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노무현을 이기는 방법
이인제가 당시 노무현 후보 장인의 좌익전력을 들먹일 때, 노무현은 차라리 후보를 버릴 지언정, 아내를 버릴 수 없다고 함으로써 경선을 사실상 끝냈습니다. 그 뒤 이인제 후보는 온갖 악수의 악수를 거듭하며 스스로 무너졌습니다.
정몽준 후보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그는 끊임없이 노무현 후보에게 협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는 하나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실패한 후보가 될 지언정, 실패한 대통령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긴급기자회견을 하여 자신의 측근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 재신임을 묻겠다고 했을때, 나는 너무 놀라서 순간적으로 멍~했었습니다. 그 심정이 나만의 경험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런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불안감... 그것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야당은 어땠을까? 최병렬과 박상천은 국민투표가 좋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히려 대통령에게 국민투표를 받아들이라고 재촉을 하기까지 했습니다.
추미애, 조순형은 한 때, 개혁의 대명사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들은 어떤 상태에 있습니까?
탄핵소추!
온 국민이 tv를 통해 지켜보는 생중계 속에서 그들은 채 1시간도 걸리지 않는 시간에 해치워버렸습니다. 해치워버렸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구국의 결단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아마도 지금 이 순간, 그들은 아직도 그들이 왜 이 지경에 와버렸는 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합니다. 오늘도 홍사덕은 촛불시위는 이태백, 사오정들이 하고 있다고 했고, 조순형의 민주당은 강금실 장관을 고발했습니다.
그들은 노무현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국민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연 야당에게 대통령이 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경쟁의 상대라고 표현을 한다면 상대를 정확하게 알아야 이길 수 있습니다. 그들은 노무현의 진면목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아니 알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이지경에 온 것입니다.
언론도 아직 노무현의 실체를 모르고 있습니다.
국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인제, 정몽준, 이회창, 추미애, 조순형, 최병렬...
노무현과 대적을 한 모든 사람들이 비참한 지경으로 패배했고, 패배하고 있습니다. 그냥 선전을 했다는 수준의 사람도 하나 없습니다. 모두가 참담한 패배를 하고 있습니다.
그 패자들은 아직도 그 이유를 모릅니다. 그저 억울하게 당했다. 질 이유가 없다. 언론이 문제다. 이건 사기다. 이런 생각에 빠져있습니다. 거의 모두가 분노에 가득 차 있습니다. 적개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도 불쌍해서 제가 그 이유를 설명드릴까 합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알고, 이해하고, 분석하라고 알려드립니다. 어차피 이제 선거는 틀렸습니다. 아마도 대부분 다음 국회에서 보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구사일생 살아남는 의원들이 있다면, 그렇다면 제가 알려드리는 노무현의 진면목을 아시고 다음 국회에서는 이기는 길을 선택하라고 제가 특별하게 노무현을 분석해드리겠습니다.
혹여 이것이 노무현에 대한 칭찬이라고 생각지 마시길... 그렇게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이미 지고 들어가는 것입니다. 더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그저 객관적 사실에 대한 분석일 뿐입니다. 솔직히 저 자신도 노무현이라는 개인의 이런 모습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여간 분석에 들어갑니다.
1. 노무현은 원칙주의자입니다.
원칙에 맞지 않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타협은 없습니다. 대통령 자리에 대한 미련도 없는 사람입니다. 재신임과정에서 그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이 자리에서 이런 이유로 물러나는 것도 대한민국의 민주발전에 의미가 있다."
과거 그는, 쉬운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출마했습니다. 이거 아무나 못합니다. 아니 아무도 못하는 일입니다. 그는 했습니다. 공명심에서? 웃기지 마십시오. 원칙, 삶의 원칙, 정치라는 직업에 대한 원칙이 없다면 못하는 일입니다.
민주당 분당 전에, 그는 민주당에 대한 불개입을 천명했고, 개혁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지켰습니다. 혹자는 그럽니다. 밤에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내통을 했다.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저는 그가 원칙을 지켰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탄핵과정에서도 그는 그의 원칙을 지켰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의원들은 사과할 거라고 보았을 것입니다. 정동영조차도 사과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는 거부했습니다. 이유는 자신은 위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사과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 노무현은 가볍지 않습니다.
노무현이 가볍다는 주장은 정말 표피적 사실에 불과합니다. 언론이 만들어 낸 허상입니다. 정말로 노무현을 이해한다면, 그가 결코 가벼운 사람이 아닌 것을 이해할 것입니다.
흔히 거론하는 말 실수들이 있습니다.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발언, 불법 대선 자금이 1/10을 넘으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발언, 노사모 모임에서의 시민혁명 발언, 이 모든 발언을 언론과 야당에서는 말 실수라고 합니다. 심지어 일부 노무현 지지자들도 비판을 합니다. 사실 저도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어쨋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해가 있습니다.
이런 발언이 노무현이 가벼워서 덜컥 입에서 튀어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틀렸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 모든 발언은 노무현이 깊은 생각, 두 번, 세 번 심사숙고 끝에 만들어낸 단어들입니다.
실제로 지난 번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1/10발언이 고민 고민끝에 생각하여 한 발언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번 탄핵관련 기자회견에서 그의 말...
학벌, 연고사회로 이루어진 나라에 나는 돛단배처럼 홀로 떠 있다...
이것이 즉흥적으로 나온 말일까요? 그렇다면 그는 천재적 감성의 시인입니다.
3. 국민과 쌍방향 소통을 합니다.
위의 두 가지 사실은 그래도 아는 사람이 많은 편이지만, 이번 사실은 더 적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정치인은 이 사실을 모릅니다. 그리고 자신과 노무현과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자신이 노무현보다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순간 당신들은 아직 멀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할 것입니다.
흔히, 노무현이 가볍다고 1년 내내 구설에 올랐음에도 노무현은 그의 말 실수를 줄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더욱 말을 많이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주변과 이야기 해보면, 노무현을 비판하는 첫째 이유, 가장 큰 이유가
가볍다. 말이 많다. 말 실수를 많이 한다 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계속 말 실수를 합니다. 계속 그렇다면 그는 그 나름의 전략, 혹은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그냥 말 실수를 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은 한 마디로 무식한 것입니다.
또 하나의 방법이 있습니다. 노무현은 국민들에게 참여의 여지, 공간을 비워둡니다. 정몽준과의 단일화 과정을 봅시다. 처음 단일화 주장이 나왔을 때, 그는 거부합니다. 찬성론자는 애가 탑니다. 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대선의 승산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론자는 의기양양합니다. 명분과 원칙이 섰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갈등이 극에 달한 때에 그는 과감하게 수용한다고 합니다. 찬성론자는 안도합니다. 환영합니다. 반대론자는 경악합니다. 더욱 반대합니다.
그때 정몽준이 더욱 어려운 조건을 들고 나옵니다. 찬성론자는 더욱 긴장합니다. 수용을 거부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반대론자는 호기를 맞이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수용합니다. 그리고 이유가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찬성론자를 노린 것입니다. 반대론자는 자신의 열성적 지지자입니다. 이들은 수용해도 노무현을 지지합니다. 하지만, 찬성론자는 적어도 중립 혹은 비지지자입니다. 어려운 조건을 수용함에 그들의 생각에 변화의 여지가 생깁니다.
이런식입니다. 주고 받고, 주고 받고 쌍방향 소통입니다.
시간을 두고 이쪽저쪽의 의견이 쟁명하게 두었다가 바꿀 때는 확실하게 바꾸고 끝까지 밀고나가는 방법... 이것이 바로 쌍방향 소통의 방법입니다.
이번 탄핵의 실패는 무엇이었나?
쟁명의 시간이 없었습니다. 야당은 자신들이 일방으로 결정했습니다. 국민들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졌습니다. 시간을 끌고 찬반의 와중에서 시소를 벌이는 의견의 수렴과정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치명적 실패의 이유입니다.
4. 가장 중요한 사실입니다. 의외로 모르더군요.
노무현은 국민 우선입니다. 자신의 입지보다는 국민의 심정을 우선 생각합니다. 대북송금 특검의 수용...이거 사실 어이없는 일입니다. 논리적으로는 받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는 받았습니다. 대신 조건을 달았습니다. 국익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하자. 이것이 사실 대단히 영리한 방법이었습니다. 당시의 국민은 압도적으로 특검에 찬성했습니다. 국민의 요구는 무언가 흑막이 있다면 밝혀라 였습니다. 하지만, 위험했습니다. 그 방법으로 그는 끊임없이 국익을 외쳤습니다. 그것이 결국 특검이 수사를 자제하게 했습니다. 국민의 요구는 수용하면서 국익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묘기를 발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사과를 하지 않았을까요? 둘중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과를 하는 가 아닌가? 중간의 타협점이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원칙이 중요해집니다. 대신 방법을 썼습니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구구절절 자신의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누가 그랬습니다. 자신의 가족과 참모들에 대한 변호사 같았다. 그랬습니다. 변호사 같았습니다. 듣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원칙을 고수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를 거부하는 것이었기에, 완충장치가 필요했던 것입니다. 국민들이 기자회견의 초점을 분산해서 받아들이는 장치였던 것입니다.
그는 정말로 정치10단입니다. 3김이 정치 9단이라고 합니다. 어느 쪽이 더 우월한 지를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그는 3김에 비해 월등하게 우위에 있음은 분명합니다.
결론입니다.
그는 원칙주의자입니다. 국민과 쌍방향 소통의 방법을 압니다. 자신보다 국민의 입장에서 우선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자, 이런 정치인을 어떻게 이길까요? 정치공학으로는 절대 이기지 못합니다. 그 공학의 노림만 드러날 뿐입니다. 그것이 이인제가 정몽준이 이회창이 추미애, 조순형이 저렇게 된 이유입니다.
이인제가 정책으로 대결했던들...
정몽준이 흥정을 구하지 않았던들...
이회창이 대세론으로 밀고가지 않았던들....
추미애, 조순형이 의리에만 집착하지 않았던들...
최병렬이 국민을 손톱만큼이라도 더 생각했던들...
재신임때 야당이 나서서 우리가 국민을 설득할 테니 임기를 마쳐라고 했던들...아니 한 1주일만 시간을 두고 국민들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고 의견을 냈었던들...아니 먼저 국민들에게 안심하라고 호소했던들...
탄핵 소추 ... 그렇게 과격하게 처리하지 말고 계속 선거 끝날 때까지 뜸만 들였던들...
다 부질없는 상상이지만요...
자, 당신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또 다시 정치공학으로 노무현과 대결하시겠습니까?
맘대로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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