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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듬해부터,커플의 살인은 대담해집니다. 이제 둘이 함께 거리를 다니며 타겟이 될 젊은 여성을 고르곤 했습니다. 프레드는 로즈와 함께 있으면, 소녀들이 안심하고 그들의 차에 올라탄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입니다.
이들 부부가 외출하는 때면 이웃집의 엘리자베스 에이저스가 베이비시터가 되어줬는데요. 그녀는 이들이 살인할 대상을 사냥하고 다니는 동안 아이들을 맡긴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나, 에이저스 역시 이후 폭행의 대상이 됩니다.
1972년 로즈는 둘째 딸 매 웨스트를 낳았고, 프레드와 법적인 부부가 됩니다. 늘어난 가족이 지내고 로즈의 매춘 장소로 활용할 큰 집을 찾던 두 사람은 크롬웰가 25번지에 정착합니다. 집에는 로즈의 '사무실'은 물론, 방음 처리가 된 '고문실'이 마련됐습니다.
그리고, '고문실'에 갖히게 된 첫번째 피해자는 놀랍게도 프레드의 딸인 아나 마리였습니다.
아나 마리의 증언에 따르면 이들은 "나중에 남편을 만족시키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하며 8살짜리 딸에게 재갈을 물렸고, 로즈가 소녀의 몸을 누르고 있는 동안, 아버지 프레드가 딸을 강간했습니다.
아나 마리는 며칠간 학교에 가지 못할 정도로 상처를 입었고, 아버지에게 "누군가에게 말하면 죽도록 때려줄 것"이라는 협박을 당했습니다.
웨스트 부부가 '고문과 살해의 전당'으로 삼았던 영국 글로스터 크롬웰가 25번지, 범죄가 밝혀진 뒤 지역주민들의 요청으로 철거됐다고 한다.
같은 해(1972년) 새 베이베시터로 들어온 17세의 캐롤라인 오웬스는 부부의 기묘한 분위기에 위험을 느껴 일을 그만두려 하였으나, 폭행,강간당하고 협박당한 뒤 부모에 의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웨스트 부부는 자발적 성행위로 강간이 아니었다고 주장, 어이없게도 벌금형만 받고 풀려납니다.
그리고, 이후 린다 고프라는 또 다른 베이비시터가 이들에게 살해당해 차고 바닥에 묻힙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웨스트 부부는 혐의를 빠져나가고, 1973년 셋째 아아인 아들 스티븐을 낳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15세의 캐롤 앤 쿠퍼가 역시 두 사람에게 성적 학대와 고문을 당하다 결국 살해되어 이 집에 묻혔습니다. 서로에게 완벽한 파트너였던 웨스트 부부는 절제를 몰랐지요, 아니 절제할 필요가 없었달까요.
고작 한두달 뒤, 여대생 루시 패팅턴이 버스 정류장에서 납치되어 1주일간 웨스트 부부에게 고문을 당하다 죽게 됩니다. 1974년 1월, 프레드는 루시의 시신을 해체하다 손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은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이제 이름을 모두 기억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죽였지만, 여전히 무사했던 두 살인마는 죽음의 놀이를 계속해 나갑니다. 1974년 4월부터 1975년 4월 사이, 3명의 10대~20대 초반 여성이 웨스트 부부에게 끔찍하게 고문당한 뒤 살해됐습니다.
어이없는 사실은, 이렇게 살인을 저지르는 동안 프레드는 여러 차례 절도죄로 경찰에 체포되었다는 것입니다. 프레드는 경찰에 집을 '개조'할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는군요. 보다 효과적으로 고문하고 파묻을 수 있는 장치를 갖추려는 것이었습니다.
웨스트 부부의 고문실은 비어 있을 날이 없었습니다. 18세의 셜리 로빈슨은 비교적 오래 감금되어 있으면서 로즈와 프레드의 성적 노리개 역할을 했는데, 그녀가 프레드의 아이를 임신하자 (당시 매춘 고객인 흑인의 아이를 임신 중이었던) 로즈는 가차없이 셜리를 죽입니다.
이후로도 10대 여성들이 이 집으로 끌려들어왔고, 결코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1979년 지속적으로 성적 학대를 당해오던 프레드의 첫딸 아나 마리가 집을 나가자, 이 짐승같은 아버지는 다른 딸들(이때 웨스트 부부 사이에는 6명의 아이가 있었음)에게로 손을 뻗쳤다고 합니다.
1986년, 두 부부의 첫딸인 헤더는 어머니의 매질과 아버지의 성폭행에 견디다 못해 친구에게 자신이 당한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 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 이 놀라운 일을 얘기했는데, 웨스트 부부와 친분이 있었던 이 부모는 '설마'하며 헤더가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했지요. 겉으로 보기에 웨스트 부부는 멀쩡했으니까요. 이들은 프레드에게 헤더의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그리고, 1987년 헤더는 부모의 손에 살해당합니다. 프레드와 로즈는 아이들과 이웃들에게 헤더가 집을 나갔다고 말합니다. 프레드는 아들 스티븐에게 정원에 구덩이를 파게 도와달라고 한 뒤, 절단된 헤더의 시신을 묻었습니다.
이후로도 살인 행각은 계속되었습니다만,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그들의 행운에도 한계는 있었습니다. 한 소녀가 로즈와 프레드에게 강간당했다고 경찰에 알리게 됐고, 조금씩 웨스트 부부의 불법행위가 드러나기 시작했지요.
1992년, 경찰은 크롬웰가 25번지에 수색 영장을 들고 왔습니다. 포르노그래피와 아동 성학대 조사를 위해서였습니다.
웨스트 부부는 미성년자 강간 혐의로 체포됐지만, 주요 증인들이 증언을 포기하면서 풀려났습니다. 이 시점까지는 살인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요.
수사가 확대된 데에는 아나 마리의 증언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아나 마리는 경찰에 친아버니와 계모에게 끔찍한 학대를 당한 사실을 털어놨고, 어린 시절 샤메인의 실종, 그리고 최근 헤더까지 사라진 것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994년, 마침내 희대의 연쇄 살인마 부부가 체포됩니다.
두 사람이 20여년간 정확히 얼마나 많은 젊은 여성들이 살해당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명확히 드러난 케이스만 10명. 프레드가 결혼 전에 죽인 2명을 포함해 12명의 피해자가 밝혀졌지만, 경찰에서는 실종으로 처리된 경우도 다수 있으리라 추측했습니다.
이들의 집 마당에서는 아홉 구의 인골이 발굴되었지만, 웨스트 부부는 피해자의 이름이나 인상착의를 기억하지 못해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이전에 살던 미들랜드가 집에서 나머지 한구의 유골이 발견되었고, 머치 마클의 들판에서 두 구의 유골이 나왔습니다.
결국 프레드는 범죄를 시인해야 했지만, 그는 '살인'은 했지만 '강간'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죽은 소녀들이 자신과 성관계를 갖기를 원했다는 것이었죠. 그리고, 모든 죄는 자신이 저질렀다며 로즈마리를 보호하려 했습니다. 사이코패스의 놀라운 애정이지요.
반대로 로즈마리는 자신이 프레드의 희생자였다고 주장합니다. 그의 강압에 의해 할 수 없이 범행을 도왔다고 억지를 부렸지요. 하지만,그들이 살인 파트너였다는 것은 누가 봐도 명백했습니다.
1995년 구치소에 있던 프레드는 12건의 살인혐의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침대 시트로 목을 매어 자살했습니다.
그는 로즈에게 "우리는 늘 서로 사랑할거요. 당신은 세계 어디에서건 항상 웨스트 부인이지. 그게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이요(We will always be in love...You will always be Mrs. West, all over the world. That is important to me and to you)"라는 편지를 남겼습니다.
파트너를 잃은 로즈는 1995년 10건의 살인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받아 종신형이 선고되었으며 현재 런던의 형무소에서 복역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