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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입력 2015-09-22 03:00:00 수정 2015-09-22 03:16:5
이종각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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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베 총독은 이시카와(石川) 현 출신의 군인이다. 이처럼 두 사람은 완전히 남남인데도 한국에서는 조손(祖孫)간으로 둔갑해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아베 총독의 그 발언은 어디에서 인용했다는 전거(典據)가 없고, 일본과 한국 자료를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도쿄대에서 ‘조선총독부 관료의 통치구상’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딴 조선총독부 연구의 권위자인 고려대 이형식 교수(일본근현대사)는 “아베 총독이 그 같은 발언을 했다는 일본 측 기록은 찾을 수 없다”며 “당시 조선총독부는 공식적으로 ‘식민지’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따라서 ‘식민지 교육’이란 말도 사용하지 않았다. 식민지 교육은 광복 이후에 사용한 용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당시 70세 고령인 아베 총독이 불안정한 정세의 조선에 ‘다시 돌아올 것’ 운운하거나 식민지로 전락한 조선을 ‘위대, 찬란’했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 및 일본의 근현대사 연구자 수십 명에게 확인해 보아도 아베 발언이 실려 있는 원 자료를 보았다거나, 그런 자료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없다. 어떤 이가 애당초 하지 않은 발언이나 행위를 증명해 보이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아베가 귀국한 후인 1945년 12월 당시 주일 맥아더 사령부가 도쿄 자택에서 그를 심문한 기록(영문)이 남아 있다. 아베는 이 심문에서 “35년간의 일본 점령 기간 동안 한국은 상당히 발전했다”, “일본이 취한 정책은 한국에 아주 좋은 정책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한국민의 성향이 서로 싸우기를 좋아할 뿐 아니라…”, “한국인이 아직도 그들 자신을 다스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한국 정부 내에서 당파싸움으로 붕괴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한림대, 아시아문화 제12호, ‘아베 노부유키 조선총독 심문서’, 1996년 9월). 그러나 소위 아베 예언의 핵심인 ‘식민지 교육’ 관련 발언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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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donga.com/3/all/20150922/737884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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