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50309103909158&RIGHT_REPLY=R12
◆ 김성완> 요즘 30대들도 게임 좋아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은데요. 이런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부가 국고를 들여서 새마을운동 게임을 만든다고 해서 지금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PC방에서도 보게 될지도 모르는 새마을운동, 그 행간을 좀 살펴볼까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PC방에서 새마을운동 게임을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는 건데,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큰 화제가 되고 있어요.
◆ 김성완>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좀 찾아보니까 도대체 어떤 게임이야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이 게임 취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그런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댓글 달리고 이런 걸 보니까 대체적으로는 현실성이 좀 없는 거 아니냐, 이런 의견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새마을운동을 게임으로 만든다, 이 아이디어를 내놓은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인데요. 한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이 계속 저하되고 있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래서 글로벌 히트게임을 발굴하기 위해서 279억원을 투자한다고 합니다. 공공, 교육, 문화 이렇게 세 개의 부분으로 나눠서 게임 제작을 지원하게 되는데요. 새마을운동은 교육 부분에 포함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미 중소기업, 중소 게임개발업체를 대상으로 해서 공모까지 시작을 했다고 하는데요. 공모 문건에는 개발 취지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새마을운동 정신, 이념 교육 등 경제활성화 기능성 게임' 이렇게 되어 있고요. 총 사업 계획 70% 이내에서 예산을 1억 6000만원을 지원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또 여기에서 저개발국가라고 하면, 보통 아프리카 국가들이 새마을운동에 대해서 좀 적극적이라고 하잖아요. 또 주로 그런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겠다, 이런 얘기입니다.
◇ 박재홍> 저개발 국가에 계신 분들은 인터넷 게임을 별로 안 하실 가능성도 많아 보이는데.
◆ 김성완> 그런 지적도 있습니다. 사실은 컴퓨터 보급도 많이 안 되어 있고 인터넷 보급도 안되어 있는 곳에서 어떻게 인터넷 게임을 하냐, 이런 얘기들을 하곤 합니다.
◇ 박재홍> 제가 게임을 잘 안 해서 그러는데 기능성 게임이 안 도대체 어떤 게임입니까?
◆ 김성완> 게임 용어사전을 제가 한번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현실에서 당면하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목적성을 지닌 게임'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 용어 자체도 사실은 추상적인데. 쉽게 표현을 하면 재미나 오락성을 추구하는 상업용 게임과 교육용 게임의 한 중간 정도의 게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게 군사훈련용 '워' 게임인데요. 우리가 실제로 총을 쏘면서 군사훈련을 하게 되면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게임 형태로 만들어서 어떻게 전쟁을 수행하면 좋을지 이런 걸 가상으로 전쟁 게임을 해 보는 겁니다. 그런 게임이 기능성 게임에 포함이 되고요. 또 하나의 예는 소아암 환자에게 왜 항암제를 맞아야 하는지, 또 암을 이기려면 무슨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알게 하는, 실제로 그런 게임이 나와 있는데요. 그렇게 하는 게임을 기능성 게임이라고 주로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타자기능을 배우기 위해서 하는 타자게임, 이런 것도 기능성 게임, 혹은 교육용 게임이지 않을까 싶은데. 하지만 아무리 저개발국가를 대상으로 한다지만 아무도 안 쓰면 또 소용이 없지 않을까 싶고, 그리고 또 새마을운동 게임을 좋아하실까요?
◆ 김성완> 솔직히 저도 사실 개념이 안 잡히더라고요. 도대체 새마을운동을 어떻게 게임으로 만들 수 있을까. 제일 먼저 머릿속을 확 스쳐지나간 건 새마을운동 노래 있잖아요.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이렇게 노래가 나오면 게임 캐릭터가 마을 청소를 막 하고 도로도 닦고 집도 짓고 이렇게 하면서 퀴즈를 푸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고요. 뭐 요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해서 편을 나눠서, 양쪽 진영으로. 그래서 전투를 벌이는 게임 있잖아요. 그래서 새마을운동에 찬성하는 사람하고 반대하는 사람이 양쪽 진영으로 나와서 싸움을 하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 이해가 잘 안 되어서 제가 어제 프로그램 개발을 굉장히 오래 했던 후배한테 전화를 했어요.
◇ 박재홍> 취재를 하셨군요.
◆ 김성완> 취재를 해서 물어봤어요. 도대체 이걸 어떻게 게임을 만든다는 얘기냐. 이렇게 하니까 게임개발자들 사이에서 이게 큰 화제가 됐다고 해요. SNS상에서 콘텐츠진흥원 공문을 올려놓고 빨간 줄까지 그어가면서 서로 간에 이걸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의견까지 교환했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고 합니다. 누가 수주할지는 모르겠는데 업계에서 왕따가 되지 않겠느냐, 이런 얘기까지 하는데요.
◇ 박재홍> 그 게임을 개발하게 되면.
◆ 김성완> 게임을 만드는 건 가능하다고 합니다. 게임을 만드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과연 누가 이용할까? 여기에서 의문이 제기가 되는데요. 개임 개발 전문가들은 두 가지 얘기를 합니다. 게임은 재미가 있어야 하고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서 해야 한다, 이 두 가지인데. 게임이 만약에 사상이나 이념을 주입하려고 하면 바로 재미가 없어질 것이다, 그 부분을 우려하고 있고요. 자발적으로 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해야 한다는 것은 예를 들면 기능성 게임이니까 학생들을 불러놓고 새마을운동이 어떤 건지 알려주기 위해서 게임을 하라고 시키면 누가 게임을 하고 싶어하겠느냐, 그렇게 자발성 없이 강제로 하게 만드는 그런 게임은 아마 인기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시대의 추세로 봤을 때도 새마을운동 정신이나 이념이 과연 인기를 끌 수 있겠느냐, 이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 박재홍> 콘텐츠진흥원에서도 이 안을 내놓을 때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검토를 했을 것 같은데, 굳이 새마을운동을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나선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김성완> 한국콘텐츠진흥원 해명이 좀 약간 황당한데요. 콘텐츠 진흥원이라고 하면 이런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 그룹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왜 이런 게임을 만들려고 합니까?"라고 물어보면 "새마을운동이라고 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이 참 좋다, 대박 날 아이템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걸 게임으로 만들려고 한다."라고 설명을 했다고 하면 충분히 납득이 갈텐데요. 본인들 스스로가 정치적이라는 걸 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합니다. "새마을운동이 활성화됐을 당시의 농촌 개발성과 등을 감안하면 그 자체로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사업이다." 이건 사실 찬반 논란이 있는 건데 그렇게 생각한다는 거잖아요. 또 하나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끌어들이더라고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저개발국가의 발전모델로 새마을운동을 널리 소개할 만하다." 이렇게 반 총장이 얘기를 한 적이 있다는 거예요. 하지만 반 총장께서 게임을 개발하라고 얘기한 적은 없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우리가 게임을 개발한다, 뭔가 좀 논리적으로 안 맞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쩌면 과잉충성 경쟁에 가까운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드는데요. 박근혜 대통령 취임 바로 다음날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세의 신화를 만들어보자." 이게 사실상 제2의 새마을운동을 주장했던 거거든요. 그 이후부터 정부 부처들이 앞다퉈서 막 새마을운동 예산을 늘리고 각 지자체가 새마을운동 조례를 만든다고 하면서 붐이 일었는데요. 아마 문체부나 콘텐츠진흥원, 이런 곳에서 어떤 정치적 논리에 근거해서 새마을운동 게임을 만들려고 했던 게 아닌가, 이런 걱정이 됩니다.
◇ 박재홍> '행간',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