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3분전 걸려온 보이스피싱이 절 로긴하게 만듭니다 하하핫.
[1차전]
방년 21세
휴무날 열심히 게임하던중 4시 15분쯤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발신자번호는 이른바 '발신번호제한'.
수화기에선 딱딱한 어조의 여자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드레요.
"고객님의 댁으로 등기우편이 2번 반송되어 연락드립니다
....(중략-대략 연락 없으면 등기우편 폐기시킨다는 식의 이야기)...
상담원 연결을 원하시면 0번..."
제가 이사한지 얼마 안되서 전에 살던 집으로 등기우편이 갔나 해서 얼른 0번을 눌렀습죠.
{트릭 1.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고도의 보이스피싱의 첫단계였던것이다.}
저도 얼떨떨결에 {트릭 1}에 넘어가버렸지만 생각해보니깐 무언가 이상했습니다.
왜일까? 왜? 왜?????
사실 제가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아서 등기우편이든 뭐든간에 반송되는경우가 많은데,
특히 우체국같은 곳은 집에 사람 없으면 딱지 붙이고 갑니다.
내용은 대략 "반송되었으니 찾으러 와용~" 인데... 제가 중간중간 우편물 가지러 전 집에 갔을땐
그런 딱지가 없었습죠.
거기다가....
전 핸드폰이 망가진덕에, 그리고 제가 얼마전에 만 20세가 된 기념으로 새번호로 폰을 새장만했다이겁니다
즉, 이 번호로 가입한게 거의 없다이거죠. 개인정보유출가능성도 제로에 가까운 상태.
그런데, 어떻게 우체국에서 내 번호를 알고 전화했을까?
전 그 짧은 순간동안 대략 위의 궁금증이 지나가면서 문득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아... 나도 드디어 보이스피싱을 당하는구나!! 말로만 듣던 그 보이스 피싱!!'
그래서 미심쩍은 마음을 갖고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오... 말로만 듣던 조선족여자사람 특유(제가 일하던곳에 조선족분들이 많아서...)의 억눌린
한국어발음(나름 똑바로 할려고 한듯. 차라리 영어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으로 저에게 이것저것
말씀해주시더군요.
그런데... 피식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대화내용인즉슨...
W : 사랑합니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M : 아, 제 앞으로 등기우편이 2번 반송되었다고 해서 전화드렸습니다.
W : 아~ 등기우편 말씀이십니까? 이름이 어떻게 되십니까?
M : 음.. 제 우편물인지 잘 몰라서 그러는데 주소로 알아봐도 되겠습니까?
(이건 그냥 한번 떠본건데...반응은 ㅋ)
W : #$%#^@$%!#$%^ 이름을 가르켜 주십시오.
(내가 또 그래서 쿨하게 ㅋㅋ)
M : 제 이름은 Lee Michael Hoon 입니다.
(제가 또 국적이 미국이걸랑요.)
W : 아 마이크를 훈이십니까?
(이분이 또 영어는 약했었던듯...)
M : 네. 리 마이클 훈입니다.
W : (잠시 뭔가 찾는척하시더니...)마이클의 철자가 어떻게 되나요? micheale 맞습니까?
(이부분에서 전 또 피식했습니다. 보통 잘 모르면 그냥 스펠링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데
아는척하시면서 틀린 스펠링을 말하는건 또 어디에서 배워먹은 개수작이야 이사람아.)
M : 아뇨아뇨~ 제 이름은 에엠~ 아이~ 씨이~ 에이취이~ 에이이~ 이이~ 에엘~ 입니다.
(또박또박 크게 말해주자 2~4초 동안 아무소리가 없더군요.)
W : (대뜸없이)등기우편물 내용을 보니깐 우체국 BC 신용카드로 확인되었습니다.(난묻지도않앗는데)
요즘 개인정보유출로 인하여 신용카드가 불법적으로 만들어질수도 있습니다. 우체국에선 그런
사례가 많아서요.
M : 아아~그래요? 반송된 우편물이 신용카드가 확실한가요?
W : 예, 신용카드로 확인됬구요, (또 맘대로) 경찰서에 신고해드렸습니다. 이런 경우엔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거든요.
(아... 요즘 우체국은 맘대로 등기우편을 열어보고, 맘대로 결정내려서 동의도 없이 신고해주는구나..
촘 친절한데?????? GOOD!)
M : 아... 그래요? 감사하네요.
W : (대충 마무리하면서) 지금까지 상담원 양뭐시기였습니다.
-이렇게 1차전은 끝났습니다.
1차전의 내용 요약은
W : 당신 개인정보유출로 인해서 신용카드가 만들어졌거든? 근데 그게 2번이나 반송됬어.
그런데말이야... 내생각엔 그 신용카드가 정말 개인정보유출인것 같아. 그래서 당신을
위하는 내 아름다운 맘씨로 경찰에 신고해줬다? 고맙지?
M : 속아주니깐 재밌냐? 신나지? 흥나냐?
[2차전]
보이스피싱 역관광을 즐기고 나서 디저트로 게임을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아 1분도 체 안되서 또 누군가에게 전화가 오더군요. 전 내심
"아! 역시 난 누가 뭐래도 인기쟁이인듯. 쫌 내가 대세인듯"
이런 맘에 폰을 거만하게 내려다봤죠.
발신번호 : 006-8615-018325770
-_-... 뭘까. 슬슬 마음속 심연의 울타리에서 기어오르는 호기심과 '2차전인가?'라는
흥분 속에서 전 슬라이드를 올렸습니다.
P(police) : 안녕하십니까 경찰청입니다.
(뭐지? 대뜸 경찰청이라고 하는 이아저씨는? 보통 관등성명이라고나 할까? 과나 직책, 이름은 알려줘야
하는거 아냐???)
M : 무슨일이신가요?
(뭔가 또 재밌을것 같은 호기심에... 츄릅)
P : 아~ 우체국에서 신고가 들어와서 연락드렸습니다.
(여기서 좀 부끄러운게, 우리나라 경찰이 이랬으면 좋겠다. 신고접수 1분만에 다시 전화주는 이아름다움.)
M : 정말요?
(치열한 두뇌회전을 이용해 겜과 전화의 멀티플레이를 하고 있느라 단답형.)
P : 신고내용이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신용카드 발급이라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이 싸람 말투는 살짝 조선족+강원도사투리??)
M : 예 맞긴한데...(우체국은 여자사람인지라 살살갔찌만... 한번 시작해볼까? Fight!!)
번호가 좀 이상하네요? 경찰청 번호가 원래 006으로 시작해서 이렇게 길게 끈나나요?
P : !@#$%@#%(대략 뭐 헛소리하더니) 경찰청 내부 회선을 이용한 전화라 그런거구요~ !@%$@^%!$^!#$^
' !#$^!#$^!@(분명 개인정보 유출당한건 난데 이 아저씨가 좀더 흥분해서 난리다.)
M : 아... 번호가 너무 이상하길레 물어봤어요~ 그런데 중국에서 사시다 오셨나봐요?
(그냥 떠본것뿐인데...)
P : !@#$%#$%^!(이번엔 어버버하던데..) 지금 개인정보유출 되셨십니다. 지금 그런거 신경쓰실떄가 아니
십니다.
M : 아... 그래요?(그냥 넘어가도록 하지.) 그런데 이상해요. 전 만 20살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외국인
인지라 신용카드를 만들 자격이 안되는데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자 맞춰보시게.)
P : 아~ 그건 요즘 신용불량자도 신용카드를 만들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문제 될것 없습니다.
(뭐지... 이 반박가능한 논리는?)
M : 아... 신불자도 신용카드를 만들수 있군요!!?(엄마한테 알려줘야겠어요 ㅠ_-)
P : 네 그럽십니다.(오타아닙니다.) 외국인이시면 어느나라이십니까?
M : 미국인이에요.
P : 아? 미국인이십니까? 요즘 개인정보유출이 무척이나 심합니다!@$!#%!#%!#%!#%
M : 그런데 아저씨도 외국인 같네요. 어느나라 사람이에요?
P : 지금 경찰한테 시비거시는겁니까? 미국에선 이렇게 하시는거십니다?
(아저씨... 힘들어보였어요. 먹고 살기 참 힘들죠잉?)
M : 아~ 시비거는건 아니구요. 그냥 말투가 조선족 같으시길렝~
P : 장난하는거십니까? 나이 어린사람이 나이 먹은사람한테 반말하면 못쓰지!
(순간 쫄았음. 이 아저씨 반말하는 순간 너무 한국인같아서 내가 잘못생각한건가 생각했습죠.)
M : 아... 저 아직 반말 한번도 안했는데요...?(사실이잖아?)
P : !@#$@#% 아 그러니깐 말대꾸 하지 말란말이십니다!
M : 아 네 ㅋ (당신 좀 쿨해.) 요즘 보이스피싱이 너무 많다 해서 그랬어요. 아저씨 보이스피싱아니죠?
P : @#%!^!@^ 이사람이! 내가 누군지 알아? 나 팀장입니다! 어디서 형사한테 시비이십니까? 당신 말
책임지실수 있습니까? 지금 이 통화내용 다 녹음 되고 있습니다!
(이분 한국인 형사 하셔도 될듯.좀짱.)
M : 아... 요즘은 시민의 의사도 상관없이 무작정 녹음하나봅니다? 원래 법적으로 안되는거 아닙니까?
P : 당신 말에 책임질수 있냐고?
-막장을 달리는 싸움중. 고성방가 On
M : 아 자꾸 이러시면 신고합니다!? 법적으로 녹음하는거 안되시는거 아시죠? 다른 형사 한번 바꿔줘봐요 , 안그럼 진짜 신고합니다? 그런걸 원해요? 아 다른 형사 바꿔달라구요!!
P : 지금 형사한테 까부는거야!!? 어디서 어린사람이 어른한테!
M : 당신부터 위법했잖아요!! 개인정보유출 당한건 난데 왜 아저씨가 짜증네요!
P : 그러니깐 개인정보유출에 대해서 신고들어와서 도와주겠습니다!
M : 아 다 필요없고 녹음된거 기분 나쁘니깐 다른 형사바꿔달라구요!!!!!!!
P : 이 사람이!? 나 팀장이야 팀장! 팀장이라고!!!!
M : 아 어쩌라구요!!! 다른 사람 안불러오면 나 협상안해. 협조안해줘. 못해요!
-이 상태가 한 3~5분간듯.
P : 후... 이해해주겠습니다. 그런데 저도 도와드릴려고 한겁니다.
M : 아.. 죄송해요. 기분나쁘셨다면 어쩔수 없죠.
P : (근데 순수히 꼬리를 마시네?)요즘 보이스피싱떄문에 그럴수 있단거 압니다. 그런데 어른한테
그러시면 안되십니다.(근데.. ㅋㅋ 여기서 지대 조선족같았어요,)
M : 아 죄송해요ㅋㅋ. 근데 진짜 조선족같으시네요.
(이게 직격탄이였나...?)
P : 이 싸람이!!!! 지금 형사 가지고 장난치십니까?!! 여기가 어딘지 알아? 싸이버수사대야!!!!
당신 말에 책임질 수 있어? 당신 책임저야되십니다!!@#$@#%!^!#$^!#$^ (어버버버)
M :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이버 수사대시군요!!!?
P : 이싸람이! 버럭!!!! 버럭!! 버러러럴러러러러러러럴러럭!!
-뚝
약 9분 28초의 통화는 그렇게 막을 내립니다.
[2차전 요약]
P : 버럭!! 버러러러럭! 버러러러러러럴러러러러러러러럭 !!!!!!!!! 뚝
*Kip Point : 보이스피싱의 초석을 놓는 우체부 여자사람아줌마는 미션을 완수했음.
적어도 내 이름은 알아냄.
그러나 이번 보이스피싱의 가장 중요한 역활인 형사아저씨. 상대방을 살살녹여서
주민번호, 확실한 이름 등을 꾀네야 하는 역활. 즉 초석을 이용해 경찰이란 신분으로
상대방의 개인정보 유출을 유도하고 가져가는 중요한 위치의 책임자.
그러나 통화 9분 28초 동안 그의 임무에 가장 가까웠던 대화내용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도와주겠다."
이 한마디.
내 정보 , 한톨도 못가저감. 불쌍한 아저씨...
통화비만 날렸구나. 성질만 버렸구나. 시간만 버렸구나.
P.S 그러나 씁쓸한 뒷이야기.
나는 이사람들 골려먹어서 재미있었지만...
다음으로 당하는 사람들중에 안넘어가란 법이 어디있겠는가?
늙은 노인들일수록 더 그럴터인데... 어찌하란 것인가?
우리 한국인의 피를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조선족들...
어째서 같은 뿌리의 단물까지 쏙 빨아먹으려 하는걸까?
어쩔수 없는 중국인인 것인가...?
P.S 2 .
제가 알아본 바로는, 발신번호제한 << 이걸로 걸려오는 우체국 전화는 99.9% 보이스 피싱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보이스피싱의 대부분은 우체국을 들먹이며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특히 그러한 통화후, 이상한 번호나 혹은 알수없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경찰이라고 한다면,
100%입니다. 고민말고 끊으세요.
혹시라도 진짜인가 싶으시다면 직접 우체국으로 연락하시는게 훨신 좋습니다.
신상에 이로와요.
여러분은 보이스피싱에 낚이지 마세요~
아! 심심하시면 저처럼 심심풀이로 보이스피싱 역관광하시는것도 좋아요.
가끔은 웃고 살아야죠 ^_^
8.15 광복절~ 숭고한 날! 쉬는날이라고 흥청망청 노시기에 바쁘시죠? 그러지말고 좀더 진중한 마음을
갖아보아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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