭러ㅣㅁㄴㅇㄹ
미ㅏ3ㅓ4ㅣ3ㅏㅓ4ㅣ3ㅏㅓ멍ㄹ먼이ㅏ러민아러ㅣㅁ
왓더퍽
상태를 능가했습니다
포위망에 걸린 임팔라...
저는 야생의 본능으로 적의 반대편으로 재빨리 뛰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거리까지 간 후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갔죠
정말 급박한 1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덩치가 작은 것도 아니고
키도 184 정도 되는데
살면서 이런 위협 당할 줄 상상도 안해봐서
그날 정말 충격받았습니다...
근처에 파출소 있는 거 알고 있었는데
생각도 안나고... 신고할 생각도 안나더라구요...ㅠㅠ
난 뇌까지 연약한 남자니까...ㅠㅠㅠㅠ
그때는 그냥 정체불명, 누가 따라온다, 위험한 거 같다
택시의 상태, 당시 상황
이 자체로 당황스러웠는데
나중에 종합해서 생각해보니 인신매매가 아닐까 의심되더군요
여자분들도 남자분들도 낯선 사람 낯선 상황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요즘 흉흉한 일이 많습니다
몸조심합니다 ㅠㅠ
재미도 없는 글 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헤드라인에 글 올리신 분 남동생 꼭 찾길 바라겠습니다
이만..
건장한 남자도 인신매매 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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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런 일 당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됨? ㅡㅡ;; 섬뜩하네요 무작정 패버릴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