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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241971
    작성자 : 이슐녕
    추천 : 16
    조회수 : 1408
    IP : 220.90.***.108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1/11/28 03:10:04
    http://todayhumor.com/?gomin_241971 모바일
    혼자 열세살어린 동생과 사는 여자사람입니다
    안녕하세요 평소 오유를 즐겨보는 스물두살 여자사람입니다.
    매일 눈팅만 하다가 오늘은 좀 기분이 멜랑꼴리해서 이렇게 글을 올려보아요.


    베오베에서 눈팅하다보면 가끔 참 사정이 딱하고 이 악물며 사는 분들 많더라구요
    헌데 저도 불쌍한거로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색다르게 재빠르게
    아 뭔가 어긋낫어
    하여간 제 인생도 그리 금요일 저녁처럼 신나지만은 않아 이리 이야기봇짐을 풀어보아요



    얘기가 길어질것 같으니 진지빠는 청승드라마가 싫으신 분들은 이젠 날 떠나가줘 이젠 날 다 잊어줘
    아 자꾸 왜이래 나 노래방 가고싶네




    저는 초등학교때부터 학비를 안 밀려본적이없어요
    우유값 급식비 밀리면 담임선생님이 누구누구 랑 누규뉴규 부모님께 말씀 드려라
    매달 말할때마다 제 이름이 빠지지않앗죠 그게 진짜 싫엇어요 진짜로
    쌀이 없어서 쌀 팔 돈이 없어서 오백원짜리 밀가루 사다가 두달동안 수제비만 먹은 적도 잇엇습니다
    라면이라도 먹을 수 잇으면 정말 행운이엇던 나날들
    저는 학교에서 균형잡혀나오는 급식이라도 흡입햇지만 엄마는 어땟을까요
    아 그땐 엄마도 공장 다녓으니 밥은 잘 먹엇겟구나
    하여간 전기가 끊겼던 적도 많았어요  촛불키고 엄마랑 누워서 울엇던 적도 많앗죠
    나는 뭘 알고 운게 아니라 소리죽여 우는 엄마가 슬퍼서 따라 울엇엇습니다
    엄마도 울고 나도 울고 하늘도 울엇더랫죠
    제가 스무살때까지 엄마가 옷 사입는걸 몇 번 못봣습니다
    엄마가 이쁘고 옷 잘입는 애들보면 부러웟엇어요
    근데 엄마가 떠나시고 짐정리하다가 앨범에서 엄마 처녀적 사진들을 봣는데 패셔니 스타엿더라구요
    자식이 뭔지 남편이 뭔지  당신 망치고 고생만 하다 가신거 생각하면 아버지가 미울수밖에 없엇던 뭐 그런 구질구질한 감정


    초등학교 육학년때 남동생이 태어낫고 아버지가 당구장을 시작햇습니다
    부모님 사이가 좋았던것도 아니고 한칸짜리방에서 함께 잤었는데 신기한 일이죠
    자식농사는 부부궁합과는 별게인 모양이어요
    하여간 그때부터 가난은 절정을 향해 내딛엇습니다
    안 맞아본 사람 어디잇겟느냐마는 말도 못하는 동생과 저 그리고 엄마
    참 많이 맞았습니다 사업으로 돈 좀 만지다 쫄닥 망한 아버지는 가게애 쳐박혀 푼돈 버는게 참 싫엇던가봐요
    맨말 술이야 넌 늘 술이야 널 잃고 이렇개 내가 힘들 줄이야엿죠 여기서 너는 돈ㅇㅇ
    술만 먹다보니 안그래도 괴팍한 양반이 더 짜져서 폭력찌질이가 되엇고 
    덕택에 우리 가정은 긴급출sos같은 집안이 되엇죠


    지금까지도 베오베로 뽑는 일화는 아버지가 저에게 삽을 던졌던 일이에요
    마치 창던지기 선수인냥 스포츠정신이 가득 담긴 눈으로
    내가 너를 주의 곁으로 보내리 
    정말 그분 곁으로 가는 줄알앗더랫죠

    아이코 얘기가 또 딴데로 샛네 
    하여간 그나마 엄마가 큰외삼촌 화장품 회사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줄타기하듯 유지하던 가계는
    2010년 1월 당신이 떠나시면서 끊어진 줄이 되어버렷어요



    구질구질한 얘기는 하지않겟지만 아버지가 참 미웟더랫죠
    위에 일들은 뭐 아직 때뭍지않은 소녀가튼 그런 이야기고 구질구질류갑일 시간이 많앗습니


    이게 주관적인게 아니라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않앗엇습니다
    제가 장녀의 도리, 자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길 원하신다면
    당신도 가장으로서의 도리를 충실히 해주셧어야햇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렇지않앗고 엄마의 일이 그의 탓이 아님을 알앗지만 
    그래도 미웟습니다
    특별함 이유없는 미움이엇지만 그게 자식으로서 부모에게 투정부리듯 가지는 배부름이란것을
    깨닫게 된것은 얼마되지않앗지만 그땐 같은 공간에 잇는것만으로도 치를 떨엇더랫져

     
    저는 고등학교때 미술을 잠시하다가 글에 관심을가져 작가가되는 것이 꿈이엇습니다
    이렇게 맞춤법따위 멀리 던져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셔야겟지만
    뭐 요리사라고 집에서 혼자 먹는 밥까지 잘해먹진 않듯이 대충 넘어갑시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갓지만 제 재능과 현실은 비례하지않는다는 넘벽에 걸려 도망치고
    엄마가 떠나신 해에 유아교육과로 전향해 새입학을 햇습니다
    이런 과정에서도 저는 아버지가 번 돈에 의지할수없엇습니다
    버는 게 없 ㅋ 었ㅋ으니까요



    배우는 게 참 재미잇엇습니다
    되도록 졸업해서 자격증을 취득한 후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싶엇죠
    제 꿈은 피구왕이나 패션왕처럼 거창하지 않습니다
    물론 세일러문이 되고싶엇던 적은 잇엇지만 내겐 턱시도 가면이나 포청정닮은 고양이가 없으니
    불가능하다는걸 깨달은 이후로 소박하나마 서른중반이되기전에
    결혼을 한다면 부부명의로 융자를 받아 내 가게를 하나 차린다거나
    장기적금을 들어 제 동생만큼운 학비걱정안하고 학교 다니게 해주고
    장가가서 집장만할때 보탬이나 되어줫으면 한다는 꿈을 가지게 됏죠


    생각해보면 저는 아직도 철이 참 없습니다
    학교다닐때 대출금도 아직 천이나 남았는데 사고 싶은 옷 먹고 싶은 술 음식
    놀러가고싶은 곳 다 포기를 못 합니다
    어디 사는 누구는 빚갚고 먹고자고싸는데 쓰면 십만원 모으기도 벅차다며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살지도 모르는데 나는 가난해, 나는 불쌍해, 내가 잘해야되 생각하면서도
    하고 싶은 걸 포기 하질 못해요
    아 그래도 수제비에 애호박 들어가면 환호하던 때에 비하면 입에 풀칠할정도론 먹고사는데
    사치 좀 부려보면 안됩니까 안되겟죠 삶이 나를 울게 함매








    저는 지금 열 세살 어린 남동생과 원룸에서 살고있습니다
    아버지는 새로 만난 여자와 다른 지역에서 작은 가게 하나를 막 시작하셧구요
    지금 제 이름 앞으로는 아버지가 기프트해주신 카드값 이백과 학자금 천
    그리고 앞으로 이눔이 지 입에 풀칠할수잇을때까지 안고가야하는 동생이 잇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아버지는 금전적인 도움은 물론 한달에 한번 얼굴보기도 힘듭니다
    이제 컷다고 목욕탕 이모가 물갈이하는 나이트처럼 빠꾸를 먹여 곤란한데도
    같이 목욕탕 한 번 데리고 가는게 그렇게 힘든지 오질 않아요
    서운하고 밉지만 이제는 예전만큼 밉진 않어요
    아버지도 처음부터 아버지로 태어난게 아니고 그 나름대로의 인생이 잇잖습니까
    특별한 특기없이 경력도 없이 그 나이에 새출발하는것도 벅찰텐데
    사회견험은 적더라도 가능성과 미래가 더 나을 내가 입 하나 끼고 사는게 더 합리적이죠 뭐
    미우나 고우나 가족이라고는 이 두 고추만 남앗는데 개똥도 쓸려면 안보인다고
    개똥같은 놈이지만 소중히 여겨드려야죠 실질적인 도움이 안되더라도 정신적인 지주라는게 정말 소중하긴 하더라구요
    제 친구들은 아버지가 너무 한거 아니냐면서 차라리 너 혼자 다른 지역에서 살아라 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동생이 사는 이 지역으로 오기 전까지는 혼자 살며 혼자 벌어먹고 살앗으니
    불가능한 얘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요
    저도 제 자신이 안 믿기는게 책임감이 듭니다
    제가 좀 시간개념도 없고 특기는 음주요 취미는 가무이니 유흥계의 클 나무이니라지만
    이 성가시기 짝이 없고 가끔 이놈만 없엇다면 내가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갈텐데 생각하지만
    그래도 걔는 너가 잘 돌봐야한다하고 가시는 날까지 얘 걱정만 하던 엄마 말칸이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제 나이 스물두살 하고싶은 일 할수 잇는 일이 해야할일보다 많은 나이지만
    지금 처지가 꼭 리틀미혼맘이 된 것 같습니다
    출근하면서 애 밥 먹이고 씻겨 학교보내고 퇴근하면 개판된 집 치우고 애 밥먹이고
    동생과 살면서부터 최대의 사치라할수잇는 쿡티비를 보며 빨래를 개키거나 넙니다
    지랄맞은 애새끼들은 한 번 입은 옷은 드러워서 두 번 못 입히니 빨래가 하루 일과나 다름없죠
    설거지를하고 폰 좀 만지작대거나 인터넷 좀 하고나면 어느새 내일 출근은 위해 잠들어야할 시간입니다
    유흥계의 꿈나무엿던 제가 이리 모범맘처럼 사니 답답하기 짝이 없지만
    그래도 이 코딱지만한 원룸안에서 언젠가는 투룸으로, 언젠가는 전세로, 언젠가는 언젠가는
    이런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애가 열이나서 이 시간까지 별 푸념을 다 함매
    금같은 보일러 빵빵하게 틀어놓고 잠도 못자니 다섯시감 후의 출근이 걱정되어요
    애한테 옮은 감기라도 좀 떨어졋으면 좋겟는데 오라는 남자는 안오고 월요일아침같은 병균년들만 달려드네요
    주서는 물론 기승전결없는 구질구질함 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이왕이면 응원도 해주시구요
    그럼 늦은 시간에 잉여력돋는 오유동무들이여 모두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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