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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쓰가리우것든 만가리우! 든맨로으손리우 목광!
자쓰가리우것든맨가리우. 뭔가 한국말이 아닌 것 같지만 왜인지 익숙한 이 말. 국사교과서에서 본 경성방직의 광고 문구다. 경성방직은 인촌 김성수. 응, 그 동아일보 만든 친일파 맞다. 그 경성방직이 현재는 경방이라는 이름으로 운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장기업인 경방. 이 경방이 갑자기 신문 1면을 장식하였다. 7월 24일, 한국경제의 기사다. 제목은 『100년 기업 경방, 한국을 떠난다.』 무려 한국경제 종이 신문의 1면 기사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국내 상장 기업이 최저임금이 많이 상승하여 베트남으로 광주광역시 공장의 절반을 옮긴다. 왜냐하면 최저임금이 너무 많이 올라서 더 이상 한국에서는 기업을 하기 힘들다. 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으니 몇 가지 질문이 생긴다.’
첫 번째, 회사를 옮기는데 200억이라는 돈이 든다는데 인건비가 얼마나 많이 들길래 회사를 옮기는 것인가? 두 번째, 회사를 옮기는 중대한 문제가 최저임금이 발표된 지 며칠 만에 결정이 될 수 있는 것인가? 세 번째, 베트남은 최저임금 상승과 관련되어 안전한 곳인가. 하지만 이 같은 질문에 기사는 전혀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이 기사에서 경방이 옮기는 이유를 회장과의 인터뷰에 의지한다.
그래서 찾아보기로 했다. 첫 번째 질문,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적인 타격이 될 정도로 인건비에 많은 지출이 있는가. 우선 경방은 기사에서는 섬유사업만 하는 것처럼 소개되어 있지만, 매출의 45%정도는 임대 및 백화점 사업부로 되어 있다. 영등포에 있는 타임스퀘어가 이 회사 소유이다. 나머지 55%정도가 섬유산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종업원에 대해서 세세히 무슨 일을 하는지 알 수 없으니 인터넷에 나와있는 정보로만 파악을 해보았다.
먼저, 2017년 1분기 기준으로 경방의 종업원은 568명으로 되어있다. 이 인원들에게 나가는 급여의 총액이 2016년 기준으로 연간 183억이라고 한다. 이걸 기준으로 최저임금 상승률만큼 급여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183*1.076) 올해 예상 총 인건비는 197억(인상률 7.6%), 내년의 예상 총 인건비는 229억 정도로 예상된다. 즉, 2016년 기준으로 2017년에는 약 14억, 2018년에는 약 32억이 상승한다. 이는 지난 5년 간의 평균 인상률인 7.4%를 대입해서 생각해봤을 때, 예상인 212억보다 17억정도 더 오른 수준이다.
최대한의 값으로 잡아도 17억이며, 1인당 평균 연봉이 3,200만원인 기업이니 최저임금의 상승에 영향을 받지 않는 근로자, 즉 원래 최저임금보다 많이 받는 근로자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방은 현재 600명도 안 되는 종업원이 있다. 이 만큼의 임금 인상에 타격을 입는다고 하기에 적은 숫자이다. 여기에 더해 경방은 작년 기준 총 매출 3,774억원, 매출 총 이익 1,090억원이다. 게다가 종원원 분기별 평균 연봉이 800만원이다. 한 달 평균 200만 원이라는 소리고, 이는 인상된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치이다.
물론 내가 방구석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로는 정보의 한계가 있다. 기업 내 높으신 분들의 생각이 당연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다. 그럼 경방은 베트남으로 옮길 생각이 원래 없다가 최저임금 때문에 쫓겨가는 것인가? 처음에 내가 제기한 두 번째 질문이다. 회사를 옮기는 중차대한 문제가 최저임금이 발표된 지 며칠 만에 결정이 된 것인가.
이미 2015년 4월 27일 한국섬유신문의 기사에는 『차한잔;경방 오현호 부장』이라는 기사에 답이 나와있다. …”베트남 투자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한편 경방은 지난해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대지 약 15만평에 1차 5만추의 면방적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에 준공식을 스타트로 점차적으로 편직 등 버티컬 생산 라인을… 기사를 보면 알다시피 이미 경방은 2014년부터 베트남 진출을 본격화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도 점차적으로 베트남에 투자를 늘려오면서 베트남으로 완전히 옮길 기회를 보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질문. 베트남은 최저임금 상승과 관련되어 안전한 곳이다 조선일보의 회장 인터뷰를 찾아보면 회장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베트남 인건비는 한국의 10분의 1수준이고, 연간 임금 상승률도 7%안팎이어서 충분히 이전비를 뽑아낼 수 있다.” 그럼 베트남의 평균 최저임금 상승률은 어떨까? 우선 올해는 7.3% 상승하였다. 하지만 KoTRA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2009년 이후로 꾸준히 두 자리의 상승률을 보여주었으며 특히 2011년에는 29퍼센트가 상승하기도 하였다. 최저임금에 관련된 안전성에 있어서는 베트남이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리해보자. 경방이라는 회사는 성유산업이 이제 수익의 반절밖에 차지하지 않으며, 그나마 총 종업원도 6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인건비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동시에 베트남 법인을 몇 년 전부터 추진하고 있었고, 심지어 베트남 법인도 따로 두고 있다. 여기에 더해 베트남의 최저임금 상승률은 올해만 제외하고는 베트남이 더 높다. 인건비가 낮다는 말만 해도 됨에도 불구하고 굳이 최저임금 상승률을 언급한 이유가 무엇인가?
왜 굳이 최저임금을 걸고 넘어지는 것이며, 매일경제와 조선일보는 이러한 사실의 최소한의 검토도 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쓰는 것일까? 사실 경방에게 있어서 최저임금 상승은 이들이 베트남으로 옮기는 시기를 앞당기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경련 협회장을 3번이나 지낸 경력이 있는 회사에서 최저임금 때문에 공장을 옮긴다고 말을 하는 것과 언론이 그대로 받아 쓰는 것은 너무나도 속이 환히 보인다. 그 점이 짜증나는 거다.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생각은 각자가 처한 환경이 다르듯, 생각이나 관점이 당연히 다를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상장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 베트남 법인으로 옮기는 것을 마치 최저임금 상승이 모든 원인인양 보도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이런 기사 좀 안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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